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무엇이든 척척, 변신의 귀재가 나타났다!
우정, 사랑, 바다의 평화를 꿈꾸는 매력 만점 문어 이야기
모양이나 색을 바꿔 상대를 혼란스럽게 하는 신기한 바다 생물들이 종종 있다. 그런데 ‘원더’는 좀 더, 아니 많이 특별하다. 이름처럼 놀라운 변신 능력을 탑재해 버렸다. 어느 깜깜한 밤, 아주 우연히! 다만 그때의 충격으로 돌기가 뿔처럼 솟았고, 눈 깜짝할 새 변신하는 모습에 바다 생물들은 원더를 괴물 취급했다. 게다가 원더는 자기를 낳고 떠나 버린 엄마에 대한 원망도 품은 채 외톨이로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후악치 한 마리가 나타나 친한 척을 하는데, 그의 이름은 조. 다른 생물들과 달리 조는 원더의 모든 걸 궁금해하고, 특히 원더의 놀라운 변신술도 배우고 싶어 했다. 하지만 원더는 무시로 찾아와 알은척하는 조가 성가실 뿐이었다. 조의 정성이 통했는지 원더가 조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던 중 조가 한 물고기에게 반해 원더 곁을 떠났고, 그 빈자리를 느낄 무렵 입 안 가득 알을 품은 조가 돌아온다. 먹지도 못하고 정성껏 알을 품는 조를 보며 원더는 엄마의 마음을 헤아린다. 한편, 약육강식이 존재하는 바닷속에는 원더를 눈엣가시로 여기는 존재가 있었으니… 바로 바다뱀 무리였다. 작은 생물들의 안전을 위협하던 바다뱀들은 급기야 조를 잡아가고, 원더는 변신술과 꾀를 동원해 조를 구해 내지만 탈출할 때 흘린 알 하나를 찾으러 다시 바다뱀 소굴로 돌아가야 했다. 원더는 조를 향한 우정, 부성애를 지켜 주고 싶은 마음, 약한 존재를 위협하며 자기 욕심만 채우는 바다뱀 우두머리를 혼내 주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조도 기지를 발휘해 원더를 힘껏 도왔고 작전은 대성공! 다시 평화가 찾아온 바다에서 원더와 조는 멋진 우정을 가꿔 갈 수 있을까?
목차
변신 문어의 탄생 ----- 8
누구야, 넌? ----- 17
원더와 조, 그리고 노오란 ----- 29
도와줘, 원더! ----- 38
바다뱀 소굴 ----- 48
고무장갑으로 변신! ----- 62
아빠가 된 조 ----- 72
왕대가리의 최후 ----- 79
내 이름은 원더 ----- 90
저자 소개
글: 장지혜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좋아해, 지금까지 동화를 쓰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 이야기를 담은 「아빠의 선물」로 5·18 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하였고, MBC 창작동화 장편부문 대상 등을 받았습니다. 쓴 책으로 『할머니는 왕 스피커』, 『여기는 대한민국 푸른 섬 독도리입니다』, 『고마워, 살아 줘서』, 『어쩌다 우린 가족일까?』, 배우 이윤지가 낭독한 『이야기 365』(공저), 『떼쟁이, 요셉을 만나다』(공저), 『이상한 아이스크림 가게』, 『아주 먼 옛날 작달막이 이야기』 등이 있습니다.
그림: 송효정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일러스트레이션과 그림책을 공부했어요. 어린 시절의 일상과 순간, 알 수 없는 감정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상하고 재미있고 아름다운 그림으로 어른과 어린이들을 모두 응원하고 싶습니다. 최근 그린 책으로 『귀신도 반한 숲속 라면 가게』 『백제 최후의 날』 『예언의 고야』 『걱정 말아요 문방구』 『쟤가 날 좋아하나 봐!』 「기량 탐정 사무소」 시리즈, 「소능력자들」 시리즈 등이 있습니다.
출판사 리뷰
함께일 때 빛나고 서로가 소중한 친구
원더는 뛰어난 변신 능력을 지녔지만 그 능력이 처음에는 전혀 득이 되지 않았다. 오히려 평범한 문어가 아니라서 괴물 취급을 받으며 홀로 외롭게 지내야 했다.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바다 생물들도 문제였지만, 원더 스스로도 마음의 문을 닫아걸었기 때문이다. 원하는 건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출중한 능력 때문이었을까? 혼자서도 아무 문제없다고 자꾸 되뇌게 되었다. 유리병 안에 보금자리를 꾸미고서 자꾸만 안으로, 안으로 파고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혼잣말이 습관이 된 원더에게 말을 거는 물고기가 생겼다. 물고기의 이름은 조였는데, 원더를 겁내기는커녕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며 이름을 묻고 매일매일 원더 곁을 맴돌았다. 그러면서 어느 순간 원더를 친구라고 불렀다. 친구끼리는 눈빛만 봐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는 거라면서. 원더도 부정할 수 없을 만큼 둘 사이의 거리는 조금씩 좁혀졌고, 혼자보다 함께 있는 시간을 좋아하게 되었다. 상대방의 소중함은 빈자리가 날 때 생기는 법, 조가 잠시 자기 곁을 떠났을 때 원더는 이미 조가 얼마나 좋은 친구인지 느끼지 않았을까? 표현은 서툴러도 조를 향한 마음 씀씀이가 커져 가던 원더, 곁을 내어 준 원더에게 점점 물들어 가는 조를 보면서 우리의 모습을 떠올려 본다. 낯선 환경에 적응해야 할 때, 단 한 사람이라도 내 마음을 알아 줄 누군가가 필요할 때, 기쁨을 나누고 싶은 순간에도 우리는 친구를 떠올린다. 가까이 지내는 친구를 머릿속에서 잠시 지운다면 그 빈자리를 채우는 것은 허전함일 것이다. 우리는 함께일 때 빛이 난다.
부모의 각별한 사랑 속에 크는 존재들
한동안 원더 곁을 떠나 있던 조가 입 안 가득 알들을 머금은 채 돌아왔다. 커다란 턱을 옴짝달싹하지 못하고 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알들을 지켜 내겠다는 각오가 대단했다. 원더는 그런 조의 모습을 보면서 자꾸만 죽은 엄마가 떠올랐다. 자기를 홀로 남겨 두고 떠난 엄마를 원망했었는데, 원망의 실체는 사실 그리움이었다. 오랜 시간 먹지도, 자지도 않고 알들을 지키다 돌아가신 엄마를 떠올리자 가슴 한구석이 저렸다. 자기를 돌보지 않고 알을 지키느라 온 힘을 쏟는 조에게 화를 낸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었나 보다. 결국 조의 알들을 지키는 데 누구보다 앞장서 줄 친구이면서 말이다. 이 이야기에서 독특한 부성애를 가진 후악치 조는 생명이 있는 만물의 부모를 대변한다. 그들은 자기의 안녕 따위는 뒤로 한 채 마치 자식을 보듬고 아끼며 키워 내려고 태어난 것처럼 보인다. 그들도 예전에는 누군가의 자식으로 보살핌을 받다가 지금 어엿한 부모가 된 것처럼, 지금의 자식들이 언젠가 부모가 되어 각별한 사랑을 전해 주는 것. 이런 대물림 속에서 세상 모든 존재가 자라고 있다. 후악치의 알들이 공기 방울처럼 뽀그르르 깨어나기 시작할 때, 마침내 물고기의 모습을 갖추고 아빠 품을 떠나던 그 순간이 참 아름다웠다. 가슴을 꽉 채우던 감동이 쉽게 잊히지 않는다.
자기 능력을 선하게 쓰는 방법
뾰족한 돌기를 이용해 어두운 바다 밑을 이리저리 살피는 원더. 서둘러 변신을 시작한다. 통통하게 살이 오른 꽃게를 잡아먹으려고 꽃게로 변신해 친구인 척 접근하려는 속셈이다. 이렇듯 원더의 변신 능력은 언제나 사냥의 도구에 불과했다. 그런데 조에게 따끔한 충고를 들었다. 사냥할 때 친구인 척 다가가는 건 반칙이라나? 뜨끔했는지 말문이 막혀 버렸다. 그런데 조가 자기의 변신 능력에 감탄하며 배우고 싶어 하자 원더는 자존감이 올라가는 눈치다. 게다가 아무리 변신을 거듭해도 자기의 원래 모습을 알아봐 주는 친구가 있다고 느끼는 건 처음 겪는 특별한 감정이었다. 놀라운 변신 능력을 먹이 잡는 데만 쓰는 건 낭비라는 조의 말도 신경 쓰였다. 변신술을 배우겠다며 매일같이 찾아오는 조가 귀찮고 부담스러웠지만 자기도 모르는 사이 원더는 조를 더 이상 밀쳐 내지 않았다. 조와 조금씩 가까워질수록 친구의 안전도 걱정되기 시작했고, 친구를 안전하게 지키는 데 자기의 변신 능력을 쓰는 게 당연해졌다. 친구의 친구도 내 친구가 되는 걸 알게 된 때문일까? 원더는 작은 생물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악당에게도 당당히 맞서 이겨 낸다. 그리고 지금은 자기의 한계를 극복하면서 새로운 변신을 해 보려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바닷속에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알 수 없지만 원더는 분명 멋진 꿈을 꾸고 있을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