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진중권 칼럼] 이재명 유일 체제와 여의도 대통령

[귀암(龜巖) 김재형]

[오피니언 진중권 칼럼] 이재명 유일 체제와 여의도 대통령

중앙일보

입력 2024.05.16 00:40

진중권 광운대 교수

공천 거치면서 당내 다양성 실종
선거 사라지고 추대 목소리만 커
‘민주적 통제’ 핑계 삼권분리 위협
의회·정당 민주주의 죽음 불러와

“이 대표는 말도 못 꺼내게 손사래를 치고 있지만, 제가 당대표 연임 추대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겠으며 이재명 대표를 설득하고 권유하는 데 총대를 멜 생각이다.” 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의 말이다. 어차피 다 예정된 절차라 새로울 거 없는 얘기다.

“이 대표는 말도 못 꺼내게 손사래를 치고 있지만”이라는 말이 흥미롭다. 그가 연임하리라는 것은 대선 패배에도 불구하고 당 대표 선거에 나설 때부터 이미 예정된 것 아닌가. 밖에선 다 아는데 민주당 사람들만 모르나 보다. 대내비인가?

바람잡이로 나서는 것으로 모자라, 구겨진 대표님의 체면까지 알아서 펴드리는 저 깨알 같은 아부 정신. 어차피 이재명은 사법리스크로 낙마할 가능성이 높으니, 개딸들이 보는 앞에서 미리 후계자 자리에 침 발라 놓으려는 것이다. 정 최고위원이 동을 뜨자 지도부 전체가 앞다투어 추대 운동에 나섰다. “이재명 대표께서 개혁 국회를 위해 연임을 결단해 주십시오.” 이 대표 추대 운동이나, 1950년대 이 박사 추대 운동이나 본질은 동일하지 않겠는가. 전하,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연안파, 소련파, 갑산파 숙청으로 김일성 유일 체제가 확립된 것처럼, 민주당에선 공천이라는 이름의 숙청을 통해 이재명 유일 체제가 완성됐다. 그 결과 ‘지도자와 대중의 직접적 결합’이라는,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이상한 정당이 탄생했다. 심지어 김용민 같은 강성조차도 결이 다른 목소리를 냈다고 ‘수박’ 취급을 받는다. ‘대표직을 내려놓는 게 대선 레이스에 유리하다’는 의견조차 허용이 안 되는 것이다. 안쓰럽지만, 어쩌겠는가. 그게 다 당신들이 만들어낸 천국인 것을.

등질적 집단엔 다양성이 없고, 다양성이 없으면 ‘고를’ 일도 없다. 그래서 민주당에서 ‘선거’가 사라진 것이다. 원내대표 선거처럼 국회의장이나 당대표 선거도 사실상 한 사람을 추대하는 찬반투표로 치러질 것이다. 어디 무서워서 출마하겠는가?

이 모든 게 그 잘난 ‘당원 민주주의’의 결과라니 어쩌겠는가. 문제는 이 민주주의의 자살이 민주당 내에서 그치지 않는다는 데에 있다. 원래 집단이란 안으로 동질성이 강해질수록 밖으로 배타성도 강해지는 법. 파괴의 에너지는 바로 밖을 향하게 된다.

민주당 국회의장 후보들은 국회의장에게 부여된 ‘중립의 의무’를 부정하는 발언을 경쟁적으로 쏟아냈다. ‘민의의 전당’이어야 할 국회를 한 당파의 ‘투쟁 무기’로 바꾸어 놓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이들이 공격하는 것은 의회민주주의 제도 자체다.

입법부의 본질을 변질시키는 것으론 만족하지 못하는 모양이다. 대장동 변호사로 이번에 당선된 이 대표의 측근은 “사법부 개혁을 넘어 민주적 통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압도적 의석의 힘으로 사법부마저 자기들의 통제하에 놓겠다는 얘기다.

이게 어디 한 사람의 개인적 일탈이겠는가. 민주당에선 이화영의 거짓말을 공식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6월 7일 선고를 앞두고 (이 대표 구속영장 기각 때 이미 인정된) 이화영 진술의 임의성을 인정하지 말라고 판사에게 요란한 압력을 넣고 있는 것이다. ‘민주적 통제’란 말속엔 사법부만은 자기들 뜻대로 안 된다는 답답함이 담겨 있다. 그게 삼권분립이다. ‘사법에 대한 민주적 통제’란 곧 사법에 대한 민주당의 통제를 말한다. 그게 두 야당 대표를 비롯한 부패한 정치인들의 꿈이기도 하다.

입법부와 사법부 다음의 목표는 행정부다. 민주당에서는 22대 국회가 열리면 이재명 대표의 공약인 전 국민 25만 원 지급을 행정부나 사법부의 통제를 받지 않는 ‘처분적 법률’의 형태로 추진하기로 했다. 이젠 행정부의 권한까지 넘보는 것이다.

헌법상 예산편성권은 행정부에 있기에 이 법률은 위헌 소지가 크다. 통상 이런 포퓰리즘 공약은 선거 때 재미 좀 보다가 선거 후엔 없었던 일로 하기 마련. 그런데 선거도 끝났는데 위헌의 위험까지 무릅써가며 밀어붙이는 이유는 뭘까? 바로 지도자의 트레이드마크 공약이기 때문일 게다. 입법, 사법, 행정의 3부를 겨냥한 이 모든 월권의 중심에는 이재명 대표가 있다. 대선이 아직 3년 남았는데 민주당 사람들의 머릿속에선 이미 그가 대통령으로 이 나라를 통치하고 있는 것이다.

국회의장 후보로 출마했던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아예 헌법을 고쳐 대통령 거부권에 대한 재의표결 의석수를 180석으로 하향하겠노라고 공약한 바 있다. 그 경우 정말 이 대표가 비유가 아닌 글자 그대로의 의미에서 ‘여의도 대통령’이 될 것이다. 민주당 내에서 사실상 ‘선거’라는 제도가 사라진 것은 정당 민주주의의 죽음을 의미한다. 문제는 이런 병적 현상이 일개 정당을 넘어 국가의 시스템까지 감염시키고 있다는 데에 있다. 물론 과장할 필요는 없겠지만, 그래도 이 경향은 분명 ‘위험’하다.

진중권 광운대 교수

• esea**** 7분 전

  좋은 말을 해주니, 둘레길에서 쓰레기도 줍고 아카시아 향도 만끽하면서 산책하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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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all**** 9분 전

  머지않아 영어의 신세가 될테니, 남은 시간 졸개들 데리고 여의도 골목대장이나 해보게 내버려두시구려. 아직은 이 나라 국민이 그 정도로 비이성적이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언제나 좋은 글에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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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lsa**** 15분 전

  얄미운 쥐같은 것, 또 기어 나왔네—- 여편네 범죄를 덮기 위해 발악하는 술통에게는 한마디도 못하고, 만만한 야당 욕이냐?—- 때리는 시어미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밉더라고ㅡ 옆에 있으면 짓밟아 버리고 싶은 색 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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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chs**** 32분 전

  하여튼 집권여당과 윤통부부에 대해서는 털끝하나 못건드리는 모지리가 무슨 개같은 칼럼을 쓴다고 설치시나? 정말로 꼴보기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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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oun**** 43분 전

  입으로만 민주주의다 공식정부서열 두번째 국회의장도 원내대표도 내가 임명한다 이나라가 이재명 자유주의국가인가 민주국가인가 ? 이래도 대통령 인사권 시비할건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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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mo**** 48분 전

  정치평론을 하는게 아니라 소설쓰듯이 결론을 정해두고 경박함 그대로 나타나는 글의 행간에서 가입한 후 탈퇴를 거듭한 철새진보정당 경력자 치졸함이 넘 쉽게 엿보인다. 조국교수 부인의 도움으로 발벌이교수 했지만 한번의 망설임 없이 총장편에서 조교수부부를 배신한 전력을 모르는 국민이 없는데도 아직도 각종매체에 나와 윤석열 뒤를 햝아먹는 냄새풍기는 값싼말들 뱉어내는 이런 인간이 어디엔지 필요해서 논객으로 여전히 써먹는 최고인기 중앙이 가련하면서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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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s0**** 1시간 전

  냄비국 믿슘니다 광신도들이 만들어가는 후진국, 그들이 찍어 그들이 뽑아 그들이 후지게 사는겁니다. 리더가 누구든 뽑는 시민이 후지면 결국 후지게 되는겁니다. 믿슘니다 도박하듯 아무나 번호보고 찍는데 제대로 된 리더가 나오겠냐구요. 후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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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erg**** 5시간 전

  이런 경향이 어제 오늘의 문제인가? 세계에서 거의 유일한 북한의 개인숭배 사회주의 체제도 그렇고 한국의 그 무수한 개인숭배 종교들. 이러한 민족성향에 대해서는 진중권이 누구보다 잘 알텐데 왜 그간 한국의 시민성은 디지털 세대로 저만치 앞서가는데 정치권이 뒤져있다는 둥 헛소리를 했던 것인지? 시민성이 개인숭배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정치가 항상 그걸 반영할 수 밖에 없다는 간단한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에 진중권의 논리는 공허할 수 밖에 없는 것. 소위 빠 논리를 빼면 한국사회에서 이해되는 현상이 뭐가 남는다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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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gim**** 5시간 전

  인간 집단의 지도자 그릇은 따로 있다. 보통 지도자라 함은 强壓的 지도력과 自發的 지도력으로 구분 하게 된다. 1945년. 프랑스 해방 후 정치 혼란기에 드골의 측근들은 쿠데타를 종용 하였다. 군부도 이에 동의 하였다. 드골은 단호히 거부 하였다. 프랑스 헌법을 존중 해야 한다는 것이 그 명분 이었다. 드골은 정치권과 국민이 자발적으로 자신의 지도력에 따르게 하기 위하여 군복을 벗고 민간인 신분으로 정치에 참여 하였다. 근대 프랑스 최고의 지도력을 보인 드골 대통령의 지도력 이었다. 반면에 같은 혼란기를 겪은 이승만은 해방 정국 3년 동안 뛰어난 정략으로 김규식 선생을 지도자로 밀던 하지 장군을 제압 하고 국회에서 대통령에 당선 되었다. 그러나 그 가 집권 12년 동안 자행한 헌법 말살의 역사는 결국 그의 비참한 파멸을 부르고 말았다. 미국 본토에 입국도 못하고 섬 하와이 노인 요양원에서 죽음을 맞은 것이다. 박정희, 전두한의 말로는 어떠 하였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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