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득히 오래전에 보았던 시험, 발표일이다.
이전에 합격자 확인을 제대로 안해서 물먹은 이야기를 들었기에
괴롭더라도 꼭 일일이 확인해야 한다. 아니, 면밀히!
합격자 명단 Hwp 문서를 열고 Ctrl+F를 이용해-검색이 간단해지고 더불어 덜 괴로워지는 효과- 내 이름 석자를 입력했다.
이런! 있다.
발표일에서 며칠 지나지 않아 몇가지 제출 서류를 완비하여 제출해야 한다.
이것도 제 기일 못 맞추면 난감한 상황이 된다.
다음 시험을 봐야 한다는.... 우울한 전설이 내려져 오고 있다.
이력서는 양식에 맞춰서 대강 쓰겠는데 문제는 자기 소개서다.
간만에 서점 갔다.
주옥 같은 문장 몇개만 긁어오려했건만 다음날 또,..... 가야했다.
실패다. 딱 떨어지는게 없다.
걍 부딪히기로 했다.
......
모니터에 자기소개서 양식을 펼쳐놓고 몇시간째 모니터랑 눈싸움 중이다.
마지막 날, 결국 제출할 수 있었다.
내가 날 뭐라고 소개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면접을 대비해서 과감하게 책 한권 샀다.
천군만마를 얻은 듯 든든하다.
면접일이다.
정장을 차려입고 면접 대기장소로 갔다.
미리 편성되어있는 조에서 면접 순서대로 앉아서 대기해야한다.
총무과장(?)이 면접요령을 설명해준다.
칸막이니 노크는 금지. 적당한 톤으로 대답하기. 앞사람이 면접장을 빠져나가면 다음 사람은 자리에서 일어나 면접장으로 가기 등등....
5분? 10분?
기다리는 동안 앞사람들이 면접에 소요한 시간을 재본다.
그리고 주위를 두리번거리니..., 다들 손에 뭔가 하나씩 들고 있다.
면접자료다. 전공자료.
....
마음을 비웠다. 아니, 비울 수 밖에 없었다.
전공의 ㅈ에도 신경을 안썼으니,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면접이 끝나고 짐을 챙겨 집으로 향하는 길.
멍~.
정말 바보 같은 10분이었다.
일주일 후, 최종 발표가 났다.
촉박한 기일이지만..., 몇가지 서류를 챙겨서 임용후보등록만 하면 된다.
전화 왔다.
발표된 기일보다 좀 더 앞당겨진 기간으로 조정되었다고...총무과 그녀에게서 전화왔다.
급해졌다.
네이버에 물어서
가장 저렴하고 빠른 건강검진 병원을 물색했다.
그래도 4만원이 넘었다.
비싸다.
총무과 그녀에게 전화해 신원진술서 작성 요령을 코치코치 캐묻는다(?).
보증인은 부모와 형제를 제외한 누구든 상관없음을 알았다. 친척 적는다. 고모랑 삼촌
친구란에도 모두 채워야 한다. 간만에 전화걸어 대뜸 민번호 대라고 했다.
재산은 두루뭉술하게 적는다. 뻥튀기를 하든 극빈자가 되든 상관없다. 등등...
청바지에 모자를 눌러쓰고 모든 서류를 챙겨 임용될 시청으로 갔다.
서류를 접수하는 총무과 그녀는 친절하다.
임용되면 출퇴근은 어떻게 할 것인지도 물어봐주고,
임용대기에 대해 물어보니 설명해 주고,...
경찰서에서 신원조회가 끝나는데까진 20여일 정도 걸리고
바로 발령이 나기 시작할 수 있다는 정보도 알려줬다.
발령 2~3일전에 전화주니 대기하고 있으란 말과,
연수과정 없이 바로 현장투입이라는 무시무시한 말도 해주었다.
룰루랄라 놀고있다.
언제 전화올지 몰라 상시대기 중.
알바는 모두~ 엎었다.
대기 중.
휴가? 당근 없다.
왜? 대기해야 하니까~
첨엔 조바심 났는데, 이젠 좀 지겹다.
7월말에서 8월초 발령이라는 친절한 그녀, 총무과 그녀의 말과는 달리
9월초 발령 가능성 첩보(?)를 접했다.
헉!
알바~. 휴가~.
친절한 그녀의 말만 믿고 조급해 하던 나는 버리기로 했다.
보통 3개월에서 6개월의 대기기간이 있다는 학원관계자의 말을 믿고
대기기간을 활용하기로 했다.
초연해지는 내 자신이 기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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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후후. 제 이야기 입니다.
첫댓글 ㅋㅋㅋ 잘봤습니다.
제 이야기를 보고 있는듯해요...기다리다 지쳐 합격한 사실조차 잊어가는 중입니다^^
혹시 경북직 합격 하셨나염..ㅋㅋ 저랑 똑같네요..^^
경기도의 모시입니다. 나름 계획을 짰는데..., 담주중에 발령난다고 하네요. 헉스. 좋기보단 당혹스러움이 더 크다는...
완전. 제 내용이네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