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114 연중 제1주간 토요일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13-17
13 예수님께서 호숫가로 나가셨다. 군중이 모두 모여 오자 예수님께서 그들을 가르치셨다.
14 그 뒤에 길을 지나가시다가 세관에 앉아 있는 알패오의 아들 레위를 보시고 말씀하셨다. “나를 따라라.” 그러자 레위는 일어나 그분을 따랐다.
15 예수님께서 그의 집에서 음식을 잡수시게 되었는데, 많은 세리와 죄인도 예수님과 그분의 제자들과 자리를 함께하였다. 이런 이들이 예수님을 많이 따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16 바리사이파 율법 학자들은, 예수님께서 죄인과 세리들과 함께 음식을 잡수시는 것을 보고 그분의 제자들에게 말하였다. “저 사람은 어째서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 음식을 먹는 것이오?”
17 예수님께서 이 말을 들으시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건강한 이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이들에게는 필요하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우리에게는 우리의 연약함을 동정하지 못하는 대사제가 아니라, 모든 면에서 우리와 똑같이 유혹을 받으신, 그러나 죄는 짓지 않으신 대사제가 계십니다.
그러므로 확신을 가지고 은총의 어좌로 나아갑시다. 그리하여 자비를 얻고 은총을 받아 필요할 때에 도움이 되게 합시다."(히브 4,15-16)
우리가 아플 때 함께 아파하시고 우리가 슬플 때 함께 슬퍼하시고 우리가 기쁠 때 함께 기뻐하시는 예수님.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
참회예절로 미사를 시작한다. 그리스도인들은 자신이 죄인임을 깨닫고 주님께 자비를 청하면서 미사를 준비한다. 사실 1999년 두 차례의 대수술을 하면서 죽었다 살아난 치유기적 사건 이전에 나는 미사를 이 참회예절로 시작하는 것이 못마땅하였다. "죄인을 불쌍히 여기소서"라고 매 미사 때마다 반복하는 것이 위선으로 느껴졌었다. 멀쩡하고 능력있는 나 자신을 죄인이라고 인정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내 힘으로 다 할 수 있다는 확신에 차 있을 때였다. 바리사이나 율법학자 같았다. 열정적으로 일하며 살았지만 기쁨이 없었다. 늘 화와 불평 불만으로 차 있었다. 광야에서의 이스라엘 백성 같았다. 쉽게 좌절과 절망을 느꼈다. 당연히 이런 교만한 내가 예수님을 만나는 것은 불가능했다.
“저 사람은 어째서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 음식을 먹는 것이오?”
예수님께서는 죄인들을 부르러 이 세상에 오셨다. 죄와 죽음의 한계 속에서 나약하고 부족하고 불완전한 존재로 살아가는 죄인들을 부르러 이 세상에 오셨다. 때문에 자신을 죄인으로 의식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결코 예수님을 만날 수 없다. 받아들이지 못한다. 똑똑하고 지혜롭다는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 돈과 권력을 가진 부자들은 결코 예수님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귀로 빠져나가는 것이 더 쉽다"(마르 10,25).
병들고 늙으면 쉽게 알게 될 것을 어리석은 똑똑한 사람들, 부자들은 알지 못한다. 그들은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한다.
예수님과 그분의 제자들과 식탁에서 자리를 함께 한 세리와 죄인들처럼, 우리 생태복지마을 식구들은 한국의 둘레길을 따라,
걸으며(camminare),
기도하고 봉사한다.
(Ora et Lavora)
예수님의 하느님 나라의 복음선포의 길을 함께 걷는다.
공감과 연대와 나눔으로
가난하고 고통 중에 있는 사람들과
동반하며(accompagnare),
이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시는
하느님을 찬미한다(adorare).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의 새 계명을 실천하며, '좋은 이웃 고마운 마음 아름다운 세상 아름다운 인생'을 만난다.
지금 우리는 서해랑길 군산(정읍시 순창군 남원시 임실군 장수군) 구간 53-55코스를 걷는다. 이 길은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하느님 나라의 복음을 들으며, 기도하고 봉사하며 걷는 신앙의 길이다.
이 구간에는 전주교구 군산 어청도공소와 정읍 구장공소와 능교공소와 동막공소와 등천공소와 신기공소와 신성공소와 신평공소와 옥단공소와 종산공소와 죽림공소와 진흥공소와 태인공소와 한교공소와 임실 관촌공소와 삼길공소와 성수공소와 신전공소와 장수 덕산공소와 번암공소와 상동공소와 수분공소와 하동공소가 있다.
군산 신시도 최양업신부 표착지가 있다.
군산 외국인근로자 문화센터와 군산 장애인 종합복지관과 나포길벗공동체와 나현네집과 모드니직업적응훈련센터와 성언복지원과 성모양로원과 성모 요양원과 정읍 하늘향노인복지센터가 있다.
이 길을 걸으며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하느님 나라의 복음을 들으며, 감사와 찬미를 드린다.
나이 사십 중반에 죽었다 살아나면서 나도 내가 얼마나 나약하고 부족하고 불완전한 존재인가를, 하챦은 존재인가를 비로소 깨달았다. 죄와 죽음의 한계 속에 살아가는 죄인임을 어렴풋이나마 깨달았다.
"나도 죄인입니다. 나를 위해서도 기도해주십시요."
현 교황님이 교황으로 선출되었을 때 베드로 광장에 모여있던 신도들에게 한 부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