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천공원 곳곳 정비공사 진행
물이 넘치던 도랑 준설 및 정비
최근 대천공원 정비공사가 시행됐다. 등산로 주변과 체육시설이 있는 곳의 유실된 부분을 메우고 도랑을 정비했다. 특히 생태습지학습장을 통해 장산계곡으로 흘러드는 도랑을 준설하고 근처를 정비한 일은 오랫동안 본지에서 건의해온 터라 숙원이 해결된 듯 시원했다.
그동안 이 부근의 도랑이 넘쳐 등산로가 무수히 파손되었으며 징검다리까지 무너져 도랑의 물길을 막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그럼에도 도랑 준설과 정비는 뒷전이고 파헤쳐진 등산로 메우기만 반복해 안타까움을 자아냈었다.
그러다 지난 2일 장산제 등반을 하면서 찾은 도랑 주변은 말끔히 정비되어 있었고 물이 계곡으로 세차게 흘러들고 있었다. 덕분에 지난 1일과 2일 사이에 내린 많은 가을비에도 도랑 주변 등산로는 파손되지 않았다. 이렇게 도랑만 준설해도 물이 넘치지 않아 주변 등산로를 온전히 보전할 수 있었는데 수년 동안 이를 방치해 온 게 쉬 납득이 가지 않는다.
현장에서 막힘없이 흐르는 도랑을 쳐다보다 아쉬움이 들었다. 도랑을 준설하고 주변을 정리한 것은 좋았으나 윗부분 도랑이 정비되지 못한 점과 징검다리를 1개만 남기고 다 걷어낸 점이다. 징검다리 대신 야자 매트가 깔린 다리를 놓아 훨씬 수월하게 건널 수 있게 만들었지만 운치는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
이 부근은 2010년 생태습지학습장 건설 당시 작은 도랑을 만들면서 그 위에 징검다리를 몇 개 놓아 아주 운치 넘치는 공간이 되었다. 그러다 도랑에 토사가 쌓임에 따라 도랑물이 넘치게 되었고 징검다리마저 주저앉는 사태가 발생했다. 징검다리가 부실해지자 황톳길 조성과 더불어 덱 다리가 생겨나면서 징검다리의 역할이 없어져 갔고, 급기야 도랑을 가로질러 놓인 널찍한 돌들이 도랑 축대용으로 변모해 버린 것이다.
생태습지학습장에서 내려오는 도랑물은 실제 더 위에서 시작된다. 위쪽 석태암 아래 계곡에서 유입되어 항일촛불광장 옆으로 난 수로를 따라 생태습지학습장으로 흘러든다. 흘러든 물은 이곳 도랑을 따라 다시 장산계곡으로 빠진다. 장산계곡물이 반 바퀴 돌아 다시 장산계곡물과 합쳐지는 형태인데, 도랑과 징검다리 그리고 주변 대나무로 이어지는 풍광이 운치 있어 주민들의 ‘좋아요’를 많이 받았다. 하지만 도랑 정비공사와 더불어 징검다리가 사라져 버리자 운치까지 사라져 버렸다.
가능하다면 주민들의 정서 함양을 위해 징검다리를 다시 놓으면 좋지 않을까?
/ 예성탁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