아무리 죄를 지은 자라고 하여도 마치 자기가 하나님인 것처럼 심판자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바벨론은 유다 왕국을 침공하여 멸망시키고, 유다 백성을 포로로 끌고가면서, 유다 백성이 하나님께 범죄하였기에 유다 왕국이 이렇게 패망하게 되었다며 교만한 모습으로 유다 왕국을 침공하여 멸망시킨 것에 대해 합리화를 시켰습니다(7절). 그러나 하나님은 하나님께서 선택한 유다 왕국을 참혹하게 멸망시키고 유린(蹂躪)한 바벨론을 향해 그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개역개정 성경에서는 11절에 “왜냐하면”이라는 단어의 번역이 생략되어 있지만, 히브리어 원어를 보면 히브리어 “키”(כִּ֥י)라는 단어가 반복하여 들어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키”라는 단어는 “왜냐하면”이라는 의미의 단어인데, 바벨론이 약탈을 당하여 멸망하게 되는 이유는 바벨론이 하나님의 소유인 유다 왕국과 그 백성을 노략하면서 즐거워하고, 기뻐하면서 마치 타작하는 송아지처럼 기뻐서 발굽을 구르고, 승리에 도취한 군마처럼 울었기 때문이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바벨론이 멸망하게 되는 이유는, “왜냐하면” 하나님의 백성을 노략하면서 기뻐하고 즐거워했기 때문이란 말씀입니다.
그래서 12절에서 16절의 말씀처럼 바벨론이 큰 수치를 당하고, 메대와 바사(페르시아) 연합국에 의해 강력한 공격을 받아 무너지며, 황무지처럼 바뀌게 될 것이라고 예고하십니다. 12절에 나오는 “너희의 어머니”, “너희를 낳은 자”는 바벨론 사람들을 낳은 그들의 조국인 바벨론을 의미하는 말입니다. 결국 메대와 바사(페르시아) 연합군이 바벨론을 둘러싸고 맹렬한 공격을 퍼부을 것이며, 바벨론은 무너지고 말 것이라고 예고하십니다. 그리고 이것은 하나님께서 바벨론이 유다 왕국을 향해 행한 대로 바벨론에게 보복하시는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15절). 그래서 바벨론에서 농사를 지으며 추수해야 할 자들이 바벨론에서 다 끊어질 것이고, 각각 동족에게로, 고향으로 도망갈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16절). 16절에 나오는 이 사람들은 아마 바벨론에 포로로 끌려가 노동의 수고를 했던 자들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스라엘과 유다 백성도 이에 속해있습니다. 바벨론의 멸망으로 인해 바벨론에 포로로 끌려갔던 자들이 자기 동족과 고향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17절부터 20절 말씀은 더 구체적으로 이스라엘과 유다 백성이 회복되어 다시 이스라엘과 유다 땅으로 돌아가게 될 것에 대한 예언의 말씀입니다. 앗수르에 의해 북왕국 이스라엘이 멸망했고(BC 722년), 바벨론의 느부갓네살 왕에 의해 남왕국 유다가 멸망하여(BC 586년) 이스라엘과 유다 백성은 흩어진 양이 되었습니다(17절).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앗수르 제국이 바벨론 제국에 의해 멸망하게 하신 것처럼 바벨론에게도 벌을 내려 결국 멸망하게 하실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18절). 그리고 이스라엘과 유다 백성은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서 양을 기르는 안정과 풍요를 누리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19절). 19절에 나오는 갈멜(Carmel), 바산(Bashan), 에브라임(Ephraim), 길르앗(Gilead)은 이스라엘과 유다에서도 매우 비옥한 목초지입니다. 이렇게 비옥한 고향 땅으로 돌아가서 마음껏 만족하며 지내게 할 것이라고 하시며 이스라엘과 유다의 회복을 약속하십니다.
그런데 20절의 말씀은 더 큰 하나님의 은혜를 선포합니다. 이스라엘과 유다가 회복되는 그 때엔 이스라엘과 유다의 죄를 찾을지라도 찾아낼 수 없을 정도로 그 죄악을 용서하시겠다고 말씀하십니다. 이스라엘과 유다의 죄가 없어서 그 죄를 찾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죄가 있지만, 하나님께서 용서하셨기에 그 죄악을 찾을 수 없을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하나님의 완벽한 용서를 선포하십니다. 이것이야말로 놀라운 은혜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사야 1;6에서 “여호와께서 말씀하시되 오라, 우리가 서로 변론하자. 너희의 죄가 주홍 같을지라도 눈과 같이 희어질 것이요, 진홍같이 붉을지라도 양털같이 희게 되리라”라고 말씀하셨고, 시편 104:12에서도 “동이 서에서 먼 것 같이 우리의 죄과를 우리에게서 멀리 옮기셨으며”라고 말씀하시며, 요한일서 1:9에서도 “만일 우리가 우리 죄를 자백하면 그는 미쁘시고 의로우사 우리 죄를 사하시며 우리를 모든 불의에서 깨끗하게 하실 것이요”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예수 그리스도로 인해 우리의 죄를 모두 용서하시는 놀라운 은혜가 임할 것을 선포하신 것입니다. 이것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회복의 은혜입니다.
우리가 범죄하였기에 우리의 죄악에 대해 하나님은 준엄한 심판을 하실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로 인하여 우리의 모든 죄는 용서되고, 더 이상 우리에게서 죄를 찾지 못하게 되는 은혜를 누리게 될 것입니다. 할렐루야! 이 은혜를 풍성히 누리며 하나님께 감사하는 삶이 되길 소망합니다. 그리고 이 은혜 안에서 하나님을 기뻐하며, 하나님만 온전히 따르는 삶이 되길 소망합니다. (안창국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