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에서 공부에 손 놓고 수업을 전혀 듣지 않았던 사람이 아니라면, 아니 수업을 듣지 않을 정도로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냈던 사람일지라도, 성인이 된 후 법과 사회에 기본적인 관심을 가지고 시사상식을 습득한 사람이라면 알 수 있는 기초적인 상식이 있습니다.
바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가장 정제되고 함축된 문장인,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 대해서 말이죠.
전체가 하나의 문장으로 이어져있는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서, 그 시작이 되는 첫번째 단락은 바로 다음과 같습니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
대한민국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시작했으며, 불의에 항거한 4·19혁명의 이념을 계승했다고 말이죠. 얼마나 중요한 표현이기에 아예 헌법의 시작인 '전문', 그리고 '전문'의 시작부터 못을 쾅 박아버렸습니다.
물론 이승만을 건국 영웅이라며 숭배해 마지않는 혹자는 이렇게 항변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현행 헌법은 좌파 운동권의 반정부 폭동인 1987년 6월항쟁에 굴복해 만들어진 헌법이기 때문에, '4·19의 계승'은 좌파 운동권의 입맛대로 추가된 반민주적, 좌파적 선동 문구에 불과하다!"
네... 6월항쟁마저 부정해야하는 그 논리의 빈약함이 애잔하긴 하지만 그렇게 생각할 수 있죠. 심정적으로 이해는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과연, '4·19 민주이념'의 계승은 1987년에야 추가된 '좌파 운동권'의 이념이 맞을까요?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 '4·19 민주이념의 계승'은, 놀랍게도 1962년 5차 개헌 제6호 헌법에 처음 등장합니다. 그렇다면, 5차 개헌을 주도한 인물은 과연 누구일까요?
네. 바로 5·16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했던 박정희, 당시의 '국가재건 최고회의' 의장이었습니다. 심지어 이 5차 개헌은 박정희 의장이 국회의 기능을 정지한 상태에서 국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고 국가재건 최고회의의 의결로 통과된 초헌법적, 철저히 박정희 본인의 의도대로 만들어진 헌법이었죠.
쿠데타에 성공한 박정희의 군사정부는, 비록 4·19혁명 이후 들어선 제2공화국 장면 내각의 사회 혼란 수습 실패를 명분으로 정권을 삼았지만, 4·19혁명을 부정하지도, 제2공화국을 부정하지도 않았습니다.
오히려 4·19혁명으로 이승만 정권이 붕괴된 이후 개정된 3차, 4차 개헌 헌법에서도 포함되지 않았던 '4·19민주이념의 계승'을 최초로 포함시켰죠.
박정희 정권은 이후로도 몇차례 개헌을 더 단행했는데, '4·19의 계승'은 단 한번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그 무지막지한 유신헌법에서도 마찬가지로 '4·19의 계승'이 헌법 전문에 포함되었구요.
한마디로 이승만 정권과 시대를 같이 했던 당시 대한민국 사회는, 정치적 스펙트럼에 상관없이 '이승만 정권은 4·19를 통해 붕괴됨이 마땅했던 막장 정권, 실패한 정부', '4·19는 이승만 막장 정권을 몰아낸 거룩한 민주주의 의거'라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었다는거죠.
현재 대한민국 사회에서 이승만과 더불어, 아니 이승만보다 더 존재감 넘치는 우파의 정신적 지주라고 할 수 있는 박정희 전대통령은 이처럼 이승만 정권을 실패한 정권으로 간주해 철저히 부정했고, 심지어 하와이로 망명한 이승만의 귀국을 "국민들에 의해 쫓겨난 독재자가 무슨 염치로 돌아온다는거냐"며 앞장서서 막기까지 했습니다.
결국 이승만은 이역만리 타향인 하와이에서 쓸쓸히 죽은 다음에야 시신으로나마 돌아올 수 있었구요.
이승만은 4·19혁명 직후 그 시대의 사회에 의해, 그리고 그 이후 수십년간 헌법학계와 역사학계를 통해 '독재 정치를 펼치고 국민을 탄압하며 부정 선거를 통해 정권 연장을 시도하다가 역사상 최초의 시민혁명인 4·19혁명을 통해 붕괴된 실패한 정권'이라는 정의가 철옹성 같이 단단하게 뿌리내렸습니다.
그런데 정작 그 시대를 몸소 체험한 장본인들 대부분이 세상을 떠난 60년도 넘은 세월이 훌쩍 지난 이제와서야, 이승만을 건국 영웅이라고 찬양하며 재평가를 운운하는건 너무 속보이는 짓이라고 밖에 할 수 없죠.
정 이승만에 대한 그동안의 평가를 부정하고 재평가하고 싶다면, 그 평가를 헌법 전문에 실어서 아예 못을 박아버린 박정희부터 부정하던가요.
첫댓글 최근에는 박정희 죽이고 이승만 올리려는 움직임이 있다고는 하던대요
서로가 서로를 싫어했던 이승만, 박정희, 김영삼이 큰 뿌리인 참으로 이상한 정당
ㄷㄱ
어이없는게 한강 폭파 사진에 이거 ”북한이 부순 대동강 다리인데 아직도 한강 다리로 알고 있는 사람 있다“고 건국전쟁에 나올법한 얘기하는 사람들 많더라고요ㅋㅋㅋㅋ. 미치겠음
역사적 사실로만 판단하면 될듯
아니 걔네들은 근본적으로 4.19혁명이 뭔 줄 모르는 것 같던데요.
그래서 "4.19가 헌법에 나온다니까!" 라는 말을 아예 이해 못해서 "4.19가 뭔데?"라고 반응함.
10년 넘게 독재 권력을 이어온 이승만이 3.15부정 선거를 통해 그 권력을 유지하려하다
국민들의 저항에 부딪혀 하야한 혁명이 4.19혁명임.
심지어 시발점은 대구경북인데..
이승만 정권 = 불의
대한민국의 국가 이념이자 방향성을 담고있는 헌법이 명시하고 있죠.
이승만 추종자들 = 국힘 = 반국가단체
진짜 우리나라는 희대에 개쓰레기 민족반역자가 첫대통령이 되면서 첫단추를 잘못낌ㅠㅠ
4.19도 모르면서 균형잡힌 시각 운운하는게 진짜ㅋㅋㅋㅋ
5,6년 전 사람도 아니고 뭔 재평가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