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712 - 260715
어른의 품위 - 최서영 - 북로망스
우리나라는 현행법으로 성인(成人)의 나이는 19세라고 한다. 한자의 의미를 놓고 풀이하면 사람으로서의 자격을 온전히 이루었다는 의미이며 유교적 관점을 더한다면 사람다운 사람이 되었다는 인격적 완성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성인’이라는 한자어를 우리말로 간단히 번역하면 ‘어른’이 되겠다. 어른의 단순한 뜻은 ‘다 자란 사람’이라고 하는데 그 다 자란 사람은 자신이 선택한 행동에 대한 결과를 스스로 책임질 수 있어야 어른이라고 불릴 수 있다고 하니 나이를 먹었다고만 해서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 되겠다. 유교적으로 요구되는 사람으로서의 여러 가지 조건들을 오롯이 포함하여야 어른이 되는 것이다. 그러니 사회나 가정에서 통상적으로 이야기 하는 어른의 의미는 법적인 성인 보다는 상위 호칭이라고 할 수 있겠다. 즉, 어른의 진정한 뜻은 성인보다는 훨씬 더 무거운 책임과 의무가 동반된다고 해야 할 것이다.
이 책의 제목은 ‘어른의 품위’다. 요새는 읽기 쉽고 느낌도 좋은 우리말 단어가 있음에도 유식의 목적으로든 문장 구성의 어울림으로든 같은 뜻의 한자어 사용을 더 선호하는 경우가 있다. 우리말 구성의 많은 단어가 한자어로 되어 있으니 어쩔 수 없지만 그러나 이 책의 제목을 한자어 구성으로 ‘성인의 품위’라고 하였다면 조금은 품격이 떨어져 보일 수가 있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책의 저자는 불혹의 나이에 들어선 여성으로 아나운서 출신이고 현재는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책의 글이 지루한 부분이 없이 모두 부드럽고 마음 편하게 느껴진다. 책을 읽기 전에는 어른의 품위를 지키려면 어떠어떠한 것들을 갖추어야 하고 어떤 것들을 필수적으로 지켜야하고 어떤 의무와 책임이 주어지는가 등등 모든 분야에서 1,2,3,4로 리스트를 만들고 그에 대한 설명들이 이어지는 것으로 알았다. 그러나 책 속에 그런 줄서기 리스트는 없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 책엔 저자가 어른이 되면서 행하여야 하는 자신의 어른리스트가 은연중에 모두 포함되어 있다. 그러니 다른 어른들도 천천히 살펴보며 읽다보면 어른으로서 저자와 동질의 책임과 의무가 느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길 때의 느낌은 지금까지 읽은 산문들 중에서 마치 내 생활을 적은 것처럼 상당히 부드러운 느낌을 받았다는 것이다. 특별히 어떤 문장을 뽑아서 따옴표를 붙여 내 글에 기술하지 않아도 내가 살아온 삶의 일부처럼 느낄 수가 있었다. 그러나 그런 내용 중에서 내가 특별히 거론하고 싶은 문장 하나는 “내 딸이 어느 날 믿을만한 어른을 떠 올릴 때 나를 떠울릴 수 있도록 좋은 어른이 되고 싶다. 이 생각의 시작이 내 엄마라는 데 감사한다.”라는 것이다. 어른의 품위를 완성하는데 이 보다 더 값진 말이 있을 수 있을까? 어머니에서 딸로 또 딸의 딸로 이어지는 이 가르침이야말로 참된 어른의 품위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이 책을 읽기 전에 나는 늘 생각하던 것이 있다. 이 책을 알기 전부터였지만 책을 읽고 나니 책 제목의 짝퉁이 되어버렸지만 ‘노인의 품격’이라는 것이다. 어른의 품위에 하나 더 얹은 의무와 책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제 이 책을 읽었으니 지금부터는 좀 더 진지한 노인의 품격을 생각해 봐야겠다. 청소년부터 모든 성인, 어른에 이르기까지 권하고 싶은 책이다.
2026년 7월17일
하늘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