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갔을 때 가져온 과자상자 2개를 챙겨서
한달여 만에 센터에 가서 수업을 하고 왔다.
네팔인 어스미다와 필리핀 친구 이사이사스 둘만 왔다.
날씨가 더우니, 여기저기서 결석생이 많다는 말이 나왔다.
이사이사스는 코로나 전에 5년 동안 한국에서 번 돈으로
필리핀에 땅을 사서 닭 천마리를 키우고 있다가 맡기고 왔단다.
코리안 드림을 기대하며 다시 오지 않을 수가 없었겠네~
쉬는 시간에 주쌤에게만 살짝 코코낫 크림을 선물했다.
주쌤도 내가 찾던 소형 보온물병을 나에게 선물했다.
색깔도 크기도 내가 선호하는 형태라 마음에 들었다.
수업을 마치고 집에 오자마자 주섬주섬 짐을 챙겼다.
2주 전에 두밤 자고 왔던 홍룡사 입구를 향해 내달렸다.
새로 사놓은 모기향, 책 1권, 도시락, 그때 먹다 남긴 막걸리 반병
잠옷, 화장품, 베개, 침낭, 야외용 자리.. 최소한의 짐을 풀고
그때 그 자리에 텐트를 쳤다. 자연은 말없이 기다리고 있었다.
집에서 15분 거리. 텐트 치는데 10분 소요. 끝
반 시간도 안되서 잘 준비를 끝내놓고, 계곡에 물을 한 바케스 길어왔다.
시원한 땅의 지기와 산자락을 스치고 내려오는 가벼운 바람~ ~
어제는 아무도 기억해 주지 않는 나의 생일이었다.
이번에는 애써 잊기위해 아예 달력을 외면했지만, 카톡에 떠 있는
생일축하 메세지를 보고서야 오늘이 내 생일이란 것을 알았다.
자식이 둘이나 있는데, 해마다 그냥 지나갔지만, 이번에는 웬지
서글픈 생각이 들어서 문자를 날렸다. 딸은 해마다 같은 말을 반복했다.
- 오늘이 음력 7월 22일 인가요? 음력은 아무리 봐도 어렵네요~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했지만, 그렇겠지.. 하고 대꾸해 주었다.
- 오늘은 엄마생일~ 홍룡사 밑에 텐트를 치고 누웠어 이제 잘라꼬~
풀벌레 소리가 너무 정답게 들려오는 밤. 준하도 잘자거라~♡
- 아, 생신축하드립니다! 답장을 읽고, 참았던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가족은 있어도, 없어도 외로운 건 마찬가지다. 나는 늘 나하고만 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