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뮤켄입니다.
요전번에 이 연재기를 연습하는 마음으로 다시 소련을 플레이했는데요. 아주 괜찮은 전략하나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 소련의 5대 전역사령부는 정말 이 전략 실행하기에 방해가 되더군요. 그래서 그것을 정리하는 화입니다.
즐겨주시길.~
"휴~"
정말 엄청난 양의 서류들이었다. 한숨을 내쉬며 미즈하시 파르시는 마지막 서류에 사인을 하고는 의자에 깊숙히 몸을 기대보았다. 따사로운 햇살이 참으로 질투나는 하늘이었다.
-띠링~
반갑지 않은 벨 소리가 파르시의 상념을 깨고 귓속을 파고 들었다. 그것은 새로운 서류가 왔다는 걸 의미하기도 하고.
몸을 일으킨 파르시는 들어오라는 사무적인 대답을 한 후 다시 마음을 가다듬었다.
들어온 사람은 의외롭게 메이라(동방 구작 등장)였다.
"어라? 의외네. 난 카구야가 올 줄 알았거든."
눈을 반짝 뜨고 있는 파르시에게 왼쪽에 일본도를 반듯이 찬 메이라는 딱 부러지는 몸놀림으로 서있었다. 서류가 나오지 않자 파르시는 안심하고는 말을 이었다.
"무슨 일이야?"
"부대의 재개편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거든. 부대 구조자체가 지금 너무 복잡해. 단순화시킬 필요가 있을 거 같아서."
역시나 딱딱한 말투에 참으로 재미없는 이야기를 들고 온 메이라였다.
"그런데 지금 부대를 맡고 있는 사람은 카구야인데?"
"지금 상황에는 맞지 않는것 같아. 일단 모든 부대를 모스크바로 집결시킬 필요가 있어. 모든 병력의 재배분 재편성을 행해야한다고 생각해."
파르시는 지그시 이마를 눌렀다. 하지만 뭔가 좋은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그것은 파르시에게 매우 좋은 선택이었다.
"그거라면 일단 서기장으로 있는 사리엘(동방 구작 등장)에게 가보는게 좋지 않을까? 아무래도 군사문제쪽은 그쪽이..."
"그럼."
별 말 않고 나가버리는 메이라의 뒷 모습을 보며 파르시는 작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
"그러니까 모든 부대의 재편성이 필요하다고?"
"그렇지."
사리엘은 똑똑한지 파르시와는 다르게 메이라의 말을 모두 관심있게 들었다.
"하지만 그래서는 보급품 소모가 막대할텐데. 극동지부 사령부쪽의 부대들은 모두 어떡할꺼야? 모두 모이는데 장난아닌 시간이 걸릴 거라고. 여긴 환상향이 아냐."
간단하게 반박해주는 사리엘이었지만 여전히 표정이 굳은 메이라였다.
"일단 재편밖에 방법이 없어. 그것도 시급하게."
메이라는 즉시 방 왼편에 걸려있는 지도 앞으로 걸어갔다. 사리엘은 그녀의 행동을 주시하고 있었다.
메이라의 말이 이어졌다.
"지금 동련의 모든 군대는 5개의 분할로 구분돼있지. 이 중에서 핀란드, 중앙아시아쪽의 전력은 정말 필요없는 곳이라고 생각해. 그러니까 최대한 군대를 집중시킬 여력을 모아야되지. 그리고 지금은 전시중이 아니야. 병력들도 많이 없는 상황이고. 이럴때가 아니면 다시는 할 기회가 없어. 일단 내가 생각한 건 이렇지."
메이라는 일본도를 꺼내들어 우랄산맥 서쪽을 가리켰다.
그리고는 우랄산맥에 대고 일본도 끝으로 세로로 선을 그려나갔다. 그 선은 아르항겔스크로부터 시작하여 세바스토폴까지 이어졌다.
"여기를 일단 지금 있는 STAVKA의 관할로 하는게 좋겠어. 서부에 3개의 관할이 있을 필요가 없지."
그리고 다시 중앙아시아의 바이칼 호수로부터 세로금을 쭉 그어나가는 메이라.
"중앙아시아는 한 개 집단군으로 편성하고."
마지막으로 칼 끝을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한 메이라가 사리엘을 돌아보며 말했다.
"여기는 여전히 극동지부 사령부."
사리엘은 손사래를 쳤다.
"지금 당장 그런식으로 하다간 군이 붕괴된다고. 말한마디 위협만 주면 일 잘하는 자코들이 아니라고."
"그럼 맡겨줘."
"뭘?"
"참모총장 말이야."
사리엘은 순간 멍해졌으나 왠지 재미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 하지만 카구야는 네가 설득해."
-끄덕
----
-군 참모총장으로 메이라 임명되다!-
다시 호외가 모스크바와 인근 대도시들에 뿌려졌다.
이 흔치 않은 인사이동에 군관료 모두가 주목했다. 고위장성급들 역시 주목했다.
"이건 뭔가 심상치 않군."
투하체프스키는 아침의 브랜디 한 잔을 속에 털어넣고 화끈함을 느끼며 중얼거렸다. 그때 그의 집무실 문이 벌컥 열리며 그의 작전참모가 뛰어들어왔다. 항상 냉정침착하던 그였던 걸 알기에 투하체프스키는 그의 행동이 궁금해졌다.
"뭔가?"
"크...큰일입니다! 장군! 지금 모든 부대들이 모스크바로 이동한다는 소식입니다!"
"모스크바 부대만이 아니고?"
"블라디보스토크의 군까지 모두 모인답니다!"
탕!
의자를 박차고 일어선 투하체프스키는 그의 책상을 두 손으로 힘껏 주먹으로 쳤다.
"말도 안돼! 지금 그 메이라라는 정신나간 여자 짓인가!"
"장군! 진정하십시오!"
참모는 잠시뒤 머리를 숙이며 투하체프스키에게 말했다.
"장군! 장군도 해임이랍니다!"
"뭐?!"
"곧 모든 부대의 재편성이 이루어진답니다! 그때 장군도 적절한 보직에 앉히겠다고 했습니다!"
투하체프스키는 멍해졌다. 비록 지금 스타브카에 주인은 없지만 스타브카 대리인이고 레닌그라드 프론트를 총지휘하고 있는 그가 아닌가!
"설마... 나 만인가?"
"아닙니다. 모든 장성들이 소장급부터 새로이 배치된답니다."
-털썩
투하체프스키는 의자에 몸을 묻었다.
"이건 완벽히 미친 짓이야!"
모든 장성들의 집인 사령부들은 모두 제거되었다. 각 부대에서 먼저 도착한 사단장, 군단장, 군 사령관, 집단군 사령관들은 모두 모스크바의 군 집적소 앞에서 처량하게 서 있었다.
그들의 앞으로 메이라가 나타났다. 보라색 머리칼에 일본도를 왼쪽에 차고 전통 일본 복식인 거 같은 옷을 입고 있는 메이라의 모습을 보며 장성들은 한숨을 내쉬었다.
'우리들의 어머니 러시아가 이런 소녀들때문에!'
다들 머릿속으로 그런생각을 그림과 동시에 메이라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작은 체구와 달리 엄청나게 힘있는 목소리였다.
"제군. 그대들이 불만이 있는 것을 모두 알고 있다. 허나 이것은 우리 동련이 다시 일어서기 위한 과도기적인 요소로서 반드시 필요불가결하다고 판단했다."
갑작스런 웅성거림. 그리고 한 인물이 걸어나왔다. 신진 급진파 장군 세력 중 하나인 츄이코프소장이였다.
"친애하는 동지. 그럼 묻겠소. 멀쩡히 잘 있는 부대들을 굳이 사막건너 강건너 시베리아 타이가를 건너 모두 모스크바에 모으는 이유를 모르겠소. 거기서 모든 재편성이 가능한데 굳이 이렇게 부대를 무리해서 모으는 이유가 뭐요? 알고 있소?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여기까지 오는데 모든 보병이 기차이동을 해도 1년이 걸린단 말이외다!"
그의 말에 장성들의 웅성거림은 더욱 커졌다. 하지만 여전히 메이라는 굳은 표정으로 되물었다.
"츄이코프 소장이던가. 한 마디만 하지. 자네는 우리군의 체계가 너무 복잡하다라고 생각진 않았나?"
"그렇다면 우리의 작전 교리를 바꾸면 되잖소. 멀쩡히 있는 부대들인데 그들의 고생과 노력따위, 우리들의 노력따위 물거품을 만들겠다 이거요!"
츄이코프의 목소리가 높아졌으나 메이라는 여전했다.
"다들 잘 듣기 바란다. 지금 이 동련은 국토가 너무나 방대하여 여기저기 흩어져있는 부대들을 모두 통괄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서부전선은 특히나 북부, 중부, 남부에 걸쳐 3개의 전역사령부가 존재한다. 이렇게 분산된 부대로서는 모든 결정을 일사분란하게 전달할 수 없다. 그래서 결정했다."
메이라가 고개를 끄덕이자 옆에 있던 자코 한 마리가 미리 그려진 전역사령부 지도를 들고 허공에 펼쳐놓았다. 이 기묘한 광경에 모두들 입을 벌리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모든 전선군은 일단 모스크바에 모인다. 모든 사령관들은 해임된다. 하지만 모든 군사조직이 모이는대로 다시 재개편될 것이다. 힘든것은 알지만 어쩔 수 없다. 그대들은 일단 모든 부대가 모여지기까지 힘써주기 바란다. 여기서 누군가는 승진될 것이고 누군가는 영원히 자리를 찾을 수 없다. 그것은 여지까지 있었던 모든 기록들과 그대들의 마음을 개별적으로 읽어 사토리가 임명을 실행한다."
장성들은 그저 멍하니 듣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첫댓글 난 처음으로 덕후같으면서 진지하고 대작같은 연대기을 처음보는듯한 기분이 들어...
매우 감사드립니다
ㅌㅌㅌ
ㅌㅌㅌ
aod에서도 저런짓은 게임시작 직후에 하는데..
거의 시작직후죠 뭐
ㅌㅌㅌ
ㅌㅌㅌ
시작하자마자 부대 편성을 죄다 갈아엎어야 하는 호3 유저들의 고충을 보여주는 장면이군요 ㅠ.ㅠ
그래도 이런 맛에 호3 하는듯! -.-b
본래는 기본부대편성으로도 하는데 이번에는 연대기를 위해서!
이러다가 보컬로이드 다 나올거 같은 느낌이 왜 드는거지?
보컬로이드는 죽어도 안나옵니다. 녜~
제말은 보컬로이드가 소련 찬가 부르는 환상을 봤음....
아아 그거슨 매우 괜찮은 발상이로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