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9 추억의 친구를 찾습니다>
오늘은 4•19
64년이 흘렀다.
그때 우리는 중2였다. 학교가 느닷없이 술렁이더니 아마 조퇴를 시켰던가보다. 내 집은 의주로에 있었기에 서대문을 지나야 했다.
<동양극장> 앞에 이르니 데모대가 꽉 차있고 난장판이 되어 지나갈 수가 없었다. 극장의 유리창이 깨지고 데모대는 극장 맞은편에 있는 <이기붕>씨 집에 돌팔매질을 하고 있었다.
나는 정동 골목길 쪽으로 돌아 내 출신교인 <서대문 국민학교> (후에 창덕여중으로 바뀜)교정을 지나 서대문 방향으로 나있던 쪽문같은 좁은 후문으로 나왔다. 이곳의 좁은 골목은 좌측의 이화여고 건물 뒷벽을 끼고 이어져 내리막이고 서대문 로타리에서 서울역으로 가는 의주로에 이어져 있는 '오솔길'이었다. 후문 돌계단 아래 왼편에 친구 집이 있었고 놀러 들어갔다. 이때 하교 시부터 동행을 했는지, 내가 일부러 들렀는지 기억이 없고, 나 말고도 한 친구가 더 있었던 것도 같은데 가물가물하다. 그래서 둘인지 셋인지 얼마동안 놀고 있다가 집에 간다고 나왔다. 대문을 나와 골목을 내려가려 보니 저 아래 서대문 쪽에 순경 무리가 보였고,
옆의 이화여고 건물에선 여학생들이 비명을 질러대고 있었다.
그때, 순경들이 우리 쪽으로 몸을 돌리면서 뭐라고 소리치는 것 같았는데.. 순간, 골목 안을 대포소리처럼 울리는 총성과 함께 짧은 '쁑~' 소리가 내 귓전을 스쳐 지나갔다. 우리는 기겁을 하고 다시 집으로 뛰쳐 들어갔다.
..... 얼마를 지나 집에 돌아오니...저녁에는 나의 외가 아저씨(당시 대학생)가 헐레벌떡 집에 뛰어 돌아와서는 광화문 네거리에서의 광경을 얘기했다.
다른 학생이 총을 맞아 허리가 종이 접히듯 쓰러졌다는 얘기에 나는 뒷덜미가 오그라 들었었다.
아마 우리를 <데모대>로 간주했던 것으로 여겨진다. 그 순간을 모면하였기에 오늘까지 내가 살아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
4•19 때마다 떠오르는 아찔했던 순간의 에피소드입니다.
그때 같이 있었고, 그곳에 집이 있었던 친구가 누구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으니 이 글을 읽은 본인이 있으면 연락하십시다.
진주 이상호 010-3589-6739
첫댓글 필자의 허락 없이 게시판을 변경했습니다. 죄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