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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이렇게 긴 글 올려봤자 누가 보겠냐만, 답답한 마음에 혼자 넋두리 해본다..
나이 28, 서성한 신방과 전공이고, 원래는 광고나 기자쪽 준비해왔고, 그쪽으로 대외활동도 좀 있고 그래.
아무튼 그쪽으로 나름 꽤 준비해오고 있었는데, 정식 기자는 아니지만 나름 인턴비스무리하게 기자생활도 해보고..
그런데 막상 겪어보니깐 회의감이 들더라. 내가 너무 순진하고 세상물정 몰랐던 거지.
내가 꿈꿨던 기자를 하기엔 그만큼 내 그릇도 턱없이 작아던 거고.
아무튼 한참 그러다가보니까 갑자기 이과 공부가 하고 싶은거야. 진짜 그냥 순수하게 과학을 공부해보고 싶었다.
원래 고등학교때도 특별히 수학이나 과학이 싫어서 문과간게 아니라. 그 당시 정말 문학, 글쓰기 이런걸 좋아해서 문과를 간 거라서..
아무튼, 뒤늦게 이과쪽으로 복전하기는 너무 걸리는것도 많고 힘든 상황이었고,
내가 하고싶은 이과쪽 공부를 하면서 장차 갖게될 직업과 연관시키다 보니까.. 그러다가 준비하게 된게 의학전문대학원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가 딱 갈림길이었던것 같다. 그 당시에 취업쪽으로 눈을 돌렸다면 상경계 복전도 하고, 취업스펙도 쌓고
또 내가 한번 마음먹으면 제대로 해보는 성격이라서 눈에 불을키고 취업하고자 달려들었다면 지금쯤 뭐 어디 하나라도 들어가진 않았겠나싶다.
어쨌든 의전가기로 맘 먹었으니 이쪽으로 올인해서 준비해왔다.
문과 출신이 의전준비한다는게 쉬운건 아니었지만, 정말 재미있기는 했다. 생물학이라는게 굉장히 매력있는 학문이기도 했고.
그런데 내가 뼛속까지 문과놈이라 느낀게 뭐였냐면,
정말 이 시험을 준비하던 사람들 대부분이 당연히 의사가 되고자하는 목표 하나로 공부하고 있을 텐데,
난 공부하면서도 아 이런 생물학적 지식을 산업적으로 어떻게 잘 이용할 수 없을까.. 그런쪽으로 계속 생각이 들더라.
뭐 애초에 돈많이 버는 의사가 되고싶은 마음보단, 의전졸업하고 레지던트 안밟고 그냥 바이오 테크놀로지 관련 기업에서 일하고 싶었거든.
그래서 공부하면서도 틈틈이 구글링해보면서 바이오쪽에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그러다 급 관심갖게된게 바이오시밀러 분야였다.
현재 국내에서는 셀트리온이라는 기업이 이쪽 분야에서는 탑인데, 뭐 이쪽은 신입은 잘 뽑지도 않는것 같고.
대기업중에선 삼성 바이오로직스, 한화케미칼, lg 생명과학정도? 이제 갖 뛰어든 사업분야인데.
특히 삼성은 미래 5대종 사업인가 뭐신가 선정해서 나름 투자도 많이 한다고도 하더라.
내가 이쪽 분야로 취업한다면, 당연히 문과쪽으로 취업해서 경영지원이나 영업 마케팅 이든 뭐든 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어차피 어떤 파트에서 일하게 되든 내가 꿈꾸는 필드에서 일하게 되는것 자체가 단순히 돈버는 것 이상의 보람을 느끼게 될것 같아서. 물론 또 내가 좋아하는 분야 이다보니 들어가서도 정말 미친듯이 노력해서 남들보다 잘할 자신도 있고.
원래 계획은 일단 8월말에 있을 의전시험은 일단 본 후에 9월에 있을 위에 기업들 공채에 대비해야겟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솔직히 취업에 관해선 아무것도 준비 안된 상태에서 그렇게 짧은 시간 준비해서 위에 말한 대기업 들어가는게 불가능할것 같더라.
의전시험본다면 뭐 솔직히 장담은 못하겠지만 지방 하위권 의전까지는 자신있었다.
물론 시험날까지 그것에만 올인한다고 가정할때.
결국 취업이냐 의전이냐 고민고민하다가, 갑작스럽게 집안일도 하나 터지고, 이건 그냥 나보고 취업하라는 계시인가 보다 싶어서
2년 가까이 의전 준비하던거 싹 정리해버렸다.
남들이 보기엔 지방 하위권 의전이라도 열심히 노력해서 간다면 뭐 괜찮지않냐고들 하는데,
(일년에 학비만 2000 + 거기에 지방 내려가서 혼자사는데 드는 생활비) * 4년,
거기다가 만약 취업했을때 4년동안 벌게되는 기회비용까지 고려하면.. 2억가까이 된다.
게다가 지금 나이 28 내년에 입학해서 겨우 인턴시작하고 레지던트 시작할 나이면 30대 중반가까이 되는데
미친짓이란 생각이 들더라 ㅋㅋ
내가 애초에 의전을 가려고 했던게 고소득 전문직 이런걸 꿈꾼게 아니더라도, 막상 졸업할 나이가 된다면 지금까지 쏟아부은
돈과 시간을 생각하더라도 꿈이고 나발이고 어떻게든 돈 잘버는 전공을 택하려 애쓰게 되겠지..
비록 내가 20대 중후반의 2년이란 피같은 시간을 투자해서 이제 잘하면 어디한군데 라도 갈수 있겠다.. 싶었지만
이건 정말 아닌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그래서 그렇게 정리한지가 이제 한 5일정도 된것같다.
날잡고 친구들이랑 그동안 못마셨던 술도 미친듯이 퍼마시고, 집에서 좀 쉬면서 취업 준비 스터디도 하나 구했고,
오픽점수가 없어서 오픽책도 사서 이제 시작해보려하고,
그런데 이제 시작해보려고 하는데 갑자기 미친듯이 우울해진다. 한없이 막막하다고 할까.
어제 밤에 우울한 마음에 까페글 읽다보니깐 더 우울해지더라..
일단 내가 가진 스펙이 취업하기에 참 비루하구나.. 라는걸 느꼈고,
내가 나름 특정 분야에 관심이 있고, 그래서 앞으로 남은 기간동안 좀더 집중적으로 판다고 하더라도,
결국 기업 입장에서 평가하는 내 객관적인 스펙이 너무 부족하구나.. 하는걸 새삼스레 느끼게 된다.
나름 매 순간마다 꿈을 갖고 최선을 다하면서 살아왔는데,
결과적으로는 큰 목표없이 적당히 상경계 나와서 괜찮은 기업 취업한 주위 친구들이 더 옳았던 것일까 하는 회의감도 들고
아 모르겠다.
그래도 주저리 주저리 떠들다보니 다시 좀 시작해야겠다는 마음이 든다.
무슨 취업이란게 수능 점수로 대학가는 것 마냥 철저히 등급화 시켜서 평가하는것도 아니고,
결국 내가 원하는 분야는 확실히 있으니 그쪽으로 철저히 파고드는 수 밖에는 없을것 같다.
뭐 일단 부딪쳐보는수밖에.
첫댓글 넌적성이 문과여서 포기한게아니야
의지부족으로포기한거지 넌다른걸해도 금방포기한다
우리 친형이 27살에 의대 들어갔는데...
우리 친형도 문과출신이었음..(서성한..)
몬가 남의 일 같지 않아보여서 댓글 씀...
솔직히 정말 기적적으로 합격했지..막차로 합격..
답변들 감사.
뭐 굳이 해명하고 싶은 마음은 없고.
뭐 당연히 간다 이건 아니라 앞으로 시험전까지 노력하면 지방 하위권까진 노려볼만하다고 생각했던거고
모의고사 점수도 괜찮게 나오고 있었고,
만약 정말 의사 자체가 꿈이었다면 당연히 어디든 붙여주면 땡큐지.
근데 내말은 의사하려 의전가는거 아닌데, 더 늦기전에 원하는 분야에서 일해보고 싶다는거니깐.
아 의전준비 한다는 분은 꼭 붙길 바람.
그렇게 준비했는데... 시험은 쳤었어야 한다고 본다. 29, 30살에 신입으로 들어오는 사람들도 많은데... 어차피 늦은거 시험은 치고 일단 붙어는 놓고 한학기만 다니고 자퇴를 해도 다음에 재입학이라는게 있어서 다른일 하다가도 아닌거 같으면 들어갈 수 있는데...
좀 너무 아쉽네. 의대였을때 지방의대도 서울대 일반학부는 그냥 가는 애들이 가는 곳이었어. 아쉽네.
아니면 peet쳐서 약대를 가지... 니가 위에 말한 회사 외에 제약사들 약사 자격증만 있음 손쉽게 들어간다. 4년이란 시간 길어보이지만 약대는 의대만큼 공부량이 빡시지도 않아서 학교 다니면서 과외하면서 충분히 할 수 있었을 텐데...
지방 의전을 합격 할 정도의 점수였다고 하니까 아쉬워서 나도 적은거임.
뭐 시험 쳐도 합격도 안될 점수였음 시험 안치고 빨리 포기한게 잘한거고...
나는 원래 전공이 생명과학이라 의전 준비하다가 점수도 잘 안나와서 그냥 니가 위에 적은 회사 중 한곳에 취직해서 다니고 있다. 85년 생이고...
힘내!
잘될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