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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 1년 전 사진 . 매일 집안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지금은 많이 차분해졌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실테고 모르시는 분은 모르시고~ 하긴 일부러 알리고 싶지 않는 제 가족이야기니까요.
제 아들 성수(10살)는 1급 발달장애를 앓고 있어요. 1급이면 아주 중증 장애인이지요.
'자폐'라는 말 들어 보셨지요. 마음을 닫아버리는 병. 이것이 얼마나 무서운 병인지 아이를 가진 부모만이 알겁니다. 그 고통은 가족들이 고스란히 안아야 하는 짐이기도 하지요.
집안을 온통 쓰레기장으로 만들고 기름, 간장,소금...이런 것들을 마구 먹어대는 것이야 참을 수 있지만 차가 씽씽 내달리는 대로로 뛰어 들어가는 것은 물론이고 망우역 기차길로 뛰어들었을 때는 속이 까맣게 타들어갑니다. 노트북도 몇 개 박살내고 카메라 렌즈도 몇 개...피눈물이 나지요. 어찌나 화가 났는지 주먹으로 얼굴을 날렸어도 변화가 없어요. 그저 정수맘 혼자 그 고통 다 안고 인내하며 오늘날까지 살아 왔어요.
엄마는 그 벽창호 같은 성수를 오로지 사랑으로 대했답니다. 거의 1시간을 가르쳤는데 숫자 1,2,3을 구분 못해 눈물을 펑펑 쏟은 때도 많습니다.
'네가 엄마 마음을 조금이라도 이해한다면 이래서는 안돼' 그렇게 절규해도 변화는 없어요.
치료비도 참 많이 들었어요.국내의 좋은 약은 다 먹어보았습니다. 부작용 때문에 아토피가 생겼어도 멈출 수가 없었어요. 국내 의사의 처방을 받고 미국에서 약을 수입하고 통관해야 하고, 약 한병에 원고료 한 꼭지에 육박하는 약도 있어요.
그런데 그 약이 성수에게 맞는지도 몰라요. 그런데 이것마저 하지 않으면 성수는 희망을 잃게 됩니다. 약값이 부담되어 제가 포기하자고 몇 번을 애기했는지 모릅니다.
글 쓰는 작가가 얼마나 돈을 벌겠어요. 우리도 살아야 하지 않겠느냐. 아내는 신앙으로 그리고 믿음으로 저를 설득합니다. 정 힘들면 집을 팔면 된다고.....이렇게 해서 싸운 적도 한 두번이 아닙니다.
매일 한의원에 가서 뇌파치료를 받는데 한의사도 성수에게 무척이나 많이 가격 당했습니다. 경희대 교수인 한의사는 싫은 내색 한번 하지 않고 성수를 사랑의 손길로 치료합니다. 참 평온하게 아이를 대해 해주시더군요. 이런 마음과 염원이 아이를 서서히 바뀌게 했는지 몰라요. 아내는 이런 의사를 전적으로 믿고 따를 수밖에 밖에 없답니다.
광주로, 부산으로 대구로~ 이 분야 유능한 의사가 있다는 소식을 들으면 성수를 데리고 기차를 타는 것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생의학, 한의학, 임상동작, 시신경, 언어치료, 등등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을 정도로 많은 치료를 받았답니다. 지금도 진행중인데 이렇게 다양한 치료를 하다보면 하나는 걸리겠지.... 이런 심정으로 다양한 의사와 만난답니다. 어찌보면 방사선 처럼 보이지 않는 병마와 싸우는 겁니다. 소화제나 감기약처럼 약을 먹으면 금방 효과가 나타나면 좋겠는데 그렇지도 않아요. 돈으로도 해결할 수도 없구요.
아내는 모든 것을 버렸어요. 다니던 직장도, 친구도 포기하고 24시간 성수와 한 몸이 됩니다. 미국에서 잘 나갔던 아내가 이렇게 생고생을 하러 한국에 왔는지 저로서는 얼굴을 들 수가 없어요.
거의 2년동안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일 아이와 함께 봉화산을 한바퀴 돕니다.(4.2km 1시간 반)이리하여 자연과 친해지도록 했답니다. 처음엔 3시간도 넘게 걸렸고 길에서 온갖 말썽을 부리더니 지금은 1시간 20분이면 돌아요. 그걸 2년 넘게 했어요. 그러다보니 아이도 조금씩 자신의 몸을 다스릴줄 알게 됩니다.
3년전, 신내 초등학교 1학년 입학식, 다른 아이들은 멀쩡하게 앉아 선생님 말씀을 듣는데 성수는 첫날부터 난동을 부리니 저는 하염없이 눈물만 흘릴수 밖에 없어요. 더구나 거의 한달동안은 엄마가 교실로 들어가 함께 아이와 함게 수업을 받았으니 얼마나 피곤하고 고단한 삶이었겠습니까? 그러나 싫은 내색 한번 안하고 아이와 수업받는 것을 즐겁게 생각해요. 지금은 보조교사가 성수와 함께 교실에 들어간답니다.
그러지말고 차라리 특수학교에 보내면 아이에게 신경도 안 쓰고 얼마나 편할까? 그렇게 되면 정상 아이를 만날 기회가 없기 때문에 아이는 영영 사회성을 얻지 못한다고 하더군요. 아내는 늘 정상인이 된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었어요.
실은요. 대장은 휠체어에 앉아 있는 아이를 보면 그렇게 부러울 수 없어요. 저 아이는 정신은 말짱하니까~ 그렇게 살면 앉아서 도장이라도 파면서 먹고 살지 않겠어요. 성수는 정신이 오락가락하니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그런데 아내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성수가 분명 치유된다고 하느님의 음성을 들었다고 합니다. 만약 성수가 없었다면 자신이 이렇게 뜨거운 신앙을 어찌 얻을 수 있겠냐고 오히려 제게 되물어요. 그러니 우리는 늘 성수에게 감사하며 살아야 한다고 합니다. 저는 그때만 해도 억지라고 생각했어요.
성수가 절대로 장애인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단지 남들보다 늦을 뿐이라고 얘기합니다. 저는 그걸 이해하지 못했어요. 워낙 힘들고 아이가 야속해 욕설을 내밷고 주먹, 발길질까지 해댔습니다. 8만원짜리 세계문화유산 책을 참 좋아하는데 하도 많이 봐서 몇장 찢어졌어요. 세계문화유산의 건축관련 사진을 뚫어지라 보더군요.
책장이 찢어지니...어떻해요. 참다못해 혼을 내주고 그 책을 숨겨 버렸어요. 책 찢어진다고 아이의 관심사를 막은 것이 이 무지한 아빠였어요. 그리고는 오늘 슬그머니 성수 손에 쥐어주었답니다. 그러고 보니 유난히 좋아하는 부분이 있더군요. 터키의 바자르 사진을 매일 펼칩니다.
하도 말썽을 부리니.... '저 놈만 없다면 우리 집이 참 행복할텐데~'
아빠의 부정적 편견과 그에 따른 행동이 성수를 더욱 악화시켜 버린 주범이었습니다. '아내의 믿음 대 아빠의 포기'
과연 누구의 힘이 더 셀까요. 엄마의 사랑이 위대하다는 것을 이제사 깨달았어요. 엄마의 무한한 사랑 덕에 오늘 엄청난 기적의 기쁨을 맛보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정말 믿을 수 없는 일이 3일전부터 성수에게 일어난 겁니다. 글자라고 해봐야 'ㄱㄴㄷ' 정도만 엄마가 가르쳐줬답니다. 뭔가 이해를 해야 진도를 나가지요. 자기 이름 쓰는 것도 2년 동안 노력했는데 결국 포기했거든요.
3일전입니다. 갑자기 성수가 한글을 쓰는 겁니다. '아야어여'를 쓰는데 세상에나 그런데 그다음에 받침이 들어가는 것도 완벽하게 쓰는 겁니다. '웅, 길, 김....'
마지막으로 모음 2개와 받침이 있는 '원'을 써보라고 했더니 '원'을 정확하게 쓰는데...기절하는 줄 알았어요. 한글의 원리를 정확하게 터득한 것 같아요.
아내는 농담 삼아 얘기합니다. 아마 전생에 집현전 학자가 아니었을까.
(학교 신내초등학교 훼미리 주소)
(이름 이성수 나이열살 학년 3학년)
아내는 그날 잠 한숨도 못잤답니다. 혹시나 다음날 아이가 잊어버리면 어떻하지. 아침에 아이가 일어나길 기다렸다가 공책을 펴들고 아이에게 시켰더니 다시 하더랍니다. 휴~~안도의 한숨
아시다시피 어제는 진도 답사 때문에 여러분들과 함께 했잖아요. 핸드폰을 가져가지 않아 버스에서 인덕원참새님으로부터 아내 전화를 받았어요. 그런데 충격적인 말을 들었답니다.
이젠 숫자까지 안다는 겁니다. '내 눈으로 보지 않고는 믿을 수 없어. ' 그래서 답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 성수가 하는 것을 똑똑히 보았어요.
숫자를 부르면 그대로 적어내는 겁니다. '12345678910'까지 연습하는데 2년이 넘었는데도 결국 포기했는데 말입니다. 10이상은 생각지도 않았어요.
15, 98 이런 것도 쓰는데
놀라운 것은 백, 천, 십만, 백만까지 정확하게 동그라미를 그리는데 ....전율이 느껴지더군요. 백만은 지금 3학년 아이조차 이해하기 힘들다고 하던데~~
거기다가 더하기, 뺄셈까지 합니다. 놀라운 것은 세 자리 숫자, 덧셈까지 암산으로 계산 한다는 겁니다. 그것도 답을 앞자리부터 적어나갑니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계산하는 것 같아요.
우리는 계산기를 두드려야 하는데, 혹시나 해서 곱셈을 시켰더니 그것도 척척 해냅니다.
한번도 이걸 가르쳐 준 적이 없었는데 떨리는 마음으로 나누기를 해보라고 했어요. 9 나누기 3을 했더니 정확하게 3일 쓰는 겁니다.
세상에 이럴수가 ~ 실험은 계속 이어집니다.
혹시나 해서 알파벳을 쓰라고 했더니.... 그것도 다 쓰는 겁니다. 한글도 모르는 아이가 어떻게 알파벳을 알았는지, 이걸 단 한번도 가르쳐 준 적이 없거든요.
마구 눈물이 쏟아집니다.
알파벳은 소문자와 대문자가 섞였어요. 자세히 보세요. i의 점도 보이지요.
l, m, n, o, p QRSTULWXYZ 제 아들이 천재가 되어 돌아온겁니다.
제 입에서 '주님 감사합니다.' 라는 말이 튀어나왔어요.
분명 절대자는 존재하며, 그 힘으로 기적을 만들어낸다는 것을 제 아이를 통해 확신하게 되었어요. 한때 '정수성수이야기'가 모놀에 참 인기게시판이었는데 실은 성수의 힘든 부분을 올려고 하니 아빠로서 가슴이 아픈 겁니다. 그러나 이젠 희망 가득한 성수의 모습을 올려야겠어요.
주변에 너무나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어요. 성수 마음을 열게 해준 분들이 주변에 너무 많아요. 할머니, 할아버지 그렇고 지금 학교 선생님도 성수를 위해 얼마나 애를 쓰는지 몰라요.
성수 2학년때 성수 반아이들 전원이 성수에게 편지를 썼는데 그 글 한구절 한구절 읽으면서 얼마나 눈물을 흘렸는지 모른답니다.
"성수야. 네가 있어서 얼마나 든든한지 몰라." 이런 글도 봤어요.
성수가 세상에 부담스런 존재가 아니라 필요한 존재란 것을 처음 알게 되었어요. 앞으로 올곧은 방향으로 아이를 키워야 할 것 같아요. 아직도 치유되지는 않았어요. 이제 시작입니다. 아직도 말도 잘 못하고 집중을 하지 않으면 답이 틀리거나 아예 할려고 하지 않아요.
흥미롭게 책상에 앉게 하는 방법을 연구해야 할 것 같아요. 지금은 글씨로만 쓰고 입으로는 표현하기 힘들어요. 그래도 예전에 비하면 말은 많이 늘었어요.
너무 예뻐서 박수를 쳐주었더니 성수가 "아빠 박수쳐 줘" 자신의 의사를 정확히 밝힙니다. 지금도 믿어지지 않아요. 갑자기 쓰나미가 밀려오듯 성수의 뇌가 하루아침에 바뀐 것이 분명합니다.
인간은 뇌의 5%를 사용한다는데 앞으로 잠재능력의 여지는 많은 것 같아요.
이런 기적을 일으킬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정수맘입니다. 아내를 꼭 안아주고 싶은데 정수를 데리고 한의원에 가버렸어요.
"성수 언제 와?" "성수 귀하신 몸이야...이따 저녁 때 볼 생각해"
정수의 평이 색달라요. "아빠. 아무래도 성수가 천재였는데, 세상 사람들이 괴롭힐까봐 일부러 재능을 숨기고 산 것 같애"
세상에 이런 기적이 나에게도 찾아 오는군요.
형아님, 단지님, 작은사랑님 등 성수를 걱정해주신 모놀식구들이 참 많아요.
이 자리를 통해 감사드려요.
내 아들 성수, 우리 기적의 기쁨을 함께 맛보아요.
지금 전 '유레카'를 외치는 아르키메데스가 된 기분입니다. |
망치로 머리를 한 때 맞은듯 깜짝 놀랐습니다.
훌륭한 부모님의 무한한 가피로 기쁨과 행복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_()_
어머니의 무한한 사랑을 느낍니다...성수맘님 존경스럽습니다.
대기만성. 천재는 보통사람과 다르지요.
모든 것은 시간이 해결해 주고 옆에서 잘 보호해주고
인내심을 갖고 기다릴 수밖에 ,............
오! 주님! 당신은 정말 계시군요......... 성수야 고맙다~~ 끝까지 잘 견디어 주었구나~~~
대장님 정수맘 정수 모두모두 화이팅!!
내 가까운 주위에 그런 아이가 있어서 그 심정 잘 압니다! 바로 우리 누님아이지요.
평생 부모곁을 떠나지 않고 함께 살 수 있다는 사실이 행복하다는 누님 말에 사실 절망을 보았다는...ㅠㅠ
잘 견디어낸 성수와 성수맘... 앞으로 더 행복한 일들이 일어나길 간절히 소원합니다~~
법인세 신고로 전혀 인터넷을 못하고 오늘 밀린 모놀 이야기를....성수이야기는 막연하게 알았지만,,이정도로 심했는줄은 몰랐어요....
발달장애아의 부모로 산다는거...내 아이가 그저 평범하기만 바라는것 조차 욕심이 된다는거...
성수맘의 마음과 믿음이 어떤건지 너무나 잘 알기에 박수 쳐 드립니다. 제가 성수맘님을 꼭 안아드리고 싶네요..
연우가 처음 그린 엄마 얼굴..ㅅ 여 ㅇ ㅜ 글자 하나하나.. 다른 또래 아이보다 늦지만
다른 부모가 못느낄 큰 기쁨으로 다가오니까요...
거북이 연우로 토끼 한결이한테 미안한데,,,우리 토끼 정수는 아빠가 더 많이 사랑해 주세요.
성수요~~앞으로 몇백배의 기쁨을 줄꺼예요..
참으로 놀랍고, 마음이 짠하고, 무어라 글로 표현 할 수 없는 뭉클한 사연의 글들을 읽으며
성수네 가족모두 독실하게 하느님을 믿고 따르는 모습이 늘 보기 좋았는데 헛되지 않으셨습니다.
기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앞으로 더 좋은 일만 있으시리라 믿습니다. 더 힘내시기 바랍니다.
글 읽는 내내 눈물이 나는건 왜 인거죠? 성수, 대장님, 성수맘, 모두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