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를 했다.
JY ; "어, 넷마킴"
JS ; ( 아니, 이 친구가 어떻게 내가 전화한 줄 알지? 한 번 만난 적도 없는데...)
JS ; "으-응 그래, 나, 종생이야. 일 때문에 지금 3공단에 와있어. 시간 되면 점심이나 같이하자"
JY ; "그래, 좋아."
재익이가 우리 58멍주클럽을 만들고서부터 전주 멍친구들을 볼 때마다 십 수년 전 덕진공원에서의 걸쭉한 소리판이 그림처럼 떠오른곤 했다. 그래서 혹시 전주 친구들 중에서 누군가 소리판이나 그 비슷한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상상을 했었다.
내가 국민학교를 다닐 때 부산의 조방앞( 당시에 시외버스와 고속버스터미날이 있었고 주변에는 큰 시장들이 있어 항상 사람들의 왕래가 많은 곳임 )이라는 곳에서는 레슬링이나 투견대회와 같은 유료행사와 더불어 약장수들이 천막을 쳐놓고 마술이나 국악 공연을 덤으로 열고 있었다. 일요일이면 동네친구들과 어울려 십여 리를 걸어 구경을 가곤 했는데 친구들은 모두 "애들은 가라"로 시작하는 마술 공연을 좋아하는 것에 반해 나는 창이나 판소리를 더 좋아해 어르신들의 시큼한 담배 냄새를 비집고 맨 앞자리에 몇 시간이고 쪼그려 앉아 구경을 했다. 장구, 꽹과리, 징, 북, 가야금, 대금 소리들도 나의 작은 엉덩이를 자리에 얼어붙게 했었다. 생각해보면 지금의 역마살이나 한량기는 그 때부터 예고되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나의 예감은 보기 좋게 적중했다. 그곳에 면벽( 류장영 )이 있었다. 이땅의 소리판 진앙지, 전주의 한가운데서 걸프지게 판을 벌여놓고 있었다. 나는 마치 성지순례를 계획하듯 언젠가 너를 보러 가겠노라 다짐했었다.
드디어 우리는 장소를 정해 만났다. 첫눈에 이 친구 작달막한 키에 나랑 비슷한 데가 많다는 생각을 했는데 우럭매운탕을 시켜놓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집안 내력이며 취향까지 비슷해 소위 요즘 식의 말로 코드가 맞다(?)는 느낌이 들었다. 사실은 지난번 순천에서의 "개털번개" 때 들풀처럼( 양대석 )도 너른 이마 사이로 흘러 넘치는 한량기를 넌지시 볼 수 있었다. 역시 나는 진작에 전주와 인연을 맺었어야 했던 것이다.
밥을 먹으면서도 연신 고개를 끄덕여가며 눈을 맞춰 이야기 끈을 놓지 않았다. 지난 동아 때 면벽이 입었던 고쟁이만큼이나 참 편하고 좋았다. 짧은 점심을 끝내고 계산대에서는 또 다시 서로 팔을 밀치고 당기며 끈끈한 승강이를 했지만 "똥개 오십-프로 텃세"에 눌리어 결국 내가 지고 말았다.
이제 이야기를 접으면서 오래 동안 나의 마음속에 묻어두었던 전주의 아나로그 이미지를 새로운 디지탈 멍파일로 대체하려고 한다. 지보다 더 큰 두루마기에 파묻혀서도 손짓만으로 난리법석 요란찬란한 제각기 소리통들을 잔치집 무지개소리떡으로 쪄내는 재조를 가진 소리판 한량, 그넘으로 말이다.
그리고 내 언제 다시 전주를 찾는 날, 그넘이 빚어내는 왁자지껄한 오캐스트라의 잔치떡을 먹어보고잡다. 그리고 그날 보지 못한 다른 멍친구들도 꼭 만나 내 듬성한 꼭지머리에 매달아둔 지금의 아쉬움을 떨쳐버리고 말 것이다.
면벽아, 내가 전주가는 날... 너, 청룡이 다 대기해라. 들풀이는 한번 봤으니 족하고... 우리 사는 게 무어냐. 이제 인생 반환점 돌았으니 보일 건 보이더구나. 나, 창도 좋아한다. 겨우 흉내 낼 줄 아는 건 '청사~~알~리~ 벼억~계~에수우~야...' 정도지만... 너 지휘 하는 것 보고 싶다. 카랴얀이 별거겠냐.
첫댓글 난 뒤통수 밖에 안보이던데 넌 먼곳에서 소리까지 들었냐?
어째 이래 감동적으로다가 실감나게 글을 잘 쓰냐?(실감나서 감동적인가? 글을 잘 써서 실감나는가?) 아, 마치 내가 뭔 소리 성지의 중요한 지킴이라도 되는양 주제넘게도 뭉클하다. 사는 날까지 열씨미 살아야지...음.
12마당까지 가는겨? 디지탈세상 구경이라도 하게 빨랑 가봐. 그리고 동편, 서편 어느쪽인디..
면벽아, 내가 전주가는 날... 너, 청룡이 다 대기해라. 들풀이는 한번 봤으니 족하고... 우리 사는 게 무어냐. 이제 인생 반환점 돌았으니 보일 건 보이더구나. 나, 창도 좋아한다. 겨우 흉내 낼 줄 아는 건 '청사~~알~리~ 벼억~계~에수우~야...' 정도지만... 너 지휘 하는 것 보고 싶다. 카랴얀이 별거겠냐.
와우야, 나도 머리 크다. 머리통이 커서 그런지 울림도 좋다. 그래서 목소리 좋다는 소리 많이 들었다. 막걸리 집에서 젓가락 많이 두드렸다. 어여 온나.
머리통 싸움 이네. 면벽아 완도가냐.너때문에 완도 가는데,,,,.
그래 빛골에 못가서 미안하다. 난 도무지 손이 근질거려 못 살겠다. 그래서 이번 주는 완도로 낚시간다. 그리고 다음 주는 달리러 또 가야지. 하루 전에 간다. 토욜(8일)에 이런 저런 사람들(꽃님네 부부...)이 함께 가는데 너도 같이 갈래?
담에도 멍친구들만 만날거라고, 애주는 개털로도 안 알구~~.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