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깜짝 놀라는 소리? 시가 태어나는 소리!
아이들이 자라고 또 결국 어른이 되면서 점점 덜 놀라고 덜 감탄하게 되는
것은 단순히 그만큼 새로울 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실은 모든 일에 지나치게 평정심을 지키고 점잔을 빼는 것이
마치 옳은 일인 것 마냥 아이들은 가르쳐 왔기 때문은 아닐까요. 숨기는 것 없이 솔직하게 놀라고, 감동하고, 감탄하는 동시들이 가득 담긴 동시집
『아! 깜짝 놀라는 소리』가 아이들과 어른들 모두에게 반가운 이유입니다.
글 : 신형건
그림 : 강나래
1984년 서울에서 태어나 한양여자대학교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했다. 그린 책으로
『우리 동네 이야기』, 『위풍당당 박한별』, 『사랑하니까』, 『엄마보다 이쁜 아이』, 『바퀴 달린 모자』, 『모두모두 꽃이야』 등이 있다.
그림 : 김지현
미국 뉴욕의 School of Visual Arts(SVA)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전공한
뒤, 영국 런던 킹스턴대학교 예술디자인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린 책으로 『어른들은 시끄러워』, 『황금비 수학동화』, 『1학년
이솝우화』, 『1학년 전래동화』,『모두모두 꽃이야』 등이 있다.
1부 솔방울 형제
누가 먼저|비
온 뒤|초여름|새소리|향기 한 줌|고만큼|멈칫,|달|양떼구름|솔방울형제|대문|공원 스케치|아! 깜짝 놀라는 소리|가을의
무게|밤
2부 여긴 우리 집이야!
엄마 참새|매미 껍질|제비꽃 납치 사건|달팽이는 지금|유기비닐봉지|빨간 띠를 두른
나무들|자전거 뺑소니|밥 먹으러 가는 길인데|부르는 소리|제주도에 온 평창 샘물|여긴 우리 집이야!
3부 아줌마 거인
엄마
세탁소|꽃들에게 보여 주렴|마지막 인사|하늘나라 텔레비전엔|떢볶이 난로|밥과 건전지|공 튀는 소리|아줌마 거인|오늘의 주인공|엄마야!|비 오는
날|엄마의 날개|겨울 한낮에
4부 위안부 소녀상의 일기
이정표|디카를 배낭에 넣어 둔 까닭|우도 한 바퀴|어린
모차르트에게|파란 음표|새벽|수첩 고르기|혼자 한 말|종소리|개밥바라기|위안부 소녀상의 일기|수건과 의자가 나눈 이야기
30년을 한결같이 동시를 써온 시인이 선물하는 넉넉한 감수성
신형건 시인은 요즘 학생들이라면 한
번은 꼭 읽어 봤을 만큼 친숙한 동시들을 써온 시인이다. 1984년 [새벗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하여 작년에는 등단 30주년을 기념한 동시선집
『모두모두 꽃이야』(2015, 푸른책들)를 출간하였다. 동시집으로선 드물게 오랫동안 스테디셀러 자리를 지켜 온 대표 동시집 『거인들이 사는
나라』(2015, 푸른책들, 제3차 개정판)를 비롯해, 현재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수록된 「거인들이 사는 나라」, 「넌 바보다」 등의
작품들을 통해 그의 동시는 어린이들에게 널리 애송되어 왔다. 한동안 아동청소년문학 전문 출판사 [푸른책들]의 발행인으로서 우리 동시와 아동문학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출판에 몰두해 온 시인은 최근 ‘여행 동시집’인 『여행』(2015, 미세기)에 이어 연달아 신작 동시집 『아! 깜짝 놀라는
소리』를 세상에 내놓으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마당가에 날아와 앉은
참새 떼, 아무리 봐도
모르겠다.
고만고만한 게 죄다 새끼 같고
어찌 보면 죄다 어미 같고.
누군가 휙, 돌을 던졌나 보다.
한꺼번에
포르르 날아올라
나무 위로 옮겨 앉았는데
아, 이제야 알겠다!
유난히도 큰 소리로 짹짹거리는 게
“죄 없는 우리
애들 왜 괴롭히느냐!”고
아락바락 항의하는 게 바로,
엄마 참새들이다.
- 「엄마 참새」 전문
고만고만한 참새들
중에 엄마 참새를 알아보는 시인의 눈은 따스하다. 다른 집으로 입양 가는 새끼 강아지에게 자신도 모르게 “보고 싶으면 전화해!” 하고
외치고(「마지막 인사」), 하늘나라 텔레비전으로 ‘우리 집’ 채널을 틀어 놓고 가족들을 보고 있을 할아버지를 상상하는 아이의 모습(「하늘나라
텔레비전엔」)을 담아낸 시들은 정겹다. 제비꽃을 캐다가 화분에 심고 애지중지하며 자신이 입양해 온 꽃이라 한껏 자랑하는 아빠를 보며 ‘뭐,
입양? 입양이라고?/아빠는 제비꽃에게 물어보았을까,/우리 집에 데려가고 싶은데/괜찮겠느냐고. 가서 함께 살겠느냐고./그러지 않았다면, 이건
입양이 아니라/납친데. 납치가 분명한데.’(「제비꽃 납치 사건」)라고 생각하는 아이는 엉뚱하지만 다정하다. 이처럼 일상에서 느끼는 사소해
보이지만 아주 따뜻한 정감들을 오히려 담담한 어투로 그려냄으로써 독자들은 보다 자연스럽게 이입하고 공감한다.
사회적인
이슈에...30년을 한결같이 동시를 써온 시인이 선물하는
넉넉한 감수성
신형건 시인은 요즘 학생들이라면 한 번은 꼭 읽어 봤을 만큼 친숙한 동시들을 써온 시인이다. 1984년
[새벗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하여 작년에는 등단 30주년을 기념한 동시선집 『모두모두 꽃이야』(2015, 푸른책들)를 출간하였다. 동시집으로선
드물게 오랫동안 스테디셀러 자리를 지켜 온 대표 동시집 『거인들이 사는 나라』(2015, 푸른책들, 제3차 개정판)를 비롯해, 현재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수록된 「거인들이 사는 나라」, 「넌 바보다」 등의 작품들을 통해 그의 동시는 어린이들에게 널리 애송되어 왔다. 한동안
아동청소년문학 전문 출판사 [푸른책들]의 발행인으로서 우리 동시와 아동문학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출판에 몰두해 온 시인은 최근 ‘여행 동시집’인
『여행』(2015, 미세기)에 이어 연달아 신작 동시집 『아! 깜짝 놀라는 소리』를 세상에 내놓으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마당가에 날아와 앉은
참새 떼, 아무리 봐도 모르겠다.
고만고만한 게 죄다 새끼 같고
어찌 보면 죄다 어미
같고.
누군가 휙, 돌을 던졌나 보다.
한꺼번에 포르르 날아올라
나무 위로 옮겨 앉았는데
아, 이제야
알겠다!
유난히도 큰 소리로 짹짹거리는 게
“죄 없는 우리 애들 왜 괴롭히느냐!”고
아락바락 항의하는 게 바로,
엄마
참새들이다.
- 「엄마 참새」 전문
고만고만한 참새들 중에 엄마 참새를 알아보는 시인의 눈은 따스하다. 다른 집으로 입양 가는
새끼 강아지에게 자신도 모르게 “보고 싶으면 전화해!” 하고 외치고(「마지막 인사」), 하늘나라 텔레비전으로 ‘우리 집’ 채널을 틀어 놓고
가족들을 보고 있을 할아버지를 상상하는 아이의 모습(「하늘나라 텔레비전엔」)을 담아낸 시들은 정겹다. 제비꽃을 캐다가 화분에 심고 애지중지하며
자신이 입양해 온 꽃이라 한껏 자랑하는 아빠를 보며 ‘뭐, 입양? 입양이라고?/아빠는 제비꽃에게 물어보았을까,/우리 집에 데려가고
싶은데/괜찮겠느냐고. 가서 함께 살겠느냐고./그러지 않았다면, 이건 입양이 아니라/납친데. 납치가 분명한데.’(「제비꽃 납치 사건」)라고
생각하는 아이는 엉뚱하지만 다정하다. 이처럼 일상에서 느끼는 사소해 보이지만 아주 따뜻한 정감들을 오히려 담담한 어투로 그려냄으로써 독자들은
보다 자연스럽게 이입하고 공감한다.
사회적인 이슈에 대한 동시들도 눈에 띈다. 환경 이슈를 아이들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소재와 재치
있게 버무린 「제주도에 온 평창 샘물」과 일본 대사관 앞에 세워진 위안부 소녀상의 눈을 빌려 바라본 세상을 그린 「위안부 소녀상의 일기」가
대표적이다. 일찍이 동시의 소재로 삼기에는 무겁다고 여겨졌던 주제들을 쉽고 재미있지만 가볍지 않게 다뤄 온 시인다운 작품이다.
『아!
깜짝 놀라는 소리』에는 우리가 깜짝 놀라는 순간, 별안간 웃음이 나오는 순간, 갑작스레 마음이 찡해지는 순간들이 담겨 있다. 맑은 동심으로
바라보는 평범한 듯 특별한 희로애락의 순간들을 통해 우리는 동시가 주는 푸짐한 감수성을 선물 받는다.
첫댓글 신형건 대표님, 고맙습니다^^ 잘 읽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