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산제, 하늘이 강한 바람으로 하늘을 열어
거친 날씨임에도 진일보한 제24회 장산제 열려
장산제를 앞둔 일주일 전부터 일기예보에는 비가 내린다고 했다. 그래도 하늘에 제를 지내는 행사라 ‘하늘이 알아서 하늘을 열겠지’라는 긍정적인 마인드로 장산제 준비에 들어갔다.
차츰 장산제 날짜가 가까워질수록 사무실 전화에 불이 나기 시작했다. “비가 오면 행사는 어떻게 되느냐”는 주민들의 문의 전화였다. “비가 내려도 행사는 진행할 예정인데 대천공원에서 모여 걸어서 올라가는 행사는 취소할 겁니다”는 답변을 앵무새마냥 반복했다. 행사 당일 아침이 되자 일기예보에 흐림으로 나왔지만 한 방울씩 떨어지는 비를 맞으며 대천공원 시계탑으로 향했다. 출발 예정시간인 9시가 되기 전인데도 이미 몇몇 참가자들이 나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출발시간이 될 때까지 기다리는 동안 모두들 표정은 밝아 보였다. 기념촬영을 마치니 다시 빗방울이 잦아졌다. 그럼에도 씩씩하게 행사장으로 출발했다.
날씨 때문에 지난해에 비해 참가자가 적었지만 장산 헬기장까지 숨을 고르며 올라 정시에 도착했다. 행사장에 도착하니 그곳도 강한 바람에 한바탕 난리가 난 모양이었다. 제사상이 자꾸 엎어지는 통에 상다리를 접어 제물을 진설할 정도였다.
하지만 강하게 부는 바람이 비구름을 몰아내고 비를 그치게 하려는 하늘의 배려였는지 행사 시작 시간이 되자 어느새 날씨가 개더니 멋진 구름이 바쁘게 하늘을 가르고 있었다. 행사를 마치고 해변열차 티켓을 나눠드리려 자리를 잡으니 어느새 함께 등산한 분들이 알아서 교환권을 가져와 티켓으로 교환해 가셨다. 올해부터 막걸리 대신 생수와 과일, 그리고 대원각사에서 제공한 떡을 장산제 참가자들께 드렸다.
거친 날씨임에도 참석해 준 모든 분들의 바람이 바람을 타고 하늘로 하늘로 잘 전달되길 바라며, 아울러 그 바람이 어우러져 더 나은 지역사회와 인류 공동체가 실현되길 기원한다.
/ 예성탁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