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조보〉 세계 최초 인쇄신문" 김영주 경남대 교수 분석 영리 목적 활판 인쇄 발행 서지·언론학계 공인 땐 독일 신문보다 70년 앞서 지난달 조선시대 최초 신문 <조보> 추정 인쇄물이 발견돼 눈길을 끌었다. 이어 지난 27일 '민간인쇄 <조보(朝報)>'가 '세계 최초의 활판인쇄 민간 상업 일간신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김영주 경남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27일 서강대 언론정보학회에서 이범수 동아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와 공동 연구한 '조선시대 민간인쇄 조보의 발굴과 언론사적 의의' 논문을 발표했다. <조보> 추정 인쇄물은 지난달 17일 경북 영천 용화사에서 공개됐다. 현재 영천역사문화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민간인쇄 <조보>는 '세계 최초 신문'이 될 가능성이 크다.
김 교수는 "선조의 탄압 정책으로 약 3개월 만에 폐간되는 비운을 맛보았지만 1577년(선조 10년) 영리 목적으로 민간인이 발행하고 활판인쇄술을 채용해 발행했다는 점에서 '세계 최초 활판인쇄 상업 일간신문'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했다. 1577년 8월 발간된 민간인쇄 <조보>가 서지학계와 언론학계 공인을 받으면, 1650년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발행된 <라이프치거 자이퉁(Leipziger Zeitung)>보다 70여 년 앞서게 된다. 간인쇄 <조보>는 '일간지'일 가능성이 크고 당시 기록과도 일치한다.
발견된 민간인쇄 <조보>는 1577년 음력 11월 6일, 15일, 19일, 23일, 24일 자 5쪽과 발행일자를 알 수 없는 3쪽이다. 김 교수는 이에 대해 "23일, 24일 자가 있는 것으로 보아 일간일 가능성이 아주 크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또 <선조실록>에 1577년 8월 발간해 11월 27일까지 이어진 것으로 나타나므로 폐간 직전의 것으로 여겨진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필사조보에는 '국왕의 모든 명령과 지시', '당면 정책과 중요 문제에 대한 유생과 관료의 건의인 소장', '건의 및 보고에 대한 국왕의 답변', '자연과 사회의 특이현상' 등이 담겨 있는데, 민간인쇄 <조보>에도 이런 항목들이 포함되어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또 민간인쇄 <조보>에는 '공의전 왕대비(인성왕후) 병환', '소 전염병 창궐', '혜성의 일종인 치우기(蚩尤旗)의 출현' 등의 내용이 담겼는데, 이는 비슷한 시기의 기록물인 <선조실록>, <석담일기>, <우계집>에도 나온다고 했다. 민간인쇄 <조보>에 등장하는 한효순, 허진, 노직, 허숙, 한수, 유대수, 이정형, 남전, 송응형 등 인물에 대해서도 <선조실록>에도 등장해 같은 시대 인물임이 검증된다고 했다.
이 밖에 김 교수는 민간업자가 목활자로 인쇄해 관청·사대부·외방저리 등에 판매했다는 점, 1577년 조선에서 활자본이 나와 1600년께 한·중·일에서 인쇄신문 발행 경험을 갖게 됐다는 점, 25가지 이상의 '이두'가 발견돼 국문학 차원에서도 연구 대상이 되는 점 등을 유의미하게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