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이 오면....
한국인들에게 일 년 열 두 달 가운데 가장 가슴 아리운 두 달을 꼽으라면
아마도 5월과 6월이라 할 것으로 짐작됩니다.
왜냐하면 5월과 6월이 가지는 공통적 특징은 소수의 허황된 욕망과
욕심으로 수많은 인명피해와 남은이들의 가슴에 피멍과 한을 남겼다는 점입니다.
살고 있는 지역이 최전방이다 보니 특별히 6월이 다가오면 괜스레 먹먹해져
오는 것은 나이가 들어가는 전조 현상인지도 모르겠습니다.
20여년 전 신학교 기숙사에서 인상깊게 읽었던 조정래님의
“소설 태백산맥”과“한강”은 전후 세대 사람으로서 현대사를 이해하는데
한 몫 한 책으로 기억됩니다.
기득권자들이 상생과 공생의 가치와 존귀함을 잃어버리는 순간,
그 사회가 겪게 될 뼈저린 혼돈과 무질서의 공백을 악의적으로 이용하는
세력이 있을 때 역사의 비극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음을
깊이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사는 양구 지역은 곳곳에 한국전쟁과 관련된 기념물이 존재합니다.
6,25 전쟁이 교착 상태에 빠지던 무렵을 기점으로, 양구 지역은 곳곳에서
북한군과의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장소이기에
여느 지역과 달리 골짜기마다 전쟁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전해져 오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피의 능선 전투일 것입니다.
<6.25 전쟁이 교착에 빠진 1951년 8월 18일에서 9월 5일까지 미 2사단 및
배속된 대한민국 국군 5사단 36연대, 한국군 7사단 대전차 공격대대가
강원도 양구군 983고지, 940고지, 773고지 능선군에서 북한군 5군단
예하 12사단과 치른 고지전으로,
격전 중에 생겨난 무수한 사상자들이
쏟은 피들이 능선을 시뻘겋게 물들이자 종군기자들이
2차 세계대전 당시 미 육군 2사단이 독일군과 맞서 싸워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던 지역인 피의 능선(Bloody Ridge)의 이름을 따
이 곳 역시 피의 능선이라고 이름 붙였다.>(백과 사전 참조)
또한 무적 해병이라는 닉네임을 가지게 되었던 전투로 알려진
도솔산 지구 전투는 피의 능선 전투 보다 두 달여 정도 앞서 벌어진 혈전입니다.
<도솔산지구전투는 처음에 미 해병대 제1사단의 제5연대가 맡았으나
많은 손실만 입고 탈환하지 못하자, 1951년 6월 3일 한국 해병대 제1연대
(연대장 대령 김대식)가 공격 임무를 인수하여 6월 4일 첫 공격을 시작한 이후
양구군 해안면 칠정리의 도솔산(1,148m)을 혈전 끝에 탈환한 전투>를 말합니다.
특히 양구에서는 매년 도솔산 지구 전투 전승 기념 행사를 가지며
뼈아픈 현대사를 돌아봄으로 이땅이 다시는 초연 [硝煙]으로 가려지는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기억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그런 점에서 저희교회는 6월을 맞이하며 1일(목)부터 호국 보훈의 달 기념으로
복음광고 현수막을 두 주간 게시합니다.
< 우리가 누리는 평범한 일상은 당연한 것이 아니라 감사한 일입니다.
그늘진 곳에서 평범한 일상을 위해 애쓰시는 장병 여러분과 공직자 분들! 고맙습니다.
국토정중앙교회>
오늘 나와 우리 가족이 누리는 당연한 하루를 위하여 누군가의 땀과 눈물이
있음을 기억해 주는 구성원이 많은 사회는 건강한 공동체일 것입니다.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자유를 얻기 위해 주변의 산야와 고지를 기어오르며
전투를 치루었던 앳된 청년들의 희생과 피 흘림을 기억하는 맘으로
저 먼 산을 바라보게 되는 월말입니다.
여러분 한명 한명을 주님의 이름으로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