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에 10곳이나 있지만 하나라도 문제가 생긴다면 생활에 큰 불편함을 느끼게 되는 부위는 어느 곳일까요? 바로 손가락입니다. 손가락이 아프면 물건을 제대로 들어올리거나 움켜잡기도 힘들고 젓가락질, 필기 등을 하는데도 큰 제약이 따르게 됩니다.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하루 종일 바삐 움직이는 손가락들. 그러나 평소 손가락 건강에 신경 쓰시는 분들은 많지 않죠. 지금 손가락을 접을 때 손가락 마디에서 '딸깍' 소리가 느껴지는 분들이 있으실 겁니다. 이러한 경우 손가락 관절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앞으로 관리를 시작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손가락에 나타나는 대표적인 근골격계 질환으로 방아쇠수지증후군이 있습니다. 손가락을 접을 때 나는 딸깍 소리가 마치 총의 방아쇠를 연상시킨다 하여 붙은 이름입니다. 주된 원인으로는 반복적인 손가락 사용으로 인해 손가락 힘줄에 지속적인 마찰이 가해지면서 염증이 생기고 통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엄지나 중지, 약지에 많이 발생하게 됩니다.
방아쇠수지증후군은 손을 자주 사용하는 직업군에서 주로 발견됩니다. 과거 방아쇠수지증후군은 설거지, 빨래 등 집안일을 반복하는 중년 주부들에게서 많이 나타났는데요. 최근 스마트폰과 키보드, 마우스의 잦은 사용으로 인해 젊은 나이대의 직장인 환자가 크게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골프나 테니스 등 스포츠를 취미로 즐기는 분들이 연습이 과다할 경우 발생하기도 합니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2010년 12만 여명이었던 국내 방아쇠수지증후군 환자의 수는 지난해 21만 여명 수준까지 증가했습니다. 문제는 손가락 통증을 치료가 필요한 질환으로 인지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통증이 심하다가도 호전되는 양상을 보이기 때문에 일시적인 증상으로 치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방아쇠수지증후군의 주된 증상은 손가락 마디를 구부릴 때 발생하는 통증입니다. 초기에는 통증보다는 손가락에 힘이 빠지거나 움직임이 부자연스러워지는데요. 점점 염증으로 인한 붓기 때문에 아픈 정도가 심해지고 손가락을 구부리거나 펴는 게 힘들어집니다. 방아쇠수지증후군을 방치할 경우 만성 염증질환으로 발전해 퇴행성 변화가 나타나 회복이 어려워질 수 있으므로 조기에 발견해 전문가의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방에서는 손가락과 같이 작은 관절 질환의 경우 약침과 침, 뜸 등을 사용해 치료를 진행하게 됩니다. 순수 한약재를 정제해 환부에 주입하는 약침은 항염증효과가 뛰어나며 신경을 강화시켜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또한 침과 뜸치료를 병행해 손가락 근육과 인대의 긴장을 풀어줘 통증을 완화하고 빠른 회복을 돕습니다.
방아쇠수지증후군 예방을 위해서는 손가락의 반복적인 사용을 피하고 평소 자주 손과 손목을 풀어줘 손에 긴장이 쌓이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귀가 이후 섭씨 40도 정도의 따뜻한 물을 준비한 후 손목까지 잠기도록 담가 10분간 손을 움직여 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손가락 지압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는데요. 손목 안쪽을 눌러주듯 마사지 해주면 손가락 통증 완화에 효과가 있습니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고 하죠. 자녀가 조금이라도 아프면 염려가 되고 병원에 데려가고 싶은 것이 모든 부모의 심정일 것입니다. 일상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손가락. 건강한 손을 유지하기 위해 앞으로 손가락도 내 자식이다 생각하고 관심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손을 과도하게 사용할 경우, 각종 근골격계 질환이 발생한 위험이 증가한다. 이러한 경우 '손목당기기 스트레칭'을 통해 손과 손목 주변 근육과 인대를 이완시켜 주는 것이 중요하다. 한쪽 팔을 앞으로 뻗어 손 끝을 아래로 해준다. 반대편 손으로 뻗은 손을 눌러 몸 안쪽으로 15초간 당겨준다. 이후 손의 방향을 바꿔 같은 방법으로 실시해주면 된다. 이는 손과 손목 부위의 근육이 부상당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손목당기기 스트레칭은 의자에 앉은 채로도 가능하므로 생각날 때마다 틈틈이 실천해주는 것이 좋다.
'쭉쭉 뻗기 스트레칭'은 우리에게 익숙한 동작이다. 몸이 찌뿌둥할 때 기지개를 켜는 동작과 유사하다. 간단한 동작이지만 쭉쭉 뻗기 스트레칭은 손과 손목, 팔 전체를 이완시켜주는데다 척추 근육의 긴장을 완화하는 효과도 있는 일석이조 스트레칭법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우선 양손을 깍지 낀 후 머리 위해 쭉 올린다. 머리 위로 손을 쭉 올리면서 목과 윗몸을 살짝 뒤로 젖히면 된다. 뒤로 젖힌 자세를 10초간 유지하고 이를 3회 반복하면 된다.
▲ 김경훈 병원장 |
김경훈 울산자생한방병원 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