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을 보면 유달리 추위를 느끼는 사람이 있는데, 이는 식사량이나 건강상태를 살펴봐야 한다.
영양 섭취가 균형적이지 못하거나 대사 상태에 이상이 있을 때, 갑상선 기능이 떨어지는 등 건강이 안 좋을 때도 추위를 심하게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의들은 “추위를 심하게 느끼는 경우는 대부분 치료와 관리가 가능한 질환"이라며 ”생활 습관을 교정하면서 원인을 고쳐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식사량 부족할 때 더 춥게 느껴
▲ 유난히 추위를 탄다면 식사량 부터 확인해야 한다.
유난히 추위를 많이 느끼는 사람은 식사량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식사량이 적으면 체내 에너지 생산량이 적어져 열이 덜 나게 되는데 이것이 추위를 심하게 느끼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는 “추울 때일수록 몸은 체온 유지를 위해 더 많은 음식을 필요로 하는데 가볍게 식사를 하면 체온조절 기능이 떨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소화가 잘 안되거나 어딘가에 염증이 생겨 몸이 방어를 하고 있을 때도 추위를 크게 느낄 수 있다. 염증이 생긴 부위 쪽으로 혈액 등이 더욱 많이 몰려 팔다리 끝이 더욱 차가워지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과음한 다음날 아침을 거른 채 출근을 하면 추위를 더 많이 느끼게 되는 것도 몸의 컨디션이 나쁘기 때문”이라며 “유난히 추위를 느끼는 것은 몸이 힘들다는 신호일 수 있으므로 얇은 내의를 입어 몸을 보호하고 균형 잡힌 식사와 휴식, 적절한 운동으로 체력을 키우라”고 조언했다.
활동량 늘리고 수시로 스트레칭 ▲ 유난히 추위 탈 때엔 활동량과 운동량을 조금 늘리는게 좋다 추운 날엔 따뜻한 이불 속에서 휴식을 취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실제로는 실내에서 가벼운 운동을 해주는 것이 더욱 도움이 된다.
몸을 움직이지 않으면 체내에서 열이 전혀 발생하지 않아 추위를 더욱 심하게 느낄 수 있어서이다.
밖에서의 무리한 운동은 감기몸살 등을 일으킬 수 있지만 스트레칭 등으로 가볍게 운동을 해주면 추위에 굳은 몸을 풀어주고 몸에 열을 발생시켜 추위를 이겨내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부평힘찬병원 정형외과 김상훈 원장은 “추운 날씨에 밖에서 운동을 하면 피와 근육은 물론 관절도 굳어 있어서 사소한 충격에도 큰 부상을 입을 수 있다”며 “준비 운동을 반드시 하고 5분에서 10분 정도 스트레칭을 하거나 걷기, 제자리에서 가볍게 뛰기 등으로 체온을 끌어 올리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등산과 조깅, 빨리 걷기, 수영 등 유산소 운동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다른 계절에 비해 운동의 강도를 10에서 20%정도 낮추고 여러 번 나눠서 하는 것이 더욱 도움이 될 수 있다.
김 원장은 “추운 날씨에 땀을 많이 흘리는 운동은 득보다 실이 더욱 클 수 있다”며 “땀을 많이 흘리면 체온이 갑자기 떨어지거나 신체 기능이 저하되는 등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어린이나 어르신들이 조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2주 이상 증상 느낄 땐 갑상선 기능 저하증 의심
다른 사람들보다 유독 추위를 심하게 느끼는 증상이 2주일 이상 지속된다면 ‘갑상선 기능 저하증’ 등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여성에게 흔한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추위를 심하게 느끼는 대표적인 질환인데 갑상선 호르몬이 없거나 적게 만들어지는 질병이다.
고대 구로병원 내분비내과 최경묵 교수는 “특히 추위를 잘 견디던 중년 여성이 갑자기 추위를 많이 느끼게 됐다면 갑상선 기능저하증을 먼저 의심할 수 있다”며 “온몸의 대사가 조금 느려져 피곤하고 우울함이 동반하는 것도 주요한 증상”이라고 설명했다. 남달리 추위를 잘 타는 경우에 체질 탓이라고 단정하기 보다는 갑상선 기능저하증이 아닌가 의심해봐야 한다”며 “특히 과거에 갑상성 질환으로 치료받은 적이 있거나, 갑상선종으로 인해 목 앞쪽이 튀어나온 경우에는 전문의 진료를 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
증상이 뚜렷한 갑상선 기능저하증은 0.1%에서 2% 정도의 유병률을 보이지만 무증상 갑상선 기능저하증의 유병률은 5%에서 10% 정도로 추정된다.
갑상선 기능저하 증상은 다른 병에서 나타나는 증상과 비슷한 경우도 많고 오랜 시간에 걸쳐 매우 서서히 진행하기 때문에 증상을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도 많다.
갑상선의 기능 저하를 의심해볼 수 있는 증상으로는 유난히 추위를 잘 타는 것 이외에도 다양하다.
식욕이 좋지 않은데도 체중이 늘고 몸이 붓는 경우, 근육통이 있고 저리며 쥐가 잘 날 때, 피로감과 쇠약감이 심하고 기억력이 감소할 때, 피부도 건조하며 변비가 있을 때, 간기능은 괜찮은데 피부가 노랗게 되는 경우,
정신집중이 되지 않아 계산능력이 떨어질 때, 말이 느려질 때 등이다. 여자의 경우 생리량이 많아지고 기간도 길어지며 빈혈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갑상선 기능저하증은 치료하지 않으면 혈압이 높아지고 핏속의 콜레스테롤이 증가되어 동맥경화가 정상인보다 많이 나타나고, 심한 경우에는 심장기능에 이상이 발생할 수 있다” “하시모토 갑상선염에 의해 갑상선의 기능이 떨어진 경우에는 회복이 되지 않으므로 평생 갑상선 호르몬제를 복용해야 한다
빈혈도 유난히 추위를 느끼게 하는 주요 질병이다.
빈혈이 생기면 전반적인 피로감과 추위에 좀 더 민감해질 수 있는데, 대부분 생리량이 많거나, 치질, 위궤양, 대장의 문제 등이 원인일 수 있다.
최 교수는 “이 때는 빈혈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확인하고 이를 치료하는 것이 우선 되어야 한다”며 “살코기와 조개류 등의 섭취를 늘리고 필요에 따라 철분제를 복용하면 추위를 심하게 타고 피곤한 증상은 1-2달 이내에 좋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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