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을 탐방하며 1인 손님을 거부하는 식당에 화가 나고 설레임으로 찾아간 맛집의 평범함에 실망을 거듭하다 한 달 전부터 맛집에 대한 기대와 검색을 포기했다. 대신 무작위로 식당을 찾아다니며 나만의 맛집 노트를 작성하기로 했다.
감동할 만한 맛의 식당을 찾는 것은 아니었다. 맛집의 판타지를 버리고 그저 적절한 가성비와 식사 후 기분 좋은 포만감이면 충분한 식당을 목표로 정했다.
오늘 소개할 식당은 서호시장 후면도로변에 있는 {신가네정읍국밥}이다. 단골약국 바로 옆에 있어 약국에 갈 때마다 이 식당의 존재는 알고 있었지만 처음부터 맛집 검증을 위해 간 것은 아니었다. 얼마 전 봄 가을로 먹는 구충제를 사러 약국에 갔다가 가볍게 한 끼를 때울 요량으로 식사를 했는데 예상 외로 맛의 퀄리티가 뛰어났다.
실상 국밥은 워낙 대중적인 음식이고 호불호가 적은 만큼 식당마다 맛의 간극도 대동소이해 어떤 국밥집에 가더라도 실망할 수 없는 메뉴다. 전날 밤 주방장이 부부싸움을 크게 하지 않는 이상 기본적인 맛의 균일성이 유지되는 것이다
나는 정읍식당의 첫맛에 끌려 두 번을 더 찾아가 콩나물국밥과 순대국밥, 그리고 메인메뉴 격인 전통국밥 등 3가지 메뉴를 식경험했다. 생소한 암뽕국밥은 호불호가 극명하다는 사장님의 만류로 먹지 못했지만 종합적으로 3가지 메뉴 모두 국밥의 기본을 상회했다. 맛과 푸짐한 건더기는 물론 만복감에도 국물의 포기가 허락되지 않아 바닥까지 남김없이 비웠다
미각의 취향은 지문만큼이나 다양해 내 입맛대로 재단할 수 없지만 국밥마니아라면 적어도 실망하지 않을 식당으로 내가 추구한 [숨은 맛집을 찾아서]의 정체성에 손색없는 신가네정읍국밥을 추천한다.
상호: 신가네정읍국밥 주소: 통영시 새터길 47 (서호시장 뒷길) 가격: 7.000원 주차: 가게 앞 (12~2시까지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