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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이룬다는 것 그리스 카티키에스 산토리니 결혼 후 남편과 ‘1년 세계 여행'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알뜰살뜰 돈을 모았고, 어디어디 갈지 계획을 짰다. 3년 동안 여행 경비를 모은 끝에 마침내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두려움과 기대, 긴장과 설렘이 뒤섞였다. 그렇게 35개국 130여 개 도시로의 낯선 탐험이 시작됐다. 그러나 내가 마주한 감정은 놀랍게도 '후회'였다. 여행은 나에게 자유를 주었지만, 동시에 나를 세 살 어린아이로 되돌려 놓았다. 길도 몰라, 말도 잘 안 통해, 화폐도 익숙하지 않아, 이고 지고 다니는 짐은 무겁기만 해……. 무엇 하나 척척 해내기가 어려웠다. 게다 가 적응 좀 할 만하면 다른 나라, 다른 도시로 이동하니 매번 세상 물정 모르는 아이로 되돌아갈 수밖에. 집 생각이 간절했던 건 탄자니아의 옛 수도 다르에스살람에 머물 때였 다. 가만히 있기만 해도 땀이 줄줄 흐르는 무더위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날, 대성통곡 수준으로 흘린 땀 때문에 씻지 않고는 잘 수가 없었다. 그러나 내가 맞닥뜨린 숙소의 공용 화장실은 나를 극한으로 몰아넣었 다. 한밤중에 전등이 모두 나가 캄캄한 데다 바닥이 고르지 못해 물웅 덩이가 여럿 있었고, 깨진 거울에 비친 희미한 달빛은 마치 공포 영화 <여고괴담> 속 화장실을 떠올리게 했다. 겨우 씻고 후다닥 도망치듯 나오며 눈물을 찔끔 흘렸던 것 같다. 환하고 따뜻한 우리 집 화장실을 그리워하며. 세계 여행은 분명 돈을 모아 이룬 꿈이었다. 하지만 그 꿈이 순도 100퍼센트의 행복으로 가득하지 않다는 건 꽤나 당혹 스러운 일이었다. 어떻게 떠나온 여행인데 집에 가고 싶다니?! 생각해 보면 돈을 모아 꿈을 이뤘다 해도 그 도착지가 마냥 꽃밭일 순 없다. 꽃밭에는 지렁이도, 벌레도, 퇴비도 있다. 내가 바라고 바란 어떤 순간에는 기대와 설렘도 있지만 동시에 후회와 당혹감도 존재할 수 있다는 뜻이다. 문득 어느 드라마의 대사가 떠오른다. "행복을 돈으로 살 수 없다면 그건 돈이 부족한 거죠." 만약 내가 풍족한 예산으로 좋은 숙소에만 머물며 고생 하나 하지 않는 세계 여행을 했다면 마냥 좋기만 했을까? 경험해 보지 않아서 확답은 못 하겠지만, 기대했던 모험과 달리 지루하고 심심해서 실망하지 않았을까? 그래서 좋다! 삶이 내 기대와 다를 수 있다는 게. 나는 다르에스살람의 공용 화장실을 경험한 덕에 어떤 화장실이든 쉽게 적응할 수 있는 여행 자가 됐다. 여행자로서의 '레벨'이 올라간 것이다! 예상치 못한 능력이 생긴 기분이다. 이건 돈으로 살 수 없는 것 아닌가. 꿈을 이룬 뒤에도 삶은 계속된다. 꿈을 이룬다는 건 성취의 경험이 추 가되는 것이지, 내 삶이 행복의 나라로 송두리째 넘어가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에 나는 돈을 모은다. 돈을 모은다는 것은 다음엔 뭘 할지, 또 어떤 꿈을 이룰지 생각하게 만드는 원동력이니까. 정은길 | 작가, 첫눈스피치 대표 꿈을 조율하고 변주해 가는 과정, 그러면서 때로 기뻐하고 때로 절망 하는 과정, 어떤 면에서는 그러한 과정이 성장일 것이다. _ 한지혜 |
Chi M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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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글 감사 합니다
반갑습니다
동트는아침 님 !
다녀가신 걸음
고운 멘트 감사합니다~
78주년 광복절을 맞아
뜻 깊은 하루보내세요
고맙습니다
~^^
안녕 하세요..망실봉님
꿈을 이룬다는 것
감사히 즐감 합니다
고맙습니다^^
안녕하세요
다녀가신 고운 걸음
감사합니다~
오늘도
활기차고 미소
가득한 행복한
하루보내셔요
핑크하트 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