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 슈바이처’ 하느님 품에
헐벗고 소외된 환자들을 보살피며 ‘가난한 이들의 벗’으로 헌신해 온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부설 요셉의원 선우경식(요셉) 원장이 4월 18일 새벽4시 서울 반포동 가톨릭대 강남성모병원에서 선종했다. 향년 63세.
고(故) 선우경식 원장의 장례미사는 4월 21일 오전9시 서울 명동주교좌성당에서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 주례로 봉헌됐으며, 유해는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울대리 산 20번지 천주교 길음동성당 묘원에 안장됐다.
철거민촌 의료봉사를 시작으로 안정된 미래를 뿌리치고 가난한 이들과의 삶에 뛰어든 고인은 1987년부터 무료병원인 요셉의원 원장을 맡아 노숙자와 행려인, 이주노동자 등 사회로부터 소외된 아픈 이들을 돌봐왔다. 20년간 요셉의원을 거쳐 간 환자는 42만여 명에 달한다.
특히 고인은 뇌졸중과 위암으로 3년 넘게 투병하면서도 틈틈이 요셉의원을 찾아 환자들을 돌봤다. 뇌출혈로 쓰러지기 전날인 4월 14일에도 고인은 요셉의원에 들러 환자를 진료하고 봉사자들을 격려했다.
고인은 의술을 통해 사랑을 실천한 공로로 가톨릭대상 사랑부분상(1997년), 호암상 사회봉사상(2003년), 국제 로타리 창립 100주년 기념 특별사회봉사상(2004년), 백강상(2007년) 등을 수상했다.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은 고인의 장례미사 강론에서 “고인이 남겨준 사람에 대한 사랑과 희생, 봉사 정신은 각박하고 거친 세상 속에서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갈 희망의 등불이 될 것”이라며 “우리 시대의 성인인 선우원장님의 뜻이 더 많은 이들을 통해서 널리 퍼져 나가길 기원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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