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미화 의원, ‘서울시 탈시설 조례’ 폐지 중단 촉구“장애인의 탈시설 거스를 수 없는 국제사회의 흐름이자 요구”
‘탈시설 조례 폐지안’ 서울시의회 제324회 정례회서 재논의 예정
더불어민주당 서미화 의원은 11일 오후 2시 국회소통관에서 ‘서울특별시 장애인 탈시설 및 지역사회 정착지원에 관한 조례 폐지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국회방송
더불어민주당 서미화 의원이 “장애인의 탈시설은 거스를 수 없는 국제사회의 흐름이자 요구”라며 ‘서울특별시 장애인 탈시설 및 지역사회 정착지원에 관한 조례’(이하 탈시설 조례) 폐지 중단을 촉구했다.
서미화 의원은 11일 오후 2시 국회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시설 조례 폐지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국탈시설장애인연대,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등 탈시설 당사자들이 함께했다.
지난 2022년 5월 25일 제10대 의회에서 서윤기 전 의원이 발의해 같은 해 6월 21일 본회의에서 의결되고 같은 해 7월 11일 공포·시행된 탈시설 조례는 장애인을 수동적인 보호의 대상에서 자율적인 인권의 주체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장애인 정책의 패러다임이 전환되는 추세임을 반영하는 취지로 마련됐다.
‘서울시 탈시설 조례 폐지 조례안 박살내기 퍼포먼스’. ©에이블뉴스DB
이 조례에는 장애인이 거주시설에서 벗어나 지역사회에서 자립해 생활할 수 있도록 탈시설 지원 근거 마련을 위해 탈시설에 대한 시장의 책무와 기본계획, 탈시설 정책 민관협의체 구성 및 운영, 탈시설 지원 사업 범위 및 예산 지원 등이 명시됐다.
하지만 서울시의회가 올해 3월 21일 탈시설 조례 폐지의 주민조례 청구를 ‘주민조례발안에 관한 법률’과 ‘서울특별시의회 주민조례발안에 관한 조례’에 따라 수리함에 따라 해당 폐지 조례안은 폐지의 기로에 놓이게 됐으나 4월 19일부터 5월 3일까지 열린 제323회 서울시의회 임시회에서는 보건복지위원회가 해당 폐지안을 상정하지 않음에 따라 심의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탈시설 조례 폐지안은 지난 10일 개회해 오는 28일까지 열리는 서울시의회 제324회 정례회에서 다시 논의될 예정이다.
11일 오후 2시 국회소통관에서 열린 ‘서울특별시 장애인 탈시설 및 지역사회 정착지원에 관한 조례 폐지 중단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더불어민주당 서미화 의원. ©서미화 의원실
서미화 의원은 “2009년 체험홈 제도를 지원했고 2013년에는 장애인 거주시설 탈시설화 추진계획을 발표하며 선도적으로 탈시설 정책을 지원하는 등 서울시는 정부보다 앞서 탈시설을 지원해 왔다. 그렇게 2022년 6월 제정된 탈시설 조례 또한 뜻깊은 성과이자 지방의회가 국회보다 빠르게 국제사회의 흐름을 파악하며 권리를 보장하고자 나선 긍정적 선례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탈시설 정책을 선도적으로 추진해 온 서울시가 장애인 정책 후퇴의 길을 달리고 있다. 탈시설 조례 폐지는 국제사회의 요구와 인권 가치의 실현을 위한 탈시설 정책 흐름을 외면하는 것”이라며 “탈시설 정책을 정치적인 도구로 이용하며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권리를 저울질하는 것이다. 더 이상 장애인의 탈시설 권리가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서울시의회가 장애시민의 목소리를 귀 담아 듣고 서탈시설 조례를 지켜내어 지역사회에서 살고자 하는 장애시민에게 긍정적 상호작용을 하는 입법기관이 될 수 있길 바란다”면서 “이 자리에 탈시설을 증명하며 살아온 당사자들과 함께하고 있다. 더 많은 이들이 그 삶을 증명할 수 있도록 서울시의회에 탈시설 조례를 지켜낼 것”을 요구했다.
전국탈시설장애인연대 박경인 공동대표는 “아기였을 때부터 시설에서 살았지만, 어느 한 곳에 오랫동안 살지 못 했다. 적응하려고 하면 다른 시설로, 그룹홈으로 옮겨 다녀야 했다. 그러다가 장애인 권리를 알게 되면서 자유를 찾아 용기를 내서 탈시설을 했다. 그런데 서울시의회가 탈시설 조례를 폐지한다고 하니 너무 놀라고 당황스러워 눈물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시설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 더 이상 사회로 못 나오게 되는 세상이 될까 두려웠고 나를 비롯해 탈시설 한 장애인도 다시 시설로 돌아가라고 하는 것이 아닐까 무서웠다”면서 “장애인을 위한다면 힘이 센 시설 말만 듣지 말고 장애인의 말을 들어달라. 장애인도 지역사회에서 살아야 한다”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