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신 관리’ 로 서울대 가는 법
“내신 관리의 비결은 학교 수업에 충실하는 것이다.”
어디서 많이 들어봤음직한 말이다. 명문 대학 합격생들이 으레 하는 단골 멘트 중 하나다. 이는 크게 그른 말은 아닌 것 같다. 14일 발표된 서울대 수시모집에서 지역균형선발 전형으로 전기공학부·컴퓨터공학부군에 당당히 합격한 박재홍(17·서울 관악고3)군의 첫마디도 ‘학교 수업 충실’이었다.
박군은 고교 3년 내내 거의 모든 과목에서 1등급을 놓치지 않았다. 입학 때부터 서울대 지역균형선발 전형을 목표로 내신을 관리했다. 서울대 지역균형선발 전형은 내신(학생부) 반영비중이 절대적이다. 1.5배수를 선발하는 1단계 전형에서 100%가 반영되고, 2단계도 80%나 된다. 3년 내내 꾸준히 내신을 관리하는 것이 합격의 ‘필요충분조건’인 셈이다.
박군 뒤엔 아들의 내신관리를 도운 어머니 이혜숙(43)씨의 노력이 있었다. 이씨는 올 한 해 ‘열려라! 공부’ 리포터로 활동하며 입시와 학습방법에 대한 ‘노하우’를 쌓았다. 이씨 모자(母子)를 만나 고교생 내신관리법에 대해 들어봤다.
◆“학교 수업은 기본이자 핵심”=박군은 “내신 관리를 위해선 학교수업에 충실하는 것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시험 출제자는 해당 과목 교사인 만큼 수업을 집중해서 들으면 시험 정보를 많이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박군은 “졸릴 때는 서서 들었고, 미심쩍은 내용이 있으면 친구 노트를 빌려 필기내용을 베껴 보충했다”고 말했다.
“선생님이 설명한 것을 이해하려고 노력했고, 판서하거나 불러주는 내용은 노트에 적으며 공부했다”고 말했다. 또 “논술을 대비해 읽은 책이 시험 지문과 비슷한 경우가 많았다”며 책과 신문을 통해 많은 글을 읽을 것을 권했다.
수학은 기본개념을 이해하기 위해 수업시간에 집중해서 문제를 풀었다. 특히 서술형 평가에 대비해 교과서 풀이과정을 차근차근 공부했다. 영어도 수업시간에 들은 문법이나 표현이 시험에 꼭 나왔다. 박군은 “영어시험은 교과서에서 지문이 출제되는 경우가 많다”며 “영어 본문은 통째로 외웠다”고 말했다.
과학·사회 등 탐구영역 과목도 학교 수업이 왕도였다. 박군은 “물리는 수업 중에 기본원리를 이해한 뒤 공식이 나오는 과정을 써보는 훈련을 했고, 화학·생물·지학은 실생활에 빗대어 들은 수업내용을 시험 중간에 머릿속에서 기억해 냈다”고 말했다.
◆“나만의 방법으로 스스로 공부”=박군은 자신만의 공부법을 찾아 실천했다. 슬럼프가 왔을 때 위축되지 않고 공부법을 고수했다. “고1 때부터 집에서 읽으면서 공부하니 능률이 올랐다”는 박군은 야간 자율학습도 받지 않았다.
박군은 “중학교 때부터 혼자서 계획표를 짜 스스로 공부하는 방법을 익혔다”며 “학원 수업은 생각보다 학교 시험 준비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학원에서 주는 기출문제나 요약집에 ‘올인’하는 친구들도 있지만, 자신은 혼자 공부하는 것이 편했다는 것이다.
어머니 이씨는 “자율학습이 강제가 아니고 본인도 안 맞는다고 해 집에서 공부하게 했다”며 “학교나 학원에 맡기는 것보다 부모가 빨리 자녀의 공부습관을 알고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중학교 때부터 학교 시험 2주일 전부터 학원에 보내지 않고 집중하게 했다. 그때부터 진도에 맞춰 조금씩 공부하는 습관을 들여 고등학교 때도 무리가 없었다고 한다.
◆"시험 준비는 빈틈없이 꼼꼼하게”=박군은 “선생님이 출제자인 만큼 문제집보다 프린트나 필기내용에서 출제된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또 “수능에 비해 범위가 좁아 간혹 엉뚱한 데서 문제가 나온다”며 ‘전 범위’를 마스터한다는 심정으로 내신 관리를 할 것을 권했다.
그는 “1학년 2학기 때 영어 시험에서 한 문제를 못 써 유일한 2등급을 받았다”며 “한 문제 차이로 등급이 정해지는 만큼 시험에서 절대 실수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군은 “‘공부일지’에 지난 시험 때 했던 실수를 크게 적어놓고 수시로 새겨 보곤 했다”고 말했다. 박군의 일지엔 ‘오답’ 외에 공부에 대한 각오나 계획도 적혀 있었다.
이씨는 “수능 한 달 전 체력이 떨어져 고생했다”며 자녀에게 평소 꾸준히 운동을 시킬 것을 권했다. 이씨는 “당장 한 자 더 들여다보는 게 급할 때 자꾸 피곤해 해서 안타까웠다”며 “졸려할 때는 5시간 정도 숙면을 취하게 해 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