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새번역)
마태복음 2장 16-18절. [16] 헤롯은 박사들에게 속은 것을 알고, 몹시 노하였다. 그는 사람을 보내어, 그 박사들에게 알아 본 때를 기준으로, 베들레헴과 그 가까운 온 지역에 사는, 두 살짜리로부터 그 아래의 사내아이를 모조리 죽였다. [17] 이리하여 예언자 예레미야를 시켜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졌다. [18] “라마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울부짖으며, 크게 슬피 우는 소리다. 라헬이 자식들을 잃고 우는데, 자식들이 없어졌으므로, 위로를 받으려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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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교회가, 2천 년 전 베들레헴 인근에서 죽어간 어린 사내아기들을 추모하는 날입니다. 당시 유대의 분봉왕이었던 헤롯이 아기 예수님을 죽이고자, 베들레헴 인근의 모든 사내아기들을 죽일 때에 숨져간, 죄없는 아기들을 교회가 순교자로 추대하고, 오늘 그들을 기억하며 추모하는 것입니다.
아기 예수님을 죽이려는 칼날에, 세상을 아직 살아 보지도 못한 갓난 어린 아기들이 죽은 것은 진정 애매하기 그지없는 죽음이었습니다. 이 책임은 예수님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왜 예수님의 책임입니까? 그 책임은 전적으로 무지막지한 헤롯에게 있습니다.
카르타고 교구장이었던 쿼드불튜스 주교는, 이들 베들레헴의 어린 순교자들을 추모하면서 다음과 같은 내용의 설교를 했습니다:
“태어나신 임금님은 그야말로 위대하신 임금이셨습니다. 동방박사들이 먼데서부터 그에게 경배하러 왔었습니다. 구유에 누우신 아기는 하늘의 왕이시며 동시에 온 땅의 왕이셨습니다. 박사들이 임금님의 탄생에 관해서 말할 때에, 왕 헤롯은 매우 두려워했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왕조를 보존하기 위해서 갓 태어난 임금님을 죽이고자 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만약 그가 태어나신 새 임금님이 누구이신 줄을 알고, 반갑게 맞이했더라면, 그의 왕조가 영원토록 튼실했을 것이고, 그 자신도 영생을 얻게 되었을 것입니다.
새 임금님이 태어나신 것을 헤롯이 두려워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새 임금님은 헤롯을 폐위시킬 분은 아니었습니다. 그는 헤롯 왕이 아니라, 악한 세력의 왕, 곧 마귀를 쳐서 정복하기 위해 오신 분이셨습니다. 헤롯은 큰 착각으로, 그를 죽여야 자기의 왕조가 보존될 줄로 알고, 무자비하게 어린 생명들을 죽였던 것입니다.
어린 생명들은 자기들이 누구를 위해서 죽는 것인지도 몰랐습니다. 전적으로 타의에 의해서, 예수님을 위해 죽는 순교자가 되었습니다. 죽은 아기들의 부모들도 자기들의 아기가 하늘과 땅의 임금님이신 아기 예수님을 대신해 죽는다는 사실을 몰랐습니다. 헤롯도 이런 속깊은 사정을 알 리가 없었습니다.
그날 목숨을 잃은 어린 생명들은, 비록 자신들에게 방어 능력이 없이 죽어갔지만, 그들이 하늘나라를 위해 이룬 업적이 얼마나 큰 것이었던가를 교회는 깨닫게 되었습니다.”
<기도> 주 하나님, 베들레헴에서 아기 예수님을 대신하여 죽어간 수많은 아기들을 추모합니다. 세속적 욕심으로, 어린 생명들을 살육하는 자들에게 내리실 심판이 얼마나 가혹하실 것을 깨닫고, 저희가 돌이켜 회개하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