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65세 이후 이상징후가 포착됐다.
내 인생 봄날은 갔다는 생각에
마음 허전해져 그런지
이제는
흘러간 노래만 들어도..
잠시 스쳐 가는 어떤 현실을 만나도..
그것이 지난날 내 경험과 바로 연결 되고
센티해 진다는 거다.
오늘 우리 회사에
건강검진 차량이 들어왔다.
흰옷 입은 의료진들 이른 아침에
이리 저리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
그런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는데..
지난날 내게 좋았던 일들이 불꽃놀이 섬광처럼 쏟아져 내린다.
30여년전..
지난 세기 90년대 초...
그러니까 지금 내 나이 절반이었던 어느 봄날의 일들인데
색감이 아지랑이 피어 오를 초봄이라 그랬는지
마치 파스텔 톤으로 그림을 그리듯 지나간다.
90년대 초 이른 봄
경기도 화성의 어느 마을이었다.
초봄이라 세찬 바람에 날씨는 제법 쌀쌀..
허나 그곳에도 봄 기운은 어김 없이 찾아들어
마을회관 주변 밭둑길이나 논둑길에 여인 들이 옹기종기 모이고
냉이 달래등 봄나물을 캐고 있을 즈음..
30대 전후 젊은 의료진이 주축을 이룬
농어촌 의료봉사 차량 1대 마을회관 앞마당에 도착했다.
당시
대학생 농어촌 봉사활동은 많았어도
의료봉사라는 말은 생소했던 시절이라
실력있는 의료진과 좋은 의료장비를 장착한 차량이 마을 도착하니
동네 꼬마들도 달려 나오고 지역사회 호응도 꽤 높았던 걸로 기억된다.
의사,약사,간호사,임상병리사,방사선사,행정요원 등등..
그중에는 나도 의료봉사요원 인솔자로 명 받아 섞여 있었는데
조직에서 산하기관이었던 병원 파견근무를 명 받은지 얼마되지 않았던 때다.
그러다보니 말이 인솔자지 병원업무에 경험도 없고 아는 것도 별무 신통이고..
그런 자가 어느 봄날 갑자기 의료봉사단 인솔자 되니 마음에 부담은 백배요..
그날따라 세찬바람에 초봄의 찬공기가 더 춥게 다가오는 형국..
다행히 내 또래 경험 많은 약사 한분이 내 기를 많이 살려주어
나도 점점 자신감을 회복한다.
아무튼
시골마을에 임하니
경험 없고 아는 것 별로 없고..ㅎ
하지만..전문 의료 인력이 마음 편하고 성실히 친절하게 일하는 환경을 만들어 줘
떠날 때는 보람,성취감으로 행복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일념에 백방으로 부지런히 움직였던 기억 있고..
다행히 나의 특장인 친화력,유머가 그런대로 먹혀들어 마을 주민들과 의료진이 하루종일 화기애애하게 지내면서
동네분들 정성으로 준비한 점심,간식도 맛 있게 나눠 먹으며 하루 일과를 대과없이 마친 일들이
오늘 건강검진 인력들을 보며 새삼 추억된다.
*
그날 하루종일
찬 바람에 모두가 고생하였습니다만..
일과 후 저녁시간..피곤했음에도 2차 3차도 가고..
그 일 후..제가 약사 간호사 몇분 제 주변 사내 녀석들에게 소개하여
좋은 일 있기를 기다렸는데..단 한건도 성사되지 못하는 미스 매칭이라
그점 오늘날까지 제 인생의 오점으로 남아 있습니다..ㅋ
그런데 하나 특이한 점 있더군요.
제가 괜찮은 전공의 몇몇 명단을 가지고 있었는데
사내 녀석들 하나같이 약사나 간호사를 선호하더군요..
그래서 이른바 골드 미스는 외로운가 봅니다.
그시절이 그립다보니
우리카페에도 당시 약사 간호사등 의료진 몇분 회원으로 활동중일 수 있고..
그래 기회되면 제가 커밍아웃하고 불러볼까 합니다.
애들아~~나오너라~~~
첫댓글 30여년전 봄날의 추억이 아련하게 떠오르시나 봅니다
남인수 낙화유수 올려드립니다
https://youtu.be/BMAEwaHhXfg?si=ssBEA7cChRgH96Sd
PLAY
나이는 70으로 달리고..
봄은 여름으로 달리고..
이러니 생각도 자연 많아집니다..ㅎ
오늘도 그산님의 음악선물 감사합니다.
삼대가 덕을 쌓아야 중매한 커플이 맺어진다나 어쩐다나, 그렇대요ㅎㅎ
저도 예전에 몇 커플 주선했는데 다 파토 났어요.
여자는 가방 끈이 길어질 수록 배우자 선택의 폭이 좁아지지요.
미국에서 대학교수로 있는 우리 외사촌 언니의 딸이 백인 컴퓨터 기술자와 결혼해서 잘 삽니다.
많이 배운 딸을 상대적으로 가방 끈 짧은 사위에게 보내기 아까워서 언니랑 형부가 끌탕을 했지만
그 사위가 아주 처자식 아끼고 가정적이예요.
지들만 행복하면 됐죠.
그런데 그건 그집 얘기고,
저는.. 우리 딸들의 짝은 최소한 본인과 동등 학력, 또는 그에 상응하는 좋은 직업 등등을 갖추길 바라네요ㅎㅎ
아주 속물적인 댓글 송구합니다. ^^
저는 세 커플 소개해줬는데
세 커플 모두 너무 잘 사네요.
그것도 남원에서요.
저 덕 많이 쌓았지요?ㅋㅋ
@제라 ㅎㅎ 우리 제라님, 제가 참 좋아하는 제라님,
따뜻하시고 현명하시고 박식하신데 중신 잘하는 덕도 갖추셨네요.
대박 제라님! ㅎㅎ
속물이라니요...ㅎ
자연스런 부모의 마음입니다.
아무튼
젊은이들이 결혼과 멀어지는 것도
어찌보면 하늘의 뜻일 수 있고..고령화와 인구 급증에 따른
자연스런 인구조절 현상일 수도 있습니다.
직장에서 남자 젊은이들과 이야기 하다 보니
어제는 이런 이야기를 듣게 되더군요..집만 있어도 결혼하겠는데..
집이 없다는 겁니다..그 집이란게 한두푼 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습니다.
우리 젊은시절 수백만원 하던 집이
지금은 수십억을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의식주 감당이 어려운 세대..난제로 보입니다.
30여년 전이라 하면
가을님도 한창 때인지라
앞날이 창창했겠습니다.
그때라면,
부러울게 없었을 것 같네요.
마음에 품은 소망도 하늘에 둥둥 떠다녔을 때이고
명동에서 호르라기 한 번 불면
아가씨들이 줄을 썼다고 하는 남자도 보았습니다.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하는 노래는
모두가 빨리 지나가는 봄과
추억에 대한 그리움이 함께 하는 것 같아요.
남녀 공히 모두~^^
제가 생각하기에도..
봄이 봄바람에 쾌속으로 실려가는 느낌이고
세월처럼 빠르게 지나가는 것도 없어 보입니다.
이제
역동적으로 뭘 할 수있는 나이가 아니다보니
옛추억에 잠기는 일 많아지고..
별별 생각도 많아집니다.
콩꽃님..
이일을 우찌 하면 좋겠습니까..ㅎ
가을이오면 님은 친화력,유머의 끝판왕? ㅎ
너무 좋은 성격이신데요
유머있는 남자, 인기 짱 입니다~
젊은 시절 의료봉사로 가셔서
유머와 친화력으로 모두를 사로잡으셨으니
최고이십니다~
ㅎㅎ끝판왕은 아니고요..
촌놈이다보니 촌사람들과
어울리는 방법을 조금 아는 정도겠지요.
성격좋다는 말은 별로 못들어봤고..
인상 좋다는 말은 많이 듣습니다.
인간성은 괜찮다하니 루루님의 격려 또한 기대해 봅니다..ㅎ
30년 전 중매쟁이를 자처했던
넘나 화려한 추억이 30년이 지난
지금 새롭게 도전하는 중매쟁이
탐사전 기대만땅이예요.
중매로는
일평생 한건의 실적도 없는 무능력자입니다..ㅎ
다 자기 능력과 분수로 살아감이 좋겠지요.
그나저나
모임에서 무거운 커피를 들고 다니셨다 듣습니다.
다음에는 제가 마당쇠로 역할할테니 기대해 주세요...^^.
어느 봄날의 스케치~
지금 제 머리 속에는 가을이오면 님의
글이 착착 스케치가 되고
있습니다.ㅎ
중매는 딱 한 건 성사시켜 봤습니다.
남동생 내외.
그리고 사촌시누이 재혼 중매
해봤는데 무척 어렵더군요.
상대방 남자분 딸들의 거센
반대에 깨지고 말았지요.
대학생 농어촌 봉사활동은 먼 옛날
이야기가 된 것 같아요.
그 시절이 그리워 집니다.
그리고보니
이베리아님과 제가
동시대를 살아왔나 봅니다.
댓글로부터
이베리아님은 왠지
내과의 심혈관학계 권위 김원장님을 보좌하던 수간호사
바로 그 이미지로 다가오는군요..ㅎ
인생은 봄날처럼 그렇게 혹은 따스하게 혹은 시리게
흘러가는군요. ㅎ
어느 봄날의 기억
아련한 느낌으로 잘 읽어나갔습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한스님 말씀처럼
인생은 봄날을 꿈꾸고 살아오는 여정에서
따스하게 혹은 시리게 흘러간다는 말씀 캡쳐해 둡니다..ㅎ
오랜만에 뵙습니다.
한스님의 좋은 글 기다리는 회원들 많은 걸로 압니다.
저도 기대합니다...
인생은 60부터라고 하였습니다.
가을이오면님에게도 화사한 제2인생이 꽃피우시길 바랍니다.
커밍 인 되신분들도 멋진 인생 계획하시길 바랍니다..
ㅎㅎㅎ
늘 젊게 긍정적이고
열정으로 살아가시는
푸른비님의 그모습에서 많이 배웁니다.
좋은 하루 되소서~^^
우리나라가 살기가 좋아졌는지 오늘 남한산성을 가기위해 제가 살던 위례신도시 아파트를 질러 가는데 질병관리청 소속 검사차량이 3대나 아파트에 정차하고 있는것을 보고 물어봤습니다.
개인별 영양상태를 파악하여 처방해준다고 하니 좀 의아했습니다.
평생의사로서 살아온 분들이 시간내어 주말이면 농어촌으로 찾아가서 의료봉사하는것을 보았습니다. 참다운 봉사정신이 이런것 같습니다.
경제의 급성장이
삶의 질을 크게 올려 놓았습니다.
경제적으로 여유로와지니
건강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봉사활동에도 괄목할 변화가 보입니다.
이 모든게 선배들의 노력
주변국들의 도움..그리고 우리 후배들도
나름 열심히 일한 결과라는 생각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