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무늬영원> 한강, 문학과지성사
한강의 단편소설과 중편 '노랑무늬영원'을 묶은 소설집이다.
노랑무늬영원은 회복에 대한 소설이다.
한강의 소설은 사적 감각과 감정이 중심을 이룬다.
이 소설 안에는 생명과 재생을 자극하는 이미지들이 넘친다.
멸치떼들의 장관, 일본 노화가의 그림, 노랑무늬영원이라는 불도마뱀, 역광으로 반짝이는 나뭇잎들...
이 모든 것들이 만나 고립되고 절망한 주인공의 생명을 자극한다.
감각의 자극과 시적 배치가 아름답게 직조된 소설이다.
한강의 좋은 소설 중 한 편이다.
책의 표지에 매력을 느낄 때는 있지만 매료되는 때는 거의 없다. 근데 한강의 <노랑무늬영원> 의 표지는 잔상처럼 집요하고 아련하게 생을 자극한다. 소설의 제목 그대로 노랑무늬영원 같다. 소통의 어려움과 폭력의 상처와 견딤의 고통을 섬세하게 묘사하는 작가는 아마 이 소설에서 제일 많이 삶을 역설한다. 생에 대한 자극으로 그녀가 포착하고 연결하는 것들은 하나같이 빛과 관련된 감각적 자극이다. 작가의 유년기 배밑을 통과하는 멸치떼의 눈부심과 노년의 어느 일본화가의 점들, 노랑무늬영원이라는 불도마뱀의 색과 재생하는 손가락들, 그리고 역광에 산란하는 나뭇잎들... 그녀의 소설은 삶의 불가능성을 묘사하면서도 묘하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라’라고 노래한다. 아마도 이것이 그녀의 소설이 걷는 궁극의 길이 되지 않을까 예감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