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엽풍란이 우리에게 주는 즐거움과 일깨움
여기에 소개하는 소엽풍란 중 앞의 두그루에서 왼쪽의 한그루는 포기벌기를 해서 3그루가 되었고, 오른쪽 소엽풍란은 한포기가 네포기로 늘어났으며, 두그루의 중간쯤에 잎이 노랗게 무늬가 든 것의 무늬 명칭은 호피반(縞皮班)이라는 품종인데, 식물원에 취직을 시켜준 제자로부터 25년여 전에 선물로 받은 흑산도산 풍란이 뒤편에 사이로 보이는 위치에 부착해 놓았습니다.
물론 그만한 연륜이 있으니 포기수도 엄청 많이 늘어났지요.
늘어난 포기가 자연스럽게 어미그루에서 자연적으로 분가를 이루어 단지뚜껑처럼 넓게 번져서, 그 중에서 제일 성장세력이 왕성한 다섯촉짜리를 저에게 선물한 그 제자에게 다시 선물로 주고, 나머지 아이들은 큰 단지에 심어서 아파트 거실에 놓아두었는데 고향집을 지키러 청송으로 오다보니 대구에 있는 아파트 거실의 아이들이 하나둘 뿌리썪음이나 잎이 떨어지는 현상이 생겨서, 청송으로 가져와서 새로 깨끗이 씻고 이식을 해주어 다시 생기를 찾아가고 있지요.
그러던 어느 날 또 이렇게 한곳에 모두 놓아두면 '잘못되어 모두 도망가지는 않을까?'하는 걱정에 다른 곳에 예비로 옮겨두어야겠다는 생각에 일반 풍란이 잘 자라는 여기에 3촉이 붙어있는 아이를 맡겨놓았지요.
아직은 활착이 조금 덜 되어서 공기뿌리는 뻗어나가고 있지만 꽃을 피우기까지는 무리가 오는지 아직도 꽃망울을 달지는 않았습니다. 일반풍란은 잘 자라고 있어서 매년마다 꽃을 이리도 예쁘게 그리고 향기도 뿜뿜 내뿜으며 기세가 등등합니다.
오른쪽 아이는 품종이 다른 아이인지 성장세력이 어마어마하여 잎의 크기도 크고 잎의 길이도 더 길게 자라는 아이인데, 그런 성장세력 때문인지 새끼는 두촉을 늘렸으면서 꽃눈은 보이질 않습니다.
이 풍란은 우물가 지붕아래에 걸어두고 우물물을 푸는 시간대에 눈에 띄면 바로 아래에 있는 물동이에 푹 담그기를 두세번 하면서 흠뻑 물세례를 하고는 다시 걸어둡니다. 물론 그 지붕이 있는 곳은 살구나무의 그늘아래여서 나무 사이로 들어오는 빛도 받으며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걸어두기에 최적의 환경이라고 여기고 있지요.
이 아이들은 자두나무가 벌레와 전지를 할 때에 상처부위에 바이러스가 들었던지 말라죽은 가지의 모양새가 괜찮은 부분을 일년간 다듬고 물에 불리기도 하면서 정화를 시킨 후에 물이끼도 붙여가면서 소엽풍란을 많이도 붙였었지요.
처음 붙일 때에는 소엽풍란이 100촉은 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물론 헤아려보기는 아니하였지만, 그리도 많이 붙였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지금 보이는 제일 아래 왼쪽은 또 소엽풍란 중에서도 잎이 작은 소형품종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꽃잎이 매우 짧게 보입니다.
짧은 모양이 정면에서 보아도 그렇게 보이지요? 처음에 붙일 때에는 한촉이었는데 지금은 3촉으로 늘어났습니다. 사람도 키나 몸이 작은 사람이 야무지다는 표현을 쓰듯이 이 아이도 왠만해선 가뭄도 더 잘 견디고 겨울을 견뎌내는 힘도 더 강한 듯합니다.
그 위의 아이가 꽃대를 길게 뻗어 꽃을 피우는 모습과 비교해 보시면 뭔가 다름을 느낄 것입니다.
잎의 두께도 더 두껍고 억세게 자람을 보시고 계십니다. 그 위의 아이들은 포기도 더 잘 벌기는 하지만, 가는 잎이 환경에 견디는 힘이 약해 색깔도 연초록색이나 노란색이 많이 들어보입니다.
이 소엽풍란이 붙어있는 나무의 길이는 1M 10cm 이며, 둘레는 30cm 인데, 겨울보내기가 힘들어 어쩌다 한둘이 가기도 합니다.
그러나 바로 앞에 있는 이 소엽풍란은 작년엔 씨도 맺혀 어느 늦은 가을날에 바람을 타고 어디론가 훌쩍 포자를 보낸 어엿한 어른 어미그루입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꽃을 피우고, 어미그루에서 난 두촉 중에 하나가 꽃을 달고 있습니다. 서로 엉키고 설키며 뿌리를 뻗고 옆에서 온 뿌리도 몸으로 받아내며 오손도손 지내는 모습이 우리 인간세계나 진배가 없습니다.
남의 자식 몸뚜ㅡㅇ이도 곁에 있으면서 기댈 수 있도록 어깨도 내어주고, 옆에서 어려운 환경에 가는 이웃도 온몸으로 지켜보며 함께 살아가는 모습에서 한편으론 처량하고, 또 한편으론 인간사에는 이웃보다는 내 가정과 내 자식만을 생각하는 세사에 한숨이 저절로 나옵니다.
무엇이 그토록 내것으로만 치닫는지 가면 갈수록 매정하다는 생각만 자꾸 일어납니다. 그러면서도 내 이웃에 대한 바램만 더 커서 요렇게 남들은 꽃줄기를 연초록으로 단장을 하는데, 위의 아이는 뭐ㄴ가 다르게 꽃줄기를 붉게 단장을 하고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겠다고 설쳐대며 뿌ㅡㅁ 뿌ㅡㅁ 합니다.
꽃을 피워보면 그 놈이나 저 아이나 별반 달라진 모습도 아니면서 제 맛에 살고 있습니다. 그래도 이 동네(풍란목부작)가 잘 되려면 이런 아이도 살고 저런 아이도 살게 온 정성을 들이며, 기초연금도 주고 그도 모자라면 시니어클럽에 나오도록 해서 푼돈을 쥐어주며 '모두 다 함께 살자!'고 어느 환경이 좋을지 여기 저기에 가져다 놓습니다.
첫댓글 소엽풍란들이 이리 다양하군요
식물이나 동물이나 함께사는건 같은대 유달리 인간들만 탐욕에 찌들어서 암흑세상을 만드네요
올챙이는 오랜만에 보는건 같습니다
ㅎㅎㅎ.
이 말, 저 글에 답을 드리는 모습에 손을 눈에 가져갑니다.
노래가 날 울리게 하네요.
좋게 보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운치있고 멋집니다~^^
좋게 보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랜세월 키우셨네요?
아름답습니다.
최하 5년은 더 되었을 것입니다.
대엽풍란은 3촉이었는데, 지난 겨울에 마지막 하나도 보내야했지요.
너무 커서 관리하기가 버겁지만, 꽃이 피면 난향이 좋습니다.
풍난 집이 넘 어울리고 멋져요
풍란집?
풍란을 담은 그릇은 바닷가 물위에 띄우는 어구 검은 플라스틱 부표를 자르고 남은 짜투리로 만들었습니다.
바닷가에 가니 이런 부표들이 쓰레기로 나와서 주워왔지요.
위에 쓰인 재료는 적은 부표입니다.
위의 끈 역할을 하는 것도 가늘게 잘라서 아래쪽 끝부분을 구멍을 뚫어 끼우고 끝부분은 라이터 불로 지져서
뭉뚱하게 처리하여 만들었습니다.
남들이나 식구들은 주위의 물건을 주워서 오면 오만상을 찌푸리지요.
그러나 꽃을 키우는 저는 어디에 쓰임새가 있을까를 먼저 생각해 보면 답이 나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