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이 오늘날까지 의성으로 추앙받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그의 의학적 저술 때문이다.
종이와 인쇄시설이 극히 구하기 힘든 시기였으므로 임금의 지시가 아니면 책을 만들기 어려웠다. 오늘날 남아 있는 모든 허준의 저술은 왕명에 의한 것이다.
〈찬도방론맥결집성 纂圖方論脉訣集成〉
기록에 있는 허준의 저술은 1581년 5월에 나온 〈찬도방론맥결집성 纂圖方論脉訣集成〉
원서는 1권으로 되어 있는데 표현이 잘못된 곳이 많고 문장도 복잡하게 얽혀져 실제 임상에는 사용하기 어려운 책이었다. 이것을 허준이 고쳐쓰면서 문장을 짧고 쉽게 바꾸고 잘못된 것은 바로잡아 4권의 책으로 만든 것이다.
〈두창집요 痘瘡集要〉
허준이 쓴 책은 동의고전 중의 하나인 〈두창집요 痘瘡集要〉로, 두창(천연두
두창의 원인과 치료법을 모르게 되어 자연히 미신적 측면으로 흘러 백성들의 고통이 심했다. 나라에서는 두창에 관한 책의 편찬을 허준에게 위임했다. 허준은 자신의 오랜 기간의 치료경험과 〈의학입문 醫學入門〉·〈고금의감 古今醫鑑〉·〈득효방 得效方〉·〈만병회춘 萬病回春〉, 전씨의 〈소아직결 小兒直決〉 등을 참고하여 1년 만에 〈두창집요〉를 편찬했다.
이 책의 상권에는 두창의 원인·예방·증상이 서술되어 있고, 하권 뒷부분에는 임신부의 두창과 반진에 대한 내용이 씌어 있다. 이 책은 출간 전후 두창 치료의 참고서로 널리 이용되었는데 당시 사회발전의 한계로 말미암아 비과학적·비위생적인 내용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 책은 1601년에 편찬되었고, 1608년 내의원에서 목판본으로 출판했다.
〈언해두창집요 諺解痘瘡集要〉
〈언해두창집요 諺解痘瘡集要〉는 이 책을 우리말로 번역하여 백성들이 사용하기 쉽게 만든 책이다.
〈언해태산집요 諺解胎産集要〉 역시 1608년에 허준이 왕명을 받아 찬술한 부인과에 속하는 태산(胎産)과 태아보호에 관한 의서로 1책으로 되어 있고 각 항목마다 한글로 번역되어 있다. 이 책은 총 81장으로 되어 있는데 그 기술이 정연하고 산과에 관해서는 빠짐없이 간결하게 씌어 있다. 이 책의 인용서는 〈의학입문 醫學入門〉·〈의학정전 醫學正傳〉·〈소문 素問〉·〈맥경 脈經〉·〈고금의감〉·〈부인대전 婦人大全〉·〈종행선방 種杏仙方〉·〈본사방 本事方〉·〈득효방〉 등이다.
〈언해구급방 諺解救急方〉
〈언해구급방 諺解救急方〉은 조선시대 세종의 명을 받아서 편찬한 구급방을 허준이 선조의 명을 받아 우리말로 옮겨 1607년 내의원에서 간행한 책으로 상하 2책으로 되어 있다.
〈동의보감〉
우리나라의 의학전통은 모두 〈동의보감〉으로 흘러들어왔다가 다시 〈동의보감〉에서 흘러나갔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만큼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의서이다. 〈동의보감〉은 기존의 의학전통을 집약해놓았을 뿐만 아니라 이후의 의학전통의 원천이 되었다. 18~19세기에 나온 우리나라의 대표적 의서인 주명신의 〈의문보감 醫門寶鑑〉, 강명길의 〈제중신편 濟衆新編〉, 황도연의 〈의종손익 醫宗損益〉 등은 〈동의보감〉을 약술해놓은 것이다.
이 〈동의보감〉은 허준의 대표적 저작일 뿐만 아니라 필생의 저작으로서 중국·일본을 비롯한 동양에서는 물론 유럽에까지 영향을 미친 위대한 의서이다.
〈신찬벽온방 新纂辟瘟方〉
〈신찬벽온방〉은 〈간이벽온방 簡易辟瘟方〉보다 체계적·실용적인 치료법들이 씌어져 있어 당시 전염병 치료의 참고서로 널리 이용되었다. 물론 당시 과학발전의 한계를 넘지 못하여 전염병의 원인과 예방법에서는 제한성이 많았다.
〈벽역신방 辟疫神方〉
이 책을 편찬한 이유는 1612년 함경도에 역려가 유행하고 이듬해에는 8도에 전파되었기 때문에 1525년(중종 20)에 간행된 〈간이벽온방〉을 다시 인출하여 각 도에 반포했고 그 책이 효용이 없는 점을 염려하여 다시 허준이 쓴 〈신찬벽온방〉을 1613년에 반포했으나 논역이 종식되지 않은데다가 여름부터는 당독역(唐毒疫)이 유행하여 많은 사람이 죽었기 때문에 왕이 허준에게 명하여 다시 이 책을 편찬하게 한 것이다.
이때 유행한 당독역은 발열·두통이 있고 전신에 붉은 발진이 생기며 정신이 혼미하고 헛소리를 하며 목에 동통이 있고 한기가 있는 것으로 보아 성홍열이 아닌가 추측된다. 이처럼 허준은 여러 권의 중요한 의서를 저술하여 사람들을 병고에서 구하려고 노력했는데 그가 쓴 책들은 모두 중요한 의서로서 지금까지도 효용성을 인정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