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로의 ‘김유신과 기생’*
김유신은 계림사라이다. 신라를 위해 많은 업적을 세웠기 때문에 국사에 그의 혁혁한 기록이 실려 있다. 김유신의 어머니는 김유신이 어릴 때부터 엄하게 훈련하여 함부로 아무나 사귀어 놀지 못하게 하였다.
그런데 어느날 그는 우연히 기생집에서 자고 말았다. 어머니가 그것을 알고 크게 꾸짖어 말했다.
“나는 이미 늙었다. 나는 네가 성장하여 공명을 세우고 임금과 어버이을 위해 충성과 효도를 다하여 영예롭게 되기를 밤낮으로 빌었다. 그런데 이제 네가 백정같은 천민의 자식들과 함부로 어울려서 놀고 기생집과 술집을 드나들며 놀아나고 있단 말이냐?”
이렇게 말하고 흐느껴 울었다.
그는 어머니 앞에서 다시는 그 기생집 문앞을 지나지도 않겠다고 맹세했다.
그런데 어느 날 술에 취하여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타고 있던 말이 전날 갔던 길을 따라 기생의 집 앞까지 가게 되었다. 기생은 기쁨과 원망이 뒤섞인 얼굴을 하고 나와 반기면서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그는 어머니의 간곡한 말씀을 생각하고, 즉시 칼을 뻬어들어 말의 머리를 베어 버렸다. 그리고 안장까지 버린 채 곧장 집으로 돌아갔다.
기생은 이 놀라운 광경을 보고 그를 원망하면서 ‘원사(怨詞)라는 노래를 지어 불렀다.
동도(지금의 경주)에 있는 천관사가 바로 그 기생의 집이다. 이 일을 두고 일찍이 정승의 벼슬을 지낸 이공승이 동도에서 서기로 일하고 있을 때 이런 시를 지었다.
천관사란 절은 옛날 사연이 있나니
홀연 그 사연 들으니 마음이 처연하구나
다정한 공자는 꽃 밑에서 노니는데
원한 품은 가인은 말 앞에서 울도다
말을 다정하여 오히려 길을 아는데
마부는 무슨 일로 부질없이 채찍인가
이제 오직 절묘한 노래만 남아
달과 함께 잠들어 만고에 전하도다.
첫댓글 오래된 이야긴데
김유신이 제 맘을 제대로 다잡거나
술 주량을 늘렸으면
애꿋은 말을 죽이지 않았을텐데 ᆢ
라는 생각을 했네요
기생의 맘은 또한 어떠했을지 ᆢ
유신의 결단력만
보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