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발언대-양춘모(마리아·궁리본당 상임위부회장)
아름다운 성당 지은 궁리표 쑥 미숫가루 |
[가톨릭신문 2008-11-02] |
찬미 예수님! 저희 궁리성당은 1998년 평택성당에서 분당해 2005년 착공, 올 9월 28일 봉헌식을 했습니다.
300여 세대 천여 명 신자들은 새 성전 건축금 마련을 위해 초대 이동춘 신부님 때부터 콩나물과 깻잎 장아찌, 감자를 팔기 시작했습니다. 2대 주임 김창해 신부님께서는 평택 평야의 들판을 둘러보시며 널려있는 쑥으로 무엇을 만들까 상임위원들과 의논을 하시던 중 쑥국수와 쑥 미숫가루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어린이 간식으로, 어른들 아침 식사대용으로 좋다며 시작한 것이 본당 공동체에 커다란 기쁨과 희망을 주며 단합과 협동으로 뭉칠 수 있는 효자상품이 되었답니다.
궁리성당 가족들은 항상 예수 부활 대축일이면 엠마오를 본당 신부님과 쑥 채취하러 갑니다. 이것이 그 해 쑥 미숫가루 작업의 시작입니다. 쑥은 식용으로 쓸 수 있는 시기가 정해져 있어 전 교우가 주일마다 어린 쑥을 채취해 자가용과 트럭으로 실어 날라야 합니다. 그렇게 채취된 쑥을 성당에 쏟아 놓으면 70세 넘으신 어르신들께서 해 뜨면서부터 다듬고 삶아 말리는 작업을 어두워지기까지 한마음 한뜻으로 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판매하는 일이 제일 어려운 문제였습니다.
수원교구부터 부산교구, 대전교구, 마산교구, 인천교구 정말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성당을 몇 안 되는 봉사자들이 팔러 다녔습니다. 문병학 신부님께서 각 본당 신부님들께 어렵사리 허락을 받아 주시면 매 주일미사를 통해 판매했습니다. 판매 후 돌아와 마무리 하고 나면 자정 넘어 새벽이 되어서야 집에 갈 수 있었습니다.
때로 판매하러 간 본당 신부님들께서 서운하게 하시면 돌아와 신부님께 투정부리며 울기도 했고, 등이라도 도닥이며 격려해 주시면 신이 나 자랑도 했습니다. 그런 7년간의 세월 속에 상상도 할 수 없는 13억이라는 신축금을 봉헌했습니다. 그리고 보기 드문 아름다운 성당, 머물고 싶고 기도하고 싶은 성당, 하느님을 체험하게 하는 성당을 봉헌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 어려움 속에도 주교님들과 신부님들께서 “시골 본당엔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며 격려와 기도로써 함께 해 주셨기에 이런 기적이 일어날 수 있었다 생각합니다.
정성껏 마련한 무공해 쑥 미숫가루를 기쁘게 사시며 격려해 주심에 저희들은 서해 평택항 주변의 복음화에 큰 힘이 될 것이라 여기며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도움을 주신 모든 신부님들과 교우 분들을 위해 항상 기도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양춘모(마리아, 궁리본당 상임위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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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공 : 가톨릭신문 |
등록일 : 2008-10-30 오전 9:40: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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