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학을 공부하신 분이고, 앞으로 국회의원으로서 역사학계에 대한 지원을 확장하는데에 좀 힘을 써주시면 좋겠다는 바램이 있어서 지지를 했습니다만 선거가 끝나고 뒤돌아보니 아쉬웠던 점은 예전에 좀 더 "정제된 표현을 썼으면 어땠을까" 하는 점 입니다.
특히 "성상납"이라는 표현자체는 제가 생각했을때는 "적절치 않았었다" 판단합니다. 물론 2022년 유튜브 영상에서 했던 발언이 논란이 되었던 것인데, 만일 그때부터 정계에 뜻을 두고 있었다면 그때부터 영상에서의 표현 하나하나에 신경을 쓰는게 맞았다는 이야기죠.
어쨌든 우리네 사회는 같은 뜻이라 해도 어떤식으로 표현하느냐를 매우 중시하는 나라입니다. 괜히 "같은 말이라도 아 다르고 어 다르다"라는 말이 있는 것이 아니죠.
여기서는 그다지 언급이 되지 않았지만, 2022년 저서에서 퇴계이황에 대해서도 "성관계 방면의 지존" 운운했다는 것도 드러나 구설수에 휘말리기도 했습니다.그리고 선거가 끝나고 난 뒤 이에 대해 사과를 하기도 했고요.
https://www.seoul.co.kr/news/politics/2024/04/13/20240413500027?wlog_tag3=naver
물론 저 또한 낙랑클럽을 통한 미군장교 접대가 성상납과 다를바 없다고 생각을 하고, 왜 그런 이야기를 했는지 이해합니다만, 굳이 "성상납"이라는 노골적인 표현을 써야했냐는 것이죠.
이해를 돕기위해서 예를 들어 보면, 조선이 영락제나 선덕제에게 강제로 공녀를 바친일이나(한씨자매) 명나라 사신이 왔을때 "여악"을 쓴 것을 두고 간혹 넷상에서 "조선은 명나라에 성상납이나 한 비루한 국가"운운 하는 표현들 찾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식의 표현을 쓴 글이 까페 올라왔을때 "이건 사실인데 뭐가 문제야"라고 단순히 끝낼 분들은 이 까페에서는 그다지 많지 않으시리라 봅니다(아마 저 같으면 "그럼 당나라에 자발적으로 성상납(공녀) 하려다가 되려 야만적이라고 모욕당한 고구려는 더 비루한거냐"고 할 겁니다.)
아니면 어느 국회의원 후보가 예전에 "이순신 장군도 난중일기에 여자랑 떡치는 거 썼다"는 식으로 표현 했던 것이 드러났었으면 당연히 논란이 됬겠죠 (참고로 이제는 그거 아닌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즉 우리는 "있는 사실을 어떻게 표현을 하고 해석을 하는지"를 매우 중시하는 존재들이라는 겁니다.
마찬가지로 김준혁의원이 "성상납" 운운 했었다는 것을 알고나서 우리나라 대중들 중에 과연 김활란의 행적을 찾아보는 사람들이 더 많았을까요, 아니면 성상납이라는 단어를 듣고 충격먹어서 비난하는 사람들이 더 많았을까요? 어떤 이유에서건 간에 당연히 후자였고, 그랬으니 논란이 일어난 것이죠.
물론 우리들이야 그냥 비난만 하는 사람들을 두고서, 그 사람들의 무지를 가지고 비판하면 됩니다만(저도 그런입장) 정치가들은 그런 사람들에게 조차도 표를 구걸해야하는 입장이니까요. 김준혁의원은 그런 입장이었고요.
김준혁의원이 정치에 입문하기전 김활란이 친일파였다는 점, 낙랑클럽을 통한 접대가 있었다는 사실을 이야기 한 것은 비판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민주당의 스탠스에 잘 맞는 역사학자로서의 자신을 표출하였다는 점에서는 옳은 방법이었다고 봅니다. 하지만 되려 저런 노골적 표현하나때문에 그를 수습하는데에 더 힘을써야 하는 주객전도 상황이 되었다는 점에서, 정치적 관점에서 봤을때는 많이 아쉬웠다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