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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 루즈벨트 교훈』과 『안철수, 날강도 귀족 대리인』
미래경영연구소
소장 황 장 수
1. 최근 출마선언 이후 안철수가 지지도에서 기세를 올리고 치고 나가자 민주, 새누리당 등 각 정당에서는 혼란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박근혜의 지지율이 추락하면서 보수진영 내부는 분열양상까지 보이고 있으며 문재인 캠프 또한 당내 단속에 바쁜 양상이다.
상황이 급해지자 박근혜 인혁당 등 과거사 문제에 대해 긴급히 전면 사과를 하고 나섰다. 여야에 하는 꼴을 보면 『기획상품 안철수』를 내세운 배후 세력들이 기성정당의 취약성을 제대로 꿰뚫어 보는 능력은 갖췄다는 생각이 든다. 이 틈에 덩달아 아무런 이념과 철학적 기초를 갖추지 못한 사이비 좌우 지식인들(사실 이들은 좌우라고 할 개념조차도 없다)이 일제히 안철수 바람잡이에 나서고 있다.
한국에 『안철수 현상』이라는 웃기는 사실이 존재하는 이유 자체가 부패한 기득권 상류층과 비루한 지식인의 탐욕에서 비롯된 것이기에 이들이 안철수의 배후와 바람잡이를 자처하는 것은 새삼스런 일이 아니다.
문제는 안철수 진영은 철저한 이해관계에 천착한 명확한 대선승리의 전리품이 있지만 박근혜와 문재인의 각 진영 내에는 피아가 혼재된 채 승리의 보상이 불명확하다는데 있다.
솔직히 말해 한국 대선의 본질이 지역, 색깔 별로 모인 기득권 집단들이 결합해 승리한 뒤 과실을 나누어 먹기 위한 게임으로 굳어져 오지 않았는가?
이틈에 일부 소수는 이 과실의 떡고물을 나눠먹기 위해 배팅도 하지만 대다수 중산층과 서민은 멋도 모르고 이 패거리 싸움에 열심히 패를 나눠 자기일인 양 응원하는 것이다.
더 웃기는 것은 여기에 스피커를 자처하며 자기도 모르는 소리를 떠들고 있는 지식인, 논객 같은 보따리 장사들이다. 지난 주말을 거치면서 이들이 좌우에서 안철수를 향해 보따리를 싸 들고 달려들고 있다. 줄은 짧고 먹을 것은 많다고 보기 때문이다.
2. 새누리와 민주당 등 기성정당들의 문제는 세계적 경제동향과 결부될 수 밖에 없는 일국의 정치상황의 한계를 제대로 모르고 있는 데서 나온다.
현재 유럽, 미국, 중국, 일본 등 4개 주요 경제블록 모두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의 후유증에서 출구를 찾지 못한 채 다시 2009년 수준의 양적 완화를 통한 위기 탈출에 나서고 있다.
그간 무수한 위기진화의 실패 끝에 4개 주요 블록이 출구전략을 포기하고 『위기진화』를 위해 바닥난 재정을 대신해 『돈 풀기』에 나선 것이다. 이는 결국 신흥국의 금융시장 교란, 환율전쟁, 보호무역, 자원가격 상승을 가속화시키는 부작용을 낳은 채 일부 국가에 대공황 전후해 잠깐 나타나는 하이퍼 혹은 스태그 인플레이션을 낳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정권교체와 자신 집권에 대공황 진입을 우려하는 주요 국가들의 마지막 발버둥이며 약간의 시간적 지연은 있겠지만 대공황 단계로 이미 진입하고 있다는 사실관계는 바꿀 수 없다. 성장은 고사하고 급격한 추락만 하지 않으면 다행인 것이 지금 전세계가 당면하고 있는 현실이다. 성장이 장기간 불가능한 저성장 시대가 현실화된 것이며 현행 자본주의 자체의 한계에 기인한다. 일부분에서 성장한다 하더라도 그것은 GNP 상 숫자상의 성장이지 고용이나 분배와 무관해진다.
안철수는 출마선언에서 경제민주화와 복지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성장이 필요하다며 혁신적 신성장 동력 육성을 언급했다. 그리고 기득권, 재벌, 부패 권력층과 기성관료 사이에서 선호하는 신 자유주의와 시장의 옹호주의자 이헌재를 멘토로 내세웠다. (정체성 비난에 직면하자 뉴페이스로 얼굴마담을 교체했다)
내가 안철수를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 문제에 있다. 그는 정치인 누구나 쉽게 사기칠 수 있는 『전가의 보도』인 복지, 성장의 조화를 운운하며 낡고 철지난 구라를 다시 풀고 있다.
3. 안철수는 자기 생각이 없다. 그는 여기 저기서 들은 이야기를 짜깁기 해 그의 책 <안철수의 생각>을 냈다.
출마선언에서 그가 말한 성장 강조는 그의 안보관과 마찬가지로 사상누각 같은 무식함 위에 이해관계자에 의해 어설프게 조합된 것이다.
평생 돈과 이익 및 양지를 쫓아온 기업가에게 무슨 이념과 철학을 구할 수 있겠는가? 이는 MB에게서 우리가 5년간 지겹도록 똑똑히 목격한 바이다.
그의 회사 안랩의 성장과정은 재벌, 부패 관치금융 결탁, 투기거품, 비리 및 특혜와 정경유착으로 어우러진 한국경제 성장사의 축소판이라 나는 생각한다.
그는 출마선언에서 들은 것은 있어, 세계 장기불황을 언급했지만 그의 해법은 장기불황과는 아무 상관없는, 지겹도록 들은, MB에게서 수시로 들은바 있는 경제민주화, 복지 성장의 상생과 신성장 동력에 다름 아니다.
내가 다른 기성정당 후보 또한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지만 적어도 표를 먹고 사는 여야 정당과 그들의 대선후보는 재작년 이후 복지, 경제민주화라는 말 없이는 한국사회에서 표 달라고 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그 내용을 잘 몰라도 눈치로라도 깨달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여야 정책이 다소 비슷해져 가고 보수정당 새누리 조차 경제민주화와 복지를 메인 테마로 들고 나오고 김종인을 앞세웠고 이 때문에 총선에서는 이겼다.
나는 이전부터 안철수의 출마배경에 『경제민주화, 재벌개혁, 복지확충에 대하여 기성정당 여야 대선후보가 누가 당선되어도 피해갈 수 없는 개혁적 사회분위기를 뒤집기 위한 기득권 세력이 있다』고 거듭 주장해왔다(내 생각뿐만 아니라 이런 내용이 보도된 적도 있다) 최근 안철수의 출마선언에 담긴 퓨전 짬뽕 식 경제, 안보요리와 그 요리사 면면을 보면 내 주장이 옳았다는 견적이 나온다.
안의 출마선언과 동시에 앞뒤도 못 가리는 일부 자칭 보수들이 『퍼주기식 복지 포퓰리즘, 재벌 죽이는 경제민주화 보다 성장과 신자유주의를 강조하는 거기에 안보까지 양념치는』 안철수가 낫다며 그에게 몰려가고 있다(사실 이런 자들은 어느 캠프고 없는 게 낫다)
반면 진보논객이라는 자들과 민변출신, 사회운동가, 야권출신들이 안철수의 정체가 자신들의 복지, 경제 민주화에 대한 그간의 소신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자리를 구해 안에게 달려가고 있다.
4. 도대체 안철수의 배후 지원세력의 실체와 야누스적인 그의 본질과 정체성은 무엇인가?
나는 『안철수의 실체』는 앞서 말한 대로 세계대공황과 결부되어 한국의 정치권이 부의 집중 및 독식과 그 폐해를 시정하고 중산층, 서민의 복지를 강화하는 흐름으로 가는 것을 막고자 하는 『기득권 세력의 대리인』이라고 본다.
정치인은 표를 먹고 살기에 1인 1표에 민감하지만 기득권 세력은 표를 돈으로 환산한다.
재벌, 부패한 관료, 정치인, 금융자본, 대형 세습교회, 소수의 자산가들, 재벌의 다수인들이 중심이 된 이들 기득권 세력은 유권자의 표심이 아닌 자기의 이해에 따라 정치권력을 좌우하고자 이해가 일치해 약점 많고 세력 없고 다루기 손쉬운 안철수를 대신 내세운 것이다.
따라서 이들은 안철수에 현시기에 걸맞는 맞춤식 캐치프레이즈와 마케팅 전략을 짜줬고 그것이 바로 『안철수의 생각』과 청춘콘서트에서 나온 『힐링과 소통』 이미지이다.
실제의 안철수와 마케팅 차원의 안철수의 이미지로 이토록 편차가 큼에도 그 과거가 쉽게 무너지지 않는 것은 안을 떠 받치고 있는 『배후세력의 힘』 때문이다.
이 배후 세력은 돈과 미디어와 사정기관과 여론조사와 정치 기획을 장악하고 있다.
따라서 『안철수의 만들어진 신화』가 사실처럼 굳어졌고 『무릎팍도사』, 『힐링캠프』, 『청춘콘서트』, 『기부』와 같은 조작된 이미지 등이 미디어와 SNS를 통해 대중에게 실감나게 다가온다.
(짐캐리의 영화 『트루먼 쇼』는 오늘날 미디어가 대중을 어떻게 속일 수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데 나는 안철수 현상을 볼 때마다 이 영화가 생각난다)
그의 복잡한 배후가 안철수의 애매하고 혼란스럽고 안개 속에 잠긴 정체성의 본질적 이유인 것이다.
5. 그의 배후 세력들은 『성장』이라는 단어가 사라지는 현상을 습관적으로 두려워한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자면 어떤 혁신적 신성장 동력을 동원해도 성장이 당분간 불가능하다는 것이 솔직한 지금의 경제 현실에 대한 평가다.
나아가 혁신적 신성장동력을 동원해 경제의 극히 일부분에서 성장을 한다 하더라도 그런 신성장동력이 고용창출과는 거의 무관한 채 소수의 부의 축적에만 도움이 될 것이다.
지금 세계 장기 대불황(나는 대공황이라 생각하지만)의 원인이 무엇이겠는가? 현재의 대공황은 어떤 금융, IT, 자원 등의 신성장도 고용창출과는 무관하게 괴리된 채 극소수 오너와 경영인, 금융투기꾼들의 배만 불리는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는 『자본의 축적』에 관련된 자본주의의 본질적 위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소수에의 자본 집중과 그 이익의 축적 경향은 어떤 기술과 아이디어 혁신과 발전 발명에도 이것이 고용창출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혁신의 위기』에 기인하는 것이다. 결국 다수는 직장과 돈이 없고 소수만 부를 가지고 있으면 수요(소비)가 급격히 위축되어 불황이 올 수 밖에 없고 이 불황은 다시 자본에 영향을 미쳐 투자가 줄어들 수 밖에 없는 악순환 구조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과거 자동차, 전기, 기차, 통신 등의 발명이 있을 때 이는 폭발적 고용창출 효과를 낳았지만 최근 모바일 폰, 페이스북, 트윗 등의 발명은 그 회사의 시세총액이나 매출, 수익액은 늘려주지만 이에 비해 고용 증가와 제대로 연계되지 않는 것이 이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난 20~30년간 전세계는 금융, 부동산, IT 등에서 거품을 키워 오면서 붕괴를 막아 왔지만 이제 그 거품이 꺼지자 전세계 동시다발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안철수는 재벌의 논리를 빌어 실현 불가능한 성장과 고용창출과는 거의 무관한 신성장 동력을 MB와 똑같은 목소리로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국가적으로 개입하여 고용과 복지를 논하지 않으면 자본주의 시스템 자체가 운영될 수 없는 상황이 닥치고 있는 것이다.
6. 이전 위기의 시대에 한국의 정치인과 어설픈 자칭 지성인이 보수 진보를 가리는 것은 다 밥그릇 때문이며 무식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1930년 대공황을 전후해 위대한 두 명의 루즈벨트가 이런 시대에 정치인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보여준다.
먼저 1901~1909년에 미국 대통령을 연임한 테오도르 루즈벨트는 공화당 소속 대통령이었다.
그가 집권하는 시대 미국은 소위 부패 독점기업인 JP 모건, 록펠러, 벤더빌트, 굴드, 카네기 등 소수 『날 강도 귀족: The Robber Barons(매튜 조지프슨의 책 제목)』이 소위 『도금시대(gilded age)』를 향유하며 철도, 석유, 철강, 광산, 금융, 식품 대공장 등을 모두 장악한 암울한 시대였다. 루즈벨트는 이들 날강도 족벌과 친한 전임 매킨리 대통령이 총맞아 죽자 공화당 부통령에서 대통령이 되었다.
곧 그는 재벌에게 유리한 정책을 만들어 주는 정경유착 고리를 끊고 독점기업에 막대한 세금을 부과하는 『반 재벌』 정책과 재산권을 존중하지만 부패는 용납하지 않는다며 『날강도 귀족』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그는 사회여론, 언론을 동원해 재벌과 싸우면서 재벌의 리베이트 관행 근절법, 철도 독점 방지법, 식품 비리 차단 위생검사법 등을 제정했고 파업에 있어 열악한 노동자의 손을 들어줬다.
나아가 잠자고 있던 반 독점 『셔먼법』에 의거해 증권, 철강, 오일 등에 있어 재벌의 트러스트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당시 무소불위의 스탠더드 오일(록펠러)를 해체시켰다. 또 그는 환경보호에도 열중해 오늘 미국의 국립공원과 자연보호구역 시스템을 갖추게 했다.
만약 그의 이런 과감한 선재적인 『날강도 귀족 개혁과 도금시대 청산』이 없었다면 미국은 이후 1929년부터 시작된 대공황에서 후임 프랭클린 루즈벨트의 개혁도 불가능했을 것이다.
민주당 프랭클린 루즈벨트는 대공황을 맞아 통화금융의 통제, 상공업의 통제, 농업구제와 각종 구제사업, 공공사업 추진을 통한 공공적 고용창출, 정부와 행정의 과감한 개혁과 재정절약, 임금통제, 노동권 보호 등을 이루어 내었다.
미국의 이 두 명의 루즈벨트는 자기를 스스로 한때 기득권의 돈과 도움을 받는 입장에 있었지만 시대적 소명과 양심에 따른 철저한 개혁으로 미국을 구해낸 것이다. 오늘 미국의 위기는 또다시 미국사회가 월가 금융자본, 군산 복합체, 다국적 기업, IT 등의 날강도 귀족의 손에 장악되었기 때문이다. 이는 유럽, 중국, 일본 등 전세계가 마찬가지이다.
부의 독점과 탐욕적 승자독식, 그리고 부에 의한 정치지배와 상호간 결탁이 오늘날 세계 대공황의 주요 원인이다.
오늘날 한국 지식인과 기성정당은 허구적인 좌우 진영논리와 재벌 등 부패한 기득권의 논리에 매몰되어 현상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7. 안철수가 집권하는 정부는 『대리인 정부(agent Government)』가 될 가능성이 크다.
선동적 포퓰리즘으로 기성체제를 뒤흔들어 집권하는 세력이 갈수 있는 방향은 파시즘이나 『대리인 정부』 둘 중 하나다.
흔히 대공황을 전후해 이런 정부가 많이 들어선다.
유럽에서는 대공황이 독일의 히틀러와 이탈리아의 무솔리니를 낳았고 아시아에서는 일본의 군국주의를 가속화 시켰다.
그러나 대국이 아닌 나라에서는 경제불황이 지속되면 대외 팽창적인 파시즘 보다는 중남미, 아시아에서 보듯이 재벌, 기득권, 부패 종교계, 관료 등의 대리인 역할을 하는 『대리인 정부』를 낳는 경우가 많다.
기득권 세력이 담합해 만만한 대리인을 내세우고 교체를 해가며 정치권력을 좌우하는 것이 대리인 정부의 실체이다.
지금 안철수 주변에 대형재벌, 후환이 두려운 MB 정권의 주축, 모피아 경제관료 집단, 소수의 거대 자산가와 IT 벤처 사업가, 대형세습교회 등이 몰려있는 현상이 안철수가 대선에 승리하더라도 이들의 대리인으로서 선택된, 『대리인 정부』가 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들이 미디어, 여론장악 권력을 동원해 안철수를 지지하지 않는다면 숱한 의혹에도 안철수 현상이 유지되는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
공연히 얄팍한 지식인들이 출세, 자리 때문에 안 캠프가면서 적당한 시대정신을 구걸하지 말길 바란다.
정말 분노하는 것은 출구와 희망이 막힌 젊은 세대의 멘토라고 사기 치면서 그들의 표를 이용해 날강도들의 배를 불리려고 하는 점이다. 그는 청년에게 희망과 미래가치를 말할 만큼 떳떳이 살아보지 않았다. 그는 이미 그의 배후들과 같은 상류 계급에 속해있다.
기획이나 공작 없이 절대 어느 날 하늘 아래 전지전능한 능력을 갖춘 새로운 메시아가 나올 수 없다.
새누리나 민주당이 어찌해야 대선에 승리하는지는 두 루즈벨트의 사례를 보면 답이 나온다.
지금 한국은 『날강도 귀족』들이 정치를 대리인을 내세워 먹으려는 『100년 전의 도금시대』로 다시 돌아간 사회다.
이 모든 책임은 우선 멍청한 여야 정치권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