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 어린이 잡지 시장 현황으로 알아보는 캐릭터 시장 진출전략 -
□ 놀라운 러시아 어린이 잡지 시장의 잠재력
ㅇ 우리나라 미취학 아동들에게 아이챌린지, 씽크빅 등 학습지의 정기구독이 보편화돼 있는 반면, 러시아의 경우 만화화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어린이 잡지 시장이 점차 확대 추세에 있음.
ㅇ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는 지하철 역사 내에 40여 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정기발간물 서점 Pervaya Polosa나 지하철역 주변 인도에 배치된 Kiosk 등에서 겨울왕국, Peppa Pig, 폴리 등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을 주제로 한 잡지를 흔히 발견할 수 있음.
ㅇ 러시아 어린이 잡지의 발행주기는 월간, 격월간, 연 3회 등으로 잡지에 따라 다양하며, 가격대는 200~300루블(약 4~5달러)로, 20~40페이지 분량의 소프트커버에 중철제본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음. 또한, 잡지의 절반 이상은 소형 캐릭터 장난감, 브로마이드 등을 부록으로 제공함.
ㅇ 러시아 어린이 잡지시장의 메이저 출판사인 Egmont 사에 따르면, 이 같은 잡지의 주요 독자 연령층은 3~15세로, 40%는 모스크바, 50%는 기타 지역 유통망을 통해 판매되며, 10%는 정기구독 고객인 것으로 알려짐.
ㅇ 어린이 잡지는 표지에 발간월이 아니라 발간 호수를 표기(2016년 1호 등)하고 있으며, 부모들은 출판물 관련 포럼(우리나라의 포털이나 자유게시판에 해당)에서 잡지의 내용이나 부록, 판매처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기도 함. 과월호의 경우, 인터넷 서점 및 수집가 등을 통해 정가의 2~3배 이상 가격에 판매되기도 함.
□ 러시아 어린이 잡지 시장의 공룡, Egmont
ㅇ 1992년 설립된 Egmont Russia는 덴마크 기업인 Egmont International Holding의 자회사로, 1990년대 초 소련의 붕괴와 함께 기존 어린이 잡지들이 폐간되면서 재편된 러시아 어린이 잡지 시장의 독보적인 강자로 부상함.
ㅇ 러시아 어린이 잡지 시장 점유율의 60~7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Egmont Russia의 2014년 어린이 잡지 및 서적의 출간부수는 1600만 부, 매출액 16억 루블(약 3200만 유로)로, 발행부수 기준 러시아 대형 출판사 5위를 차지함.
ㅇ Egmont는 러시아 TV채널인 1tv, Russia, CTC(이상 일반채널), Disney, Karusel, Nikelodeon(이상 어린이 채널) 등에 방영되는 Walt Disney, Mattel, Warner Bros, Hasbro, Rainbow, Smeshariki 등 국내외 대형 미디어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Angry Birds, My Little Pony, Fairies, 겨울왕국, Smeshariki 등 45종의 잡지를 출간하고 있음.
ㅇ Egmont 사의 주요 독자 연령층은 3~15세로, 40%는 모스크바, 50%는 기타 지역 유통망을 통해 판매되며, 10%는 정기구독 고객인 것으로 알려짐.
Egmont 발간 어린이 잡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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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원: Egmont 홈페이지
□ 이탈리아계 Centauria, 영국산 Peppa Pig 캐릭터로 러시아 동심 점령
ㅇ 2012년 설립된 비교적 신생 미디어 마케팅 기업인 이탈리아 Centauria s.r.l은 2015년 러시아 KR Publishing 사와 합작으로 Centauria Rus를 설립함. 첫 번째 프로젝트로 영국의 어린이용 TV 애니메이션 캐릭터 Peppa Pig를 주인공으로 한 어린이 잡지를 기획 및 총괄하고 있음.
ㅇ 2015년 7월에 첫 호가 발행된 이후 격주로 발행되는 Peppa 잡지의 발행 부수는 3만5000~9만 부로 유동적임. 첫 호는 199루블로 신규 독자 유인에 효과적인 가격이었으며, 현재는 조금씩 가격이 올라 앞표지에 표시된 러시아 내 소비자희망가격이 299루블에 달함.
ㅇ 콘텐츠의 경우 스티커, 다른 그림 찾기, 종이공작 및 간단한 디저트 레시피 등 구성이 다채롭고, 이야기 및 알파벳 학습 등 내용이 현지화돼 있어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음. 독자들로부터 Peppa 제품이 들어간 사진을 응모받아 싣기도 하며, 뒷표지에는 다음 호의 장난감 및 콘텐츠에 대한 예고를 실어 다음 호 구매로 이어지도록 독자들을 유인하고 있음.
ㅇ 잡지 부록인 장난감의 경우 캐릭터 사진기, 확대경, 소형 캐릭터 인형, 낚시 등 플라스틱, 폴리우레탄 소재로 원가절감에 용이한 made in china가 대부분이며, 부정기적으로 여러 가지 장난감을 섞은 특별판을 판매해 재고 소진 효과를 얻기도 하는 것으로 보임.
Peppa Pig의 어린이 인형극 광고 및 잡지 앞뒷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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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원: KOTRA 상트페테르부르크 무역관
ㅇ 올해 5월 러시아 집권당인 통합러시아당 소속 정치인이 지방도시 페름에서 유치원 선거유세에 Peppa 인형탈을 동원해 논란이 있었음. 이는 러시아 내에서 Peppa 캐릭터의 인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케이블에서 방영되는 만화 캐릭터의 인기가 지역 3선 의원의 인기를 능가한다는 점에서 이야기거리가 되기도 했음.
ㅇ Peppa 인형극의 경우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러시아 대도시는 물론이고 유즈노 사할린스크, 이르쿠츠크, 울리야놉스크 등 극동지방과 바이칼 인근 인구 100만 이하 중소도시 등 러시아 곳곳에서 선보일 정도로 러시아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음.
ㅇ 또한, Peppa 캐릭터 관련 게임 및 책, 문구류, 파티용 소품은 Haris/Rosmen이, 레고 듀플로와 호환되는 플라스틱 제품은 Simba Toys Rus가, 자전거 및 킥보드는 Alisa 등이 유통하는 등 러시아 캐릭터 시장의 파이를 키우고 있음.
□ 시사점 및 전망
ㅇ 어린이 미디어 공룡 Egmont와 신생 Centauria의 진출전략은 매우 상반돼 있음. 러시아 시장 진출 20년이 넘은 Egmont가 45종의 잡지를 연간 3~12회 발간하는 다변화된 포트폴리오 전략으로 리스크를 최소화하며 소비자 입맛을 시험하고 있다면, 후발주자 Centauria는 Peppa라는 확실한 캐릭터 하나를 정해 연 24회 3년간 발간한다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구사하고 있음.
ㅇ 러시아는 미디어법 개정을 통해 2001년에는 방송사, 출판사 등 미디어 기업의 외국인 지분을 50% 미만으로, 2016년부터는 20% 미만을 유지하도록 규제하고 있음. 따라서 외국계 기업은 현지 기업과의 합작회사 설립, 라이선스 계약 등의 방식으로 진출해야 함.
ㅇ 어린이 잡지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고객을 유인하는 마트 전단지의 할인상품 같은 존재로, 잦은 브랜드 노출을 통해 고객들의 충성도 및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캐릭터 공연, 의류, 장난감, 책자 및 문구류 등 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의 구매로 유인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지고 있음. 폴리, 뽀로로 등 러시아에도 소개된 국내 캐릭터들이 어떻게 브랜드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임.
ㅇ 러시아 어린이 잡지 시장의 주요 연령대는 3~6세의 미취학아동임. 제품 사용자인 자녀는 잡지 표지의 캐릭터 그림과 부록으로 딸려오는 장난감, 브로마이드 등에 주로 반응하며, 구매자인 부모는 숫자, 알파벳 등 학습 콘텐츠가 포함돼 있기를 바라기 때문에 지속적인 구매를 위해서는 양측의 수요를 충족시킬 필요가 있음.
자료원: 러시아 시장정보분석회사 RBC(2015.10.2), Egmont사 홈페이지(http://www.egmont.ru/),
자료원: KOTRA 상트페테르부르크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