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랭드보통의 영혼의 미술관(2020.12.7.)
알랭드보통/존 암스트롱 지음/ 김한영 옮김
예술은 우리를 어떻게 치유하는가
문학동네
알랭드보통 : 1969년 스위스 취리히에서 태어났으먀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수학했다. 사랑과 인간관계에 관해 탐구한 독특한 연애소설 애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로 전 세계 독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2003년 프랑스 정부로부터 슈발리에 드 로드르 데자르 에 레트르 기사 작위를 받았다. 현대를 살아가는 도시인의 일상과 감성을 정밀하게 포착해낸 우아하고 지적인 에세이로 널리 사랑받고 있가. 대표작으로는 여행의 기술, 불안, 행복의 건축, 일의 기쁨과 슬픔, 무신론자를 위한 종교, 사랑의 기초: 한 남자 등이 있다.
영혼의 미술관은 영국 출신 미술사가 존 암스트롱과 함께 예술은 우리를 어떻게 치유하는가라는 주제로 심도 있는 이야기를 나누며 알랭 드 보통이 집필한 책이다. 알랭 드 보통 특유의 재치와 논리가 예술의 세계, 그리고 예술과 인간의 관계를 더 풍요롭게 이해하도록 안내한다
존 암스트롱: 1966년 영국 글래스고에서 태어났으며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수학했다. 철학자이자 미술사가로 현재 호주 멜버른 비즈니스 스쿨에서 가르치고 있으며, 멜버른 대학교 차관 상임고문으로 있다. 친숙한 예술 철학, 사랑의 조건, 문명을 찾아서, 인생학교:돈 등을 썼다.
김한영 옮긴이: 강원도 원주에서 태어나 서울대 미학과를 졸업했고 서울예대에서 문예창작을 공부했다.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동중이다.
예술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현대 세계는 예술을 매우 중요하게, 인생의 의미에 버금갈 정도로 소중히 여긴다. 이 높은 존중을 보여주는 증거는 새로 문을 여는 미술관에서, 예술의 생산과 전시에 상당한 투자를 하는 정부 정책에서, 작품에 대한 접근성(특히 어린 아이들과 소외 계층에 돌아갈 혜택을 위해)을 높이고자 하는 예술 수호자들의 열망에서, 학문으로서 예술 이론의 위상과 상업 예술시장에서의 높은 가치 평가에서 찾아볼 수 있다.
방법론
예술의 일곱 가지 기능
1 기억
우리의 출발점은 기억이다. 우리는 기억하는 데 서툴다. 우리의 마음은 난처하게도 사실적이든 감각적이든 중요한 정보를 잘 잊어버린다.
미술은 경험을 보존하는 방식이며, 우리 주변에는 일시적이고 아름다운 경험이 많은데, 그런 경험을 마음에 담으려면 도움이 필요하다. 이는 물을 나르는 일과 그 일을 도와주는 도구에 비유할 수 있다.
2 희망
가장 지속적으로 인기를 누리는 미술의 범주는 쾌활하고 즐겁고 예쁜 것들이다. 봄날의 초원, 뜨거운 여름 한낮의 나무 그늘, 전원 풍경, 미소 짓는 아이들, 취향과 지성을 겸비한 사람들은 이 말에 눈살을 찌푸릴지 모르겠다.
3 슬픔
예술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의외로 중요한 기능들 중 하나는, 고통을 보다 잘 견디는 법을 가르쳐준다는데 있다.
우리는 수많은 예술적 성취를 예술가의 승화된 슬픔이라고 보고, 결국 관객도 작품을 접하며 슬픔을 승화시킨다고 본다, 승화라는 말은 화학에서 유래했다. 이 단어는 단단한 물질이 액체 상태를 거치지 않고 직접 기체로 변하는 과정을 가리킨다. 예술에서 승화는 천하고 보잘것없는 경험이 고상하고 세련된 경험으로 변환되는 심리적 변형 과정을 가리킨다. 슬픔이 예술을 만날 때 일어날 수 있는 바로 그 것이다.
승화란 고통이 아름다움으로 변형되는 과정
4 균형 회복
균형이 완벽하게 잘 잡힌 사람은 드물다. 우리의 심리적 변천사, 인간관계, 일상적인 노동은 우리의 감정이 어느 한 방향으로 심하게 기울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는 너무 자족하거나 너무 불안정하거나 너무 신뢰하거나 너무 의심하거나 너무 진지하거나 너무 명랑한 상태에 쉽게 빠진다. 예술은 우리가 잃어버린 성향을 농축한 형태로 내놓아, 우리의 기울어진 자아의 적당한 균형을 회복시켜 준다.
우리가 사랑하는 예술은 우리 사회에서 무엇이 사라지고 있는 지 알려주는 길잡이다.
예술은 이미 충분하다고 섣불리 추정해서는 안되는 균형과 선함을 시의적절하게, 본능적으로 깨닫게 해줌으로써 우리의 시간, 삶을 구원한다.
5 자기 이해
우리는 자기 자신을 투명하게 알지 못한다. 우리에겐 직관, 의혹, 육감, 모호한 공상, 이상하게 뒤섞인 감정이 있으며, 이 모두는 단순명료한 판단을 방해한다. 여러 기분을 느끼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
예술은 자기 인식을 누적시켜, 타인에게 그 결실을 전달하는 훌륭한 수단이다. 자신의 경험을 타인과 공유하는 일은 어렵기로 악명이 높다. 그럴 때 말은 서툴게만 느껴진다.
6 성장
최고의 명성과 찬사를 누리는 많은 작품들이 다소 무섭거나 지루하거나 혹은 둘다의 느낌을 줄수도 있는데, 이는 우리와 예술의 관계 속에 은밀히, 인정받지 못한 채 존재하는 한 특징이다.
처음에 낯설게 느껴지는 예술작품의 가치는, 그런 예술을 통해, 익숙한 환경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지만 우리 인류와 충분히 교류하려면 반드시 알아야 할 생각과 태도를 만날 수 있다는 데 있다.
7 감상
우리의 주된 결점, 우리를 불행에 빠뜨리는 원인 중 하나는 우리 주위에 늘 있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데 있다. 우리는 눈앞에 있는 것의 가치를 보지 못해 고생하고, 매혹적인 것은 다른 곳에 있다고 상상하면서 종종 엉뚱한 갈망을 품는다.
에술은 습관에 반대하고, 우리가 경탄하거나 사랑하는 것에 갖다 대는 눈금을 재조정하도록 유도해 그 소중한 것을 더 정확히 평가할 수 있게 우리를 되돌려놓는다.
예술의 핵심은 무엇인가?
나쁜 기억의 교정책
희망의 조달자
슬픔을 존엄화하는 원천
균형추
자기 이해로 이끄는 길잡이
경험을 확장시키는 길잡이
감각을 깨우는 도구
우리는 무엇을 훌륭한 예술로 간주하는가?
우리는 시대적 걸작으로 평가받는 예술작품의 목록과 함께 성장한다.
기술적 해석
예술을 기술적으로 평가하는 사람들은 예술을 사실적 표현의 발견 또는 발명의 연속으로 보고, 그 방향으로 맨 처음 발을 뗀 화가들에게 특권을 부여한다.
정치적 해석
예술을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사람들은 예술작품이 존엄, 진리, 정의, 그리고 정당한 경제적 배분 등을 추구하는 인간의 모습을 중요시하고 강조할수록 그 작품을 좋게 본다.
역사적 해석
과거에 대해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주는지에 따라 예술작품의 가치를 평가할 수도 있다.
충격가치 해석
예술은 분쇄와 충격을 촉발하는 능력으로 높은 가치를 인정받기도 한다.
치유적 해석
예술은 심리 치유에 도움이 되는 정도에 따라 중요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관점이다.
어떤 종류의 예술을 창작해야 하는가?
종교와 정부는 영혼과 사회의 필요를 구체적으로 이해한 뒤 그에 따라 예술의 방향을 제시하고자 했다. 예술품은 사람들을 희생과 구원의 가치로 인도하거나, 육체노동에 대한 존중과 자본에 대한 금욕을 일깨울 목적으로 만들어지는 게 바람직했다.
예술은 어떻게 사고팔아야 하는가?
예술구매자는 세 부류로 나눌 수 있다. 공공기관, 개인 수집가, 일반 대중이 그것이다.
예술은 어떻게 연구해야 하는가?
학자들은 그들이 감탄하는 작품의 정신을 어떻게 하면 관람객의 심리적 약점과 보다 긴밀히 연결시킬수 있을지 연구해야 한다.
예술작품은 어떻게 전시해야 하는가?
오늘날 미술관들은 희귀한 작품들을 소장하고 있다는 말로 방문객을 끌어들이려 한다. 그러나 진정 이상적인 미술관이라면 훌륭하고 중요한 것들을 매우 일상적인 것으로 만들고 널리 보급하는 쪽으로 나아갈 것이다.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높은 벽 뒤에 보물을 쌓는 일에 열정을 쏟는 대신, 예술작품의 가치를 이 세계에 보다 널리 전파하는 데 전념할 것이다.
사랑
우리는 더 잘 사랑할 수 있을까?
만일 인간의 감성을 인도하는 것이 문명사회를 창조하는 과정의 중요한 부분임을 인정한다면, 문화는 정치와 더불어 그 주요한 매커니즘으로 인식되어야 한다. 실제로 우리가 듣는 음악, 우리가 보는 영화, 우리가 거주하는 건물, 그리고 벽에 걸린 그림, 조각, 사진은 섬세한 길잡이자 교육자 역할을 한다.
사랑과 관련해 예술의 치유성을 입증하고자 한다면,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하려고 노력할 때 취해야 할 태도들을 두드러지게 표현한 작품들을 (책, 명화엽서, 세트, 웹사이트, 또는 미술과 전체에)체계적으로 배열해보는 상상을 해볼 수 있으리라.
좋은 인연이 된다는 건 무엇일까?
사랑할 줄 안다는 건 감탄하는 것과 다르다. 감탄에는 왕성한 상상력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능력이 필요치 않다. 성공한 예술작품의 요소들이 관계를 아름답게 발전시키는 데 필요한 요소들과 유사하기 때문에 예술작품을 찬찬히 보다보면 더 나은 인연으로 거듭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는 다 그럴만한 근거가 있다.
세부에 주목하는 능력
인내
인내는 스릴과 거리가 멀다. 사실 인내는 흥분하지 않고 지내고, 욕구 충족을 미루고, 지루함과 무덤덤함을 견디는 능력이다. 좋은 연인 관계는 인내에 달려 있음을 가르쳐준다.
호기심
레오나르도는 경험에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고, 우리 앞에 실제로 존재하는 것을 바라보고, 세계의 진정한 다양성과 개체성을 존중하는 태도가 얼마나 가치 있는지 가르쳐준다.
회복력
불운하고도 아주 이상한 일들이 발생하지만, 그렇다고 세상이 끝나진 않는다. 문제에 맞는 해결책은 어딘가에 있고, 예상치 못한 일은 적응하면 된다. 어려움은 기회로 바뀐다.
관능
관능은 촉감과 움직임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즐기는 것이다. 이런 느낌이 우리에게 쉽게 찾아온다고 가정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사실 연인 관계가 발전할수록 관능적 안락함-음악에 맞춰 엉덩이를 흔드는 즐거움, 서로 애무를 주고받는 즐거움-을 찾기는 어려워진다.
관능은 섹스의 배후에 있고, 이 연결성 때문에 우리를 유혹하고 위협한다. 우리는 어느 연인이 이곳에서 안정감을 느끼고서 여러 해 동안 불가능하다고 느꼈던 성적 모험을 시도하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다.
이성
이성은 좋은 인연이 되는 것과 무관하고 심지어 그에 반할 수 있다는 생각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많이 않을 것이다.
전체적 관점
연애의 경험을 전체적 관점에 놓고 조망하려는 시도는 사랑을 더 큰 맥락 안에 놓고 인간이라는 종 특유의 고통을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을 의미한다.
흥분해도 될까?
페이거니즘은 신이 내적으로 훌륭하기만 하면 족하다고 믿지 않는다. 신에겐 완벽한 허벅지도 필요하다.
인간 본성을 보다 통합적으로 보는 감각을 이끌어낼 수 있다. 에로틱한 흥분을 즐길 수 있는 능력, 정서적 친밀감을 바라는 우리의 욕구, 안정된 가정생활을 바라는 우리의 갈망은 우리를 서로 다른 방향으로 끌고 가지 않는다.
사랑은 어떻게 유지해야 할까?
연인 관계에서 나타나는 대단히 우울한 양상은 처음 알았을 땐 더없이 감사하다고 느꼈던 사람에게 너무나 빨리 익숙해진다는 사실이다. 손목이나 어깨만으로도 우리를 흥분시켰던 사람이 눈앞에 발거벗고 누워 있어도 무덤덤하기만 하다.
위대한 예술가는 이 세계의 가장 부드럽고, 감격적이고, 수수께끼 같은 양상에 우리의 관심을 돌릴 줄 안다. 그들의 도움을 통해 우리는 소중한 것을 성급하게 지나치는 태도를 버리고, 호흐와 호퍼, 세잔과 렘브란트가 그들 주위에서 발견했던 것을 우리 주위에서 발견하는 법을 깨우치게 된다.
여행을 위한 용기
가치 있는 여행이 쉬우리라고는 기대하지 말라.
예술의 도움으로 우리는 어려움에 대한 인식과 소중한 것을 거머쥐는 성공 사이에 연결점이 있음을 파악한다.
자연
자연을 추억하다
자연과의 만남에 위상을 부여하려는 계획은 보다 세밀한 지각을 유도하는 보다 재현적인 작품을 통해 한 걸음 더 발전한다. 코로는 오르막길 이라는 작은 그림에서 폴턴이 기념비적인 진술과 함께 개략적인 방식으로 추구했던 것을 세밀한 방식으로 수행한다. 그 역시 자연의 중요성을 짚고 있지만, 동시에 그를 감동시킨 길과 주변의 푸른 잎들에 정확한 의미가 있는지 우리에게 보여준다.
남부의 중요성
17세기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지구에서 상대적으로 추운 북부 지역은 수많은 사건의 중심이었고, 그들의 정신은 우리의 문명을 빚어냈다. 사상, 과학, 산업 영역에서 일어난 주요한 움직임들은 대부분 암스테르담, 베를린, 에든버러, 런던, 도쿄, 사애틀의 어둡고 긴 겨울과 변덕스러운 여름에 일어났다. 현대의 상상력을 지배한 건 이성, 과학, 육체가 아닌 정신, 순간의 쾌학이 아닌 자연의 만족, 집단의 요구가 아닌 개인의 필요 같은 북부의 가치들이었다.
괴테는 남부를 여행하다가 변화를 겪은 많은 독일 유명인 중 가장 유명한 사람에 불과했다. 그들은 지금까지의 자신들의 성격이 북부의 과도한 어둠 때문에 균형을 잃었음을 깨달았다.
괴테, 니체, 코널리 같은 사람들에게 남부는 행복이었다. 하지만 장기간 체류하기는 불가능했다. 그들에게, 그리고 우리에게 문제는 남부 지방에서 찾은 충족감을 일부라도 놓치지 않아야 한다는 데 있다. 북부로 돌아왔을 때 남부의 가치들을 어떻게 내 것으로 계속 유지할 수 있을까? 그 답은 이 책에서 자주 언급했듯이, 경험을 간직하고 전달하는 최고의 수단, 바로 예술에 있다.
엘리자베스 데이비드는 남부를 캐서롤 접시에 담아 간직했다. 19세기 초 프로이센의 건축가 카를 프리드리히 싱켈은 남부를 벽돌과 모르타르에 담아 간직하고자 했다. 그는 베를린 교외에 들어설 여러 채의 이탈리아식 별장을 설계할 때, 탁 트인 로지아와 퍼골라(덩굴을 지붕처럼 올린 정자 또는 작은 길)를 만들어 로마와 나폴리 지역에서 경험했던 따뜻한 저녁을 건축하적으로 기념했다. 전통적인 북부 가옥은 자연을 적으로 간주하지만, 싱켈은 그 고정관념을 깨고 새로운 형식을 창조함으로써 그 건축이 자연의 기본 요소들을 친숙하게 받아들이는 우리의 잠재된 일면에 말을 걸게 했다.
가을을 예견하다
예술은 마음의 단점을 교정한다. 우리는 우리 자신이 시간에 구속된 동물이라는 사실을 그리 잘 이해하지 못한다. 우리는 우리가 정말 어디로 가고 있고, 얼마가 지나야 거기에 닿을지 알지 못하고, 지금 어디에 와 있는지 곧잘 잊는다.
운명적인 죽음에 좀더 주의를 기울이면 다가올 일에 마음이 보다 정밀하게 조율되고, 그에 따라 우리는 가진 것에 감사하고 그 가치를 더 깊이 느끼게 된다. 우리는 더 훌륭해진다.
아름다움을 보는 감각
예술로부터 인정받은 것이 아니라고 해서 우리의 주변 환경을 비천하게 본다면 특별한 손해를 보게 된다. 예술은 품위를 높여준다. 따라서 주위에 예술이 없을 때, 예술이 아직 우리의 현실을 따라잡지 못했을 때, 우리는 미와 흥미의 영역이 우리의 환경에서 완전히 멀어졌다는 씁쓸하면서도 부러운 느낌에 사로잡힐 수 있다.
아름다운은 현재 우리가 예술 덕분에 아무 문제없이 미적 가치를 확인할 수 있는 장소들 외에 다른 어딘가에도 있을 거란 느낌은 항상 존재해왔다. 이 사실을 깨달으면 아름다움을 보는데 도움이 된다.
새로운 자연예술가
예술사를 통틀어서 미술가들은 자연에서의 경험을 표현하는 일을 자신의 과업으로 여겨왔다. 그들은 종종 특별한 감동을 주는 자연의 일부를 이미지화하는 방식을 취해왔다. 예를 들어 뒤러는 엄청난 고난을 무릎쓰고 대단한 기술을 발휘해 줄기와 잎을 시작적으로 섬세하게 재현해냈다.
돈
자본주의 개혁의 길잡이, 예술
자본주의를 가장 혹독하게 비판한 사람들도 자본주의의 힘, 즉 자원을 정렬하는 능력, 관리 감독 규율, 거대한 에너지를 기이한 심정으로 곁눈질하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지 못했다.
자본주의를 개혁할 필요가 있다는 말에 많은 사람이 동의한다. 이 개혁의 본질을 가리키는 생생한 단서들을 미술의 영역 안에서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주장이다. 지금까지 미술이라는 통찰의 결정적 원천을 이용하지 못한 까닭은, 첫눈에 미술이 거시경제학에 유용한 충고를 해줄 후보처럼 보이지 않은 데 있다.
취향의 문제
우리가 자본주의라 부르는 경제 체제는 소비자가 직접 선택해 구입할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를 시장에 내다팔아 이윤을 얻는 과정이 그 핵심이다. 생산자는 소비자가 돈을 내고 살 만한 것이면 무엇이든 공급하고자 한다. 이 점에서 자본주의가 좋은지 나쁜지는 소비자의 취향에 따라 죄우된다. 기업의 사악함만을 탓하기보다 우리 자신에게도 비난의 일부를 돌려야 한다. 자본주의의 많은 문제가 소비자의 선택 또는 취향의 부족으로 요약된다.
취향 교육에서 비평가의 역할
우리는 자신의 취향을 자랑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사실 우리 시대를 압박하는 요구사항들과 우리가 안고 있는 심리적 결함을 감안 할 때, 자신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도록 권유받고, 우리의 열정을 유익한 방향으로 인도해주는 타인의 정보에서 이득을 얻지 못하면 우리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아낼 길이 막막하다.
진정으로 뛰어난 비평가는 우리가 어떤 작품을 좋아하거나 싫어할 때 왜 개인적으로 그렇게 공명하는지 그 이유를 발견하도록 도와준다. 그들은 우리가 경험하는 아주 이상한 사실을 진지하게 여긴다. 바로 우리느 자신이 왜 어떤 것을 사랑하거나 미워하는지 자동적으로 알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그 이유가 무엇인지 자신에게나 남들에게 정확히 설명하지 못하낟. 그게 문제다.
진보한 자본주의를 향하여
우리가 향하는 목표는 진보한 자본주의다. 기업체들이 경제적 현실과 충분히 조화를 이루어 이윤을 내고 외부의 지원을 받지 안혹서 그들 자신의 활동을 유지하고 확대하지만 더 나아가 최적의 재화와 용역을 제공하는 데도 초점을 유지하는 체제를 말한다.
진보한 투자
재산축적과 미술을 결합한 할릴리의 행보는 앤드루 카네기나 앤드루 멜런 같은 위대한 부호들의 발자취를 따르고 있다. 그들처럼 할릴리도 진선미를 추구하는 목적과 무관하게 경제의 낮은 영역에서 돈을 벌었다. 그러나 일단 부유해진 뒤부터 그는 높은 대의들에 온 마음을 쏟고 있으며 그중 미술이 단연 돋보인다.
진보한 자본주의는 수익 창출에 관심을 두면서도 높은 목표를 위해 기꺼이 수익을 희생할줄 아는 새로운 부류위 후원자를 요구할 것이다.
예술가들이 말하는 직업에 관한 조언
경제가 발전함에 따라 최상의 교육을 받은 열정적인 노동자들은 쉽지 않은 야망을 꿈꾼다. 이제 먹고 살수 있는 일자리로는 충분하지 않고, 마음 같아선 의미도 있었으면 한다. 일에서 더 큰 의미를 찾으려는 욕구는 본인의 경력을 극적이고 무모해 보이는 일탈로 이끌 만큼 강력할 수 있다.
정치
정치 미술은 무엇을 목표로 삼아야 하는가?
서양의 19세기와 20세기의 정치 미술은 주로 강자에 맞서 약자의 편을 들었다. 그 시기의 예술은 경제적, 사회적 불평등에 초점을 맞췄고, 정치적 변화를 촉구하는 마음으로 공감과 분노의감정을 불러일으키며 소외된 공동체들에 발언권을 주고자 했다. 한편으로 예술은 주기적으로 권력자들의 손에 의해 귀족정치나 국가 통치의 도구로 이용되기도 했다.
그림의 목표는 현실을 변화시킬 수 있는 권력자들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들의 양심이 움직일 수 있도록, 클라우스는 찰스 디킨스와 에밀졸라가 문학으로 했던 일을 그림으로 하고 있었다. 바로 가난에 인간의 얼굴을 부여하는 일이었다. 이렇게 분석할 때 예술가의 임무는 학대와 부도덕의 사례를 포착해 사회를 지배하는 권력계층이 그것을 잊을 수 없도록 하는 데 있다. 예술의 역할은 죄의식을 자극하고 그럼으로써 변화를 촉구하는 것이다.
무엇을 자랑할 것인가?
정치미술은 주로 한 나라의 문제점을 지적하지만, 우리가 무엇을 자랑스러워해야 하는지 강조하기 위해 좋은 점을 보여주는 것도 정치 미술의 중요한 임무다. 예술과 자부심을 연결시키면 대체로 어색한 느낌이 든다. 그러나 그럴 필요가 없다. 국가적 잡부심은 문화의 여러 분야에서 아주 쉽게 다루어진다. 스포츠 경기에서 승리하면 다들 국가적인 경사로 여기고, 특히 그 승리가 집단적 자아상의 한 부분과 연결되어 있으면 온 국민이 도취한다.
우리는 어떤 사함이 되력고 노력해야 할까?
1956년 브라질 건축가, 오스카르 니에메예르는 브라질의 새 수도, 브라질리아를 건설하는 계획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도록 초빙되었다. 그가 설계한 건물들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건물로 단연 국회의사당이 꼽힌다. 브라질 하면 떠오르는 것은 정신없이 돌아가는 경제활동, 열대우림과 아마존 부락, 파벨라(브라질 빈민가), 축구, 해변, 정치적 우선 과제에 대한 강한 반대 등이었지만, 국회의사당을 찬찬히 보고 있으면 어느 것도 떠오르지 않는다. 그 대신 의사당 건물은 미래의 브라질을 상상한다. 이 건물이 주장하는 말에 귀기울이면, 미래에 브라질은 이성이 우세하고, 질서와 조화가 지배하고, 고상함과 평온함이 정상인 나라가 되리라 믿게 된다. 차분하고 생각이 깊은 사람들이 입법을 위해 신중히 노력하고 정확히 사고할 것이다.
인류 역사상 가장 인상적인 정치 연설은 아마 기원전 430년 아테네의 정치가 페리클레스의 장례 연설일 것이다. 연설의 핵심은 한 사회로서 아테네의 성격을 규정하려는 시도였다. 그는 청중에게 우리는 누구인지 묻는다. 그리고 중요한 대목에서 그 답의 일부를 제시한다. 우리는 미를 추구하고 사치를 피한다. 우리는 배움을 찬미하고 현학에 무감하다. 우리에게 부는 사용 가치를 위한 목표일 뿐, 공허한 자랑거리가 아니다. 또한 가난의 굴욕은 가난을 인정하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가난을 벗어나지 못하는 태만함에서 온다.
아테네 사람들은 돈, 성공, 실패, 아름다움을 이렇게 생각한다.
검열을 위한 변명
오늘날 검열은 큰 호응을 얻지 못한다. 우리는 검열을 우리 자신을 표현하는 소중한 자유를 가로막은 치졸한 방어적 행위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검열을 할 이유가 있더라도 극단적이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이 일반적이다. 마구잡이로 금지할 수 있다면, 공포와 착취가 난무할 것이라고. 그러나 검열의 근거는 사람들이 바라는 전반적인 환경의 분위기에 기초하는 편이 합리적이다.
이제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하여
예술작품을 우러러보는 학술적 시각은 그 그림이 다른 예술가들에게 미친 영향을 무한히 세밀하게 파고든다. 위의 경우에 교수는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영향을 밝혀내기 위해 엄청난 주의를 기울였다. 조각가이자 건축가인 베르니니가 푸생의 작품에 그전까지 어느 누가 상상했던 것보다 더 큰 빚을 지고 있었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