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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라는 희망 나의 30대는 힘들었다. 직장 때문에 고향을 떠나 제주에 살았다. 회사에서는 열심히 일해야 하는 직원으로, 집에서는 두 아들의 엄마 로 정신없는 날들을 보냈다. 언젠가부터 내가 사라지는 듯한 느낌이 자주 들었다. 퇴근을 하고 나면 육아를 위해 집으로 다시 출근하는 게 일상이었다. 아이들을 재우다 같이 잠들기 일쑤였고, 다음 날 아침 눈을 뜨면 내 시간을 갖 지 못했다는 억울한 감정이 올라왔다. 하지만 남들도 다 이렇게 살 겠거니 생각했다. 그러다 암이 찾아왔다. 생명이 위험한 정도는 아니었지만, 살면서 생각해 본 적 없는 병 앞에서 내 삶을 되돌아봤다. 이렇게 살다가 어 느 날 갑자기 세상을 떠난다면 너무 억울할 것 같았다. 암 치료를 위 해 휴직하면서 내가 살아 있음을 느껴 보기로 결심했다. 독서 모임을 시작했다. 한 달에 한 번 책을 읽고 사람들을 만나면 서 책 읽기에 재미를 붙였다. 소설가 정유정의 책 《히말라야 환상방 황》은 가을 낙엽처럼 메마른 내 마음에 불을 붙였다. 책을 읽을수록 히말라야가 궁금했다. '과연 어떤 곳일까?' '한 번 경험해 보고 싶다.' 같은 생각들이 머릿속에 가득했다. 마지막 장을 덮고 잠자리에 누웠을 땐 심장이 두근거려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가슴을 진정시키려 애쓰다 이불을 걷어찼다. '그래! 내 심장을 뛰 게 하는 그곳, 히말라야에 가 보자.' 독서 모임 멤버 K와 M이 히말라야에 관심을 보였다. 우리는 즉흥 적으로 '히말라야 원정대'를 꾸리고 1년 뒤 떠나기로 했다. 그러면서 도 머릿속에 피어오르는 의문 하나는 어쩌지 못했다. '애들 주렁주렁 딸린 워킹맘들이 정말 히말라야에 갈 수 있을까? 히말라야의 힘은 생각보다 강했다. 나는 회사 내 피트니스 센터에 등록해 새벽 운동을 시작했다. K는 오랫동안 해 온 요가 수련에 더 해 주말마다 오름에 올랐다. M은 운동을 하며 30킬로그램을 감량했다. 약속한 날이 다가올 때쯤, 우리는 한라산 등반으로 체력 테스트를 했다. 모두 만족스럽게 통과했다. 그렇게 우리는 2020년 2월 네팔로 떠났다. 휴가를 길게 내지 못한 탓에 그토록 가고 싶었던 안나푸르나 베이 스캠프(ABC)까지 가지는 못했다. 대신 히말라야 고봉들을 생생히 감 상할 수 있는 해발 3,210미터의 푼힐 전망대에 다녀왔다. 설산 너머로 떠오르는 아름다운 황금빛 태양을 보니 그간의 노력 을 보상받는 것 같아 눈물이 났다. ABC에 가지 못해 아쉬웠지만 그 래도 괜찮았다. 또 갈수 있는 날이 올 테니. 네팔 트레킹 이후 등반이라는 취미가 생겼다. 이제 40대가 된 나는 주말마다 전국의 산을 열정적으로 누비고 있다. 30대 때보다 더욱 건강해진 몸으로, 마음에 히말라야라는 희망을 품고서. 오서영 | 공정위원회 조사관 나는 삶에 욕심이 있어요. 호기심도 못 말리죠. 그래서인지 아직도 발 견할 것들이 남아 있는 것 같아요. 아주 가까이에 있지만 미처 알지 못한 것들이. _ 마르타 아르헤리치 |
Eternal Eclipse - Hypernova (Official Music V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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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글 감사 합니다
반갑습니다
동트는아침 님 !
다녀가신 고운 걸음
감사합니다~
상쾌한 8월의
아침입니다,,
오늘 하루도
활기차고 웃음으로
가득하셨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