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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 축구를 알기 위해서는 일단 옛날 유고슬라비아를 알아야 합니다.
크로아티아의 축구 시스템 자체의 뿌리는 과거 유고슬라비아의 유산입니다.
유고 슬라비아의 경우 1인 1종목에 가까운 공산주의형 스포츠 정책을 펴면서 축구의 경우 이를 클럽 시스템과 접목시켰습니다.
그 덕분에 과거 공산권 출신의 국가들 중에서도 가장 안정적인 피라미드 시스템을 갖추게 된게 크더군요.
<구 유고슬라비아였던 국가들의 축구, 농구, 배구 현황>
이 나라들이 유럽이니 잘살거다 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종종 있는데요.
인구도 적고, 경제력도 머 우리보다 훨씬 떨어집니다.
그럼에도 얘네들은 축구, 농구, 배구에서 우리랑 엇 비슷하거나 아예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높은 순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즉 인구나 경제력과 스포츠는 무관한건 아니지만 그게 늘 절대적인 조건은 아닙니다.
정확하게는 스포츠 저변과 밀접한 연관을 지니는거죠.
이 나라들의 경우 과거 유고 슬라비아 시절에도 스포츠 클럽 문화는 계속 장려했습니다.
우리는 아무래도 축구 때문에 크로아티아의 스포츠가 먼저 연상되지만 실제론 평균적인 스포츠의 수준은 세르비아가 더 높습니다.
왜냐? 유고슬라비아 시절의 중심이 지금의 세르비아이기 때문이죠.
사유 재산을 금지하는 공산주의의 특성상 기존의 스포츠 클럽 문화도 공산주의 식으로 변형시킬 필요가 있었습니다.
원래 스포츠 클럽이라는건 클럽의 멤버쉽으로 운영되는거죠.
하지만 자본의 가치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공산주의에서는 그 운영을 조금 변형시켜야했구요.
즉 이 역시 국가의 자산으로 간주하고 각 공공 기관 및 국영 기업에서 운영하도록 했었죠.
당연히 유고슬라비아의 수도 부근일수록 운영이 원활했고 그 유산을 세르비아가 고스란히 물려받은 결과가 아래 표와 같은거구요.
다만 이런 의문은 품을수 있습니다. 공산주의가 무너졌으니 국가에 의지하던 스포츠 클럽 문화도 무너졌어야 했지 않냐구요.
이건요. 이렇게 간단히 말할수 있습니다. 공산주의 보다 이전에 있던 스포츠 클럽의 뿌리가 더 깊었거든요.
공산주의가 무너지자 기존의 뿌리 그대로를 되찾아갔을 뿐이었구요.
이표는 2017년 8월에 만든거라 랭킹등은 현재와 차이가 날수 있습니다.
<크로아티아의 축구가 강한 이유 1. 인구는 420만, 축구선수는 약 12만 >
유럽의 변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작은 나라, 인구는 약 420만명에 불과한 나라이지만 축구에 있어서만큼은 늘 강국으로 인정받는 곳이 바로 크로아티아이죠.
크로아티아의 축구가 강한 비결은 뭘까요? 이것만 살펴봐도 우리나라 스포츠가 가야할 길은 그냥 나옵니다.
1. 저변의 힘.
420만도 안되는 인구이지만 이 나라의 축구 저변은 놀랍습니다.
등록 선수만 약 12만명, 그리고 그 2배가 넘는 숫자가 비등록 선수로서 축구를 하는 국가입니다.
2. 완벽한 수준의 리그 피라미드.
크로아티아에서 프로 리그라고 할수 있는 리그는 1부 리그인 '1. HNL'과 2부리그 '2.HNL'입니다.
하지만 그 아래로 무려 7부리그까지 탄탄한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뿌리가 탄탄하니 당연히 리그는 강하고 거기서 나오는 선수들은 월드 클래스가 되는거죠.
아래 그림이 크로아티아의 축구 리그 시스템이라고 합니다.
각 지방 리그가 뿌리라면 그 결실이 모이고 모인게 바로 1. HNL과 2.HNL 이죠.
<크로아티아의 축구가 강한 이유 2. 크로아티아 축구계의 대략적인 개요>
그냥 아래 표를 기초로 보면 쉽게 눈에 들어오는지라 정리를 해봤습니다.
참고로 Nikola Kalinić는 부상으로 집에 갔는데 그냥 집어넣었습니다.
1. 일단 보시는 것처럼 크로아티아의 축구 리그는 그냥 셀링 리그입니다.
Prva HNL (크로아티아의 1부 리그) 소속이 단 2명입니다.
그냥 크로아티아 축구계는 리그를 제대로 된 프로 축구 산업으로 이끌 생각 자체도 없고, 그게 불가능한 구조입니다. 왜냐 인구가 너무 적습니다.
2. 크로아티아 축구계에도 파벌이 존재한다.
늘 말씀드리는거지만 학연 지연 없는 나라 없습니다. 차이는 그걸 어떻게 이용하느냐이죠.
우리처럼 맨날 개싸움이나 하느냐? 아님 그걸 이용해서 견제와 균형으로 이끌어 가느냐? 그 차이가 존재할 뿐입니다.
저 선수들이 성장한 유스 클럽 한번 보시죠~
3. NK = 선택과 집중
아 이것부터 말씀드리면 재밌을거 같은데요.
다들 클럽 명에 NK가 들어가죠? 이건 Nogometni Klub의 약자로 축구 클럽이라는 의미입니다.
이게 같은 유고 출신이라도 세르비아와의 차이점이기도 한데 얘네는 일찌감치 종합 스포츠 클럽이 아니라 축구 클럽으로 선택과 집중을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세르비아 보다 인구는 적지만 축구 하나 만큼은 확실히 세르비아 보다 낫죠.
이는 스페인 축구의 역사에서도 존재했던 과정이었습니다.
4. 크로아티아 축구계의 양대 파벌 GNK Dinamo Zagreb와 HNK Hajduk Split
GNK Dinamo Zagreb 유스 출신이 9명. 거기에 21살에 이적한 Dominik Livaković까지 포함하면 그냥 10명이라고 보면 되죠.
HNK Hajduk Split 유스 출신이 5명.
23인 중 15명이 얘네 양대 파벌 출신입니다.
왜 이렇게 되느냐? 시스템이 이미 그렇게 굳어졌기 때문입니다.
이들 양대 구단의 유스 시스템에 뭔가 특별함이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만 획기적인 유스 선수 교육 시스템 같은거요.
그런거 없습니다. 그냥 다른 나라들에서 다 하는 수준의 내용이더라구요.
그냥 크로아티아도 핵심은 그냥 저변입니다.
크로아티아에는 1,800개에 달하는 축구 클럽들이 존재하지만 그냥 다들 얘네들 아래로 해쳐모여 하는 구조입니다.
그렇게 얘네 둘이서 유스 저변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대부분의 재능을 싹쓸이하고, 그런 재능들을 다시 경쟁시켜 살아남는 옥석을
해외 리그로 팝니다.
5. 크로아티아 축구 협회는 정치로 치면 독일식 내각제
원래 클럽이 그런 개념입니다. 사람과 사람의 모임이죠.
정당도 마찬가지이구요.
그렇기에 스포츠 클럽이 아예 정치에서는 정당과 같은 역할을 하는 사례도 존재합니다.
크로아티아 축구 협회 회장은 세계 축구사에 길이 남을 레전드 선수 수케르이죠.
하지만 축구협회장인 수케르는 딱히 실권이 없습니다.
정치로 치자면 GNK Dinamo Zagreb와 HNK Hajduk Split 얘네가 거대 양당, 그리고 소수 정당격인 축구 클럽들이 몇개 더 있는 구조이죠. 표에 나오는 두 클럽 이외의 인원들이죠.
협회 회장=대통령은 그냥 상징성을 지니면서 적절히 세력들을 과잉 대결로 가지 않게 조절만 하는 역할에 그치고,
실제 방향은 얘네 거대 클럽들이 다 이끌어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왜냐? 얘네가 쪽수=클럽 회원들이 제일 많으니깐요.
6. 크로아티아 리그가 프로 축구 산업의 관점에서는 뒤처지는 이유.
이 이유 역시 얘네 거대 양대 클럽들 때문입니다.
- GNK Dinamo Zagreb : 이 축구클럽은 쉽게 말해서 비영리 법인입니다. 머 혹자들은 비영리 법인으로 운영되는 구단이 아름답다고도 생각할 수 있을 겁니다만 비영리 법인은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에 어울립니다.
왜 스페인에서 4개 구단을 제외하고는 모두다 영리 법인이 될 것을 강제할까요? 그 이유도 동일한겁니다.
프로 리그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영리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개념이니깐요.
되려 프로 리그의 주도권을 이처럼 비영리 법인이 쥐고 있으면 부패와 친근해지기 쉽상입니다.
세금을 내지 않는 댓가로 비영리 법인의 형태를 취하는 것인지라 그걸 노리는 못된 놈들은 늘 접근하게 되어있거든요.
GNK Dinamo Zagreb 회장은 지금 감빵에 가있습니다.
- HNK Hajduk Split : 이 축구클럽은 그냥 우리나라의 시도민 구단과 흡사합니다.
이 구단의 지분 약 66%를 Split 시청이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약 25%는 서포터즈가 지니고 있구요.
이게 아름다울 듯 해도요. 이런 구조는 정치인들의 밥그릇, 노리개로 전락하기 쉽상입니다. 우리네 K리그도 그렇잖아요?
또한 제대로된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에도 역부족이구요. 포퓰리즘에 지배당하는 집단은 되려 안주를 선택합니다.
7. 하지만 그냥 대표팀의 전력 강화만을 생각한다면 그냥 이런 시스템이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이번 월드컵에 무려 크로아티아 국가대표 9명을 배출한 디나모 자그레브 유스 아카데미의 교육 시스템>
크로아티아의 경우 유스 선수 양성 시스템에 있어 1~2부 프로 구단들이 엘리트 시스템을 담당합니다.
사실 이건 여타 유럽들과도 별 차이가 없는거죠. 오히려 크로아티아 프로 구단들은 17세~19세만 의무적으로 육성한다더군요...
전국 단위의 대회도 그 연령대를 중심으로 치뤄지구요.
축구 선진국들의 유스 시스템을 연구하다 깨달은건데 우리처럼 어린 나이에 선수반이랍시고 키워내는거? 별 도움 안됩니다.
기본기를 익혀야 되는 어린 연령일수록 축구는 그냥 놀이여야 한다는게 거의 모든 축구 선진국들이 지닌 철학이랄까요?
그렇게 기본기를 익힌 아이들중 당연히 원석은 걸러지게 되고 이를 프로 구단들이 흡수하여 키워내는 거죠.
다만 디나모 자그레브라는 크로아티아에서 유명 구단의 경우에는 8살부터 운영하는 축구학교가 있습니다.
그런데 살펴보면요. 전혀 특별하지 않습니다. 국내에서 운영하는 학교 축구부나 클럽 선수반 보다 오히려 훈련 시간이 짧습니다.
일단 대부분의 대한민국 사람들에게 축구 선진국의 유스 시스템을 보고 온 축구인들이 그동안 했던 소리가
"이야~~~ 걔네들은 정말 어릴때 축구를 시작하더라~"
이 소리를 들은 우리들은 그동안 착각했던게 어릴때부터 성인같이 엘리트 시스템을 적용해야만 좋은 선수가 만들어진다라고 믿고 있다는 겁니다.
유럽에서 가장 우수한 유스 시스템 중 하나로 인정 받는 곳이 바로 여기 디나모 자그레브 유스 아카데미입니다.
하지만 아래 표에서 볼수 있는 것 처럼요. 훈련 시간 무지하게 짧습니다.
2. 그리고 여기서도 이걸 발견하게 됩니다.
스페인의 유스 시스템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이기도 했는데요.
어릴때부터 기본기에 충실한 축구를 익히다 보니 16세 정도 부터는 기본기를 거의 가르치지 않습니다.
아니 가르칠 필요가 없는거죠. 이미 어릴때부터 익혔으니깐요.
이게 대부분 축구선진국이라는 나라들이 가지고 있는 '기본기를 익혀야 되는 어린 연령일수록 축구는 그냥 놀이여야 한다는게 거의 모든 축구 선진국들이 지닌 철학' 이기도 합니다.
아래 링크에 들어가시면 디나모 자그레브 유스 아카데미에 대한 보다 많은 정보를 보실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축구 강국 크로아티아가 가능한건 교육 시스템의 뒷받침이 있기 때문>
https://sports.news.naver.com/wfootball/news/read.nhn?oid=343&aid=0000061280
이런 기사 그냥 가쉽성 같으면서도 참 좋은 기사입니다.
모드리치는 만약 축구선수가 되지 않았더라면 바텐더가 될 뻔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학창시절 바텐더 교육을 이수하기도 했다.
이반 라키티치는 건축가가 될뻔했다. 금발을 휘날리며 섬세한 패스를 날리는 라키티치의 모습을 보면 선뜻 상상이 가지 않지만, 실제 라키티치는 스위스에서 건축학을 공부했다.
스르나는 메트코비치 지역서 알아주는 전기 기술학교를 다닌 적이 있다.
한편 시메 브르살리코는 정규 트럭 운전 수업을 받고 운행을 나갔던 트럭 운전사였지만, 현재는 축구선수로서 그 누구보다도 뻥 뚫린 고속도로를 달리며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안테 차치치 감독은 ‘될 뻔’한 게 아니다. 실제로 감독직과 함께 다른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차치치 감독은 이미 1980년대부터 자그레브 복판에서 TV와 라디오를 고치는 수리점을 하고 있다.
안타까운건 아직도 국내 언론과 여론에서는 어떻게? 라는 질문을 던지지 못한다는 겁니다.
이건 교육 시스템이 뒷받침 되기 때문에 가능한겁니다.
유럽에서는 스포츠 선수들이 중고등 교육에서 직업 교육을 선택하는 게 매우 보편화되어 있습니다.
이건 선수의 인권과도 관련된 것이구요.
반면 한국은 어떠한가요? 교육제도는 생각하지도 않고 그냥 축구적인 부분만 접합하려고 하는데 이건 죽도 밥도 아니고 그냥 짬뽕해놔서 더 이상하게 바꿔 놨습니다.
기껏 유럽의 흉내를 낸 마이스터 고교라는 제도를 끌어와 놓고도 정작 이들 고교에서는 운동부를 없애버리더군요.
대표적인 예가 포철 공고가 마이스터 고교로 전환되면서 축구부가 포철 고교로 이전된 거죠.
그 이유로 말한게 학교의 취지에 맞지 않답니다. 지금 한국에 존재하는 학교 운동부의 목적이 어디로 향해있는지 알수 있는 거죠.
스포츠의 변화를 위한 것이라면 모든 것을 다루고 깊이 있게 고민하며 대안을 찾기 위해 존재하는S.C (Sports Club 이자 Social Club) ALIVE 의 내용 을 수정해서 작성했습니다.
첫댓글 캬~~! 배울점이 있군요. 저변...그리고 축구문화...부럽습니다.
네. 조금만 생각을 바꾸고 찾아보면 배울게 너무 많습니다.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런 정보글 너무 좋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의미있는 다양한 자료가 한국 축구를 풍요롭게 합니다.
자료 감사합니다!
한국축구가 좀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갔으면 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우리나라는 왜이럴까요?
제가 볼때는 유소년 시기 하지 말라는 것만 하고 있어서 그런듯 합니다. ^^
우리가 부러워하는 축구 잘하는 나라들이 가장 강조하는게 "유소년 시기에는 전문선수처럼 대하지 말라" 입니다.
벨기에 축구협회가 유소년 지도자들에게 강조하는 유소년 지도시 해야할것과 하지 말아야 할것을 지침으로 내려준 사항입니다. 뭐 축구 잘하는 나라들의 유소년 지도 방침도 거의 비슷합니다.^^
정말 좋은 글 감사합니다~~ 이런 내용을 다른 많은 학부모님들도 읽고 아이 축구에 대해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와우~~이런분석까지 요점정리하듯...님은 전문가이십니다^^
좋은글 감사드리고 공유할께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전문가는 부끄럽습니다.
월드컵 준우승 국가를 지칭할때 얘네들이라는 표현은 수정하셔야 할것 같네요.
별건 아니지만 표현이 불편하시다고 하니 수정해 드렸습니다.
@오대장 감사합니다.
외국의 사례와 더불어 국내의 사정까지도... 깊은 사고에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축구를 보는 눈이 한층 업그레이드 된것 같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도움이 되셨다니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