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며칠 전 구출한 아가 길냥이 이야기 입니다.
광교의 한 아파트 분리수거장에 아가냥이가 식빵 굽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경비아저씨께서 가보셨는데 아가냥이는 움직이지도 않고 누군가가 갖다놓은 핫팩 위에 얌전히 앉아 있더랍니다.

그 아가가 이 아가..늠름하죠ㅎㅎ
너무 말라서 기력이 없어보이는 아가냥을 안고 경비실에 오셔서 이전에 미남이 훈남이 예삐를 저와 함께 돌봐주셨던 캣맘께 전화를 드렸고

아가냥이는 이렇게 경비실에서 잠시 보호를 받은 뒤에

캣맘에 구조가 되었습니다. 근데 너무 말라 기력도 없고 똥꼬도 변을 못본지 한참 된 것처럼 굳은 채로 말라 있어서 다음날 병원에 먼저 데려가기로 합니다.

너무 귀여운 아가냥이ㅠ

병원에 가기 전 케이지에 핫팻을 넣어줬더니 추운지 핫팩 위에 얌전히 앉아 있네요. 사료와 물을 넣어줬는데 사료를 먹고 설사를 하고 토해내서 급히 병원에 입원을 시켰습니다.

보통의 아가길냥이들은 사람을 극히 경계하지만, 이 아이는 너무나도 얌전하고 손길을 좋아하네요.

병원에 입원 했습니다. 이름도 생겼어요. '래미'
발견된 아파트 이름을 땄어요.
생후 2달 정도되었고 몸무게는 780g으로 정상체중에 훨씬 밑돕니다.

그리고 엑스레이를 찍어본 결과 뱃속에 변이 가득합니다. 변을 제대로 못본지 한참 되었나봐요.
겨울이라 물도 제대로 못마시는 환경에 너무 아가냥이라 배변이 힘들었나봅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가 있었어요.

뱃속에서 2cm정도 되는 철사가 발견되었습니다.
어떻게 먹었는지 모르지만 철사가 내부 장기를 찌르게 되면 위험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라네요.
의사샘이 우선 가득 차 있는 변을 빼내면서 자연스럽게 배출될 수도 있으니 우선 관장을 하자고 하셔서 2번에 걸쳐서 관장을 했지만 나오지 않았어요.

체력이 너무 약해 수술을 잘버텨줄 지 걱정이 되었지만

수술을 하기로 했고

다행이도 래미는 잘 버텨주었습니다.
이렇게 작은 아가가 얼마나 힘들었을까요ㅠ

그동안 갈증이 얼마나 심했었는지 마취가 제대로 풀리지도 않은 상황에서 본능적으로 물그릇을 찾아 물을 마시더라구요.

래미 뱃속에선 이런 철사가 나왔습니다.

철사가 십이지장을 뚫고 나와 염증도 꽤 심했었다고 하네요.
수술을 하길 정말 잘했습니다.

마취에서 제대로 깨어나지도 못했지만 엄마들이 있다는 걸 아는지 끄응 끄응 하면서 소리를 내주었습니다.
래미는 현재 병원에서 무사히 회복 중에 있고,
입양될 곳까지 정해졌습니다.
나방이(예전에 글 올렸던 묻지마 학대 받고 하늘나라를 갔던 아이)를 입양 하려고 하셨던 분께 연락 드렸더니 흔쾌히 래미를 입양하기로 하셨고
완쾌 되는데로 입양하시는 분 사무실에서 지내기로 했습니다.
나방이처럼 수술 받다가 잘못되는 건 아닌지 너무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다행이도 지금까지는 잘버텨주고 있네요.
래미가 건강히 무럭무럭 잘 자라주길 기도합니다.
+ 오늘 래미가 임시 퇴원을 했어요. 캣맘 중 한 분이 주말 동안 임보해주시기로 했는데, 밥도 잘먹고 애교도 잘부리고 활발하다네요ㅎㅎ

응가도 잘 싸고 꾹꾹이도 잘하고, 그릉그릉도 잘하고ㅎㅎ

그리고 나방이 근황입니다.

나방이는 이 곳에서 냥이 친구 옆에 잘 있어요.
그리고 나방이 학대사건은 지금 교착상태입니다.
cctv를 다 뒤져봤지만 학대 영상은 나오지 않았고 제보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다음에 래미 근황 또 전해드릴께요.

첫댓글 다행이네요ㅠㅠㅠㅠ
의사는 정말 대단한 사람인듯 진짜 글 잘 읽었습니다
얼마나 아팠을까ㅜㅜ
훈훈하게 마무리되네요 다행 ㅜㅜ
마음이 따뜻하신 분 같아요...얼마 전 하늘나라 간 고양이 사연보면서 너무 마음 아팠었는데...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
정말정말 다행이에요!!
이 추운 겨울에 두 달 밖에 안 된 녀석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ㅠㅠ
좋은분 만나서 참 다행이네요ㅠㅠ
그 학대범은 꼭 잡았으면 좋겠습니다
훈훈합니다ㅠㅠ
래미는 진짜 잘컸으면 좋겠네요ㅜㅜ
너무 귀여운 아이같아요
그리고 나방이는 너무 마음아팠는데 그사람 꼭 찾았으면... 아니 죄값이라도 어디서 받았으면 좋겠네요ㅠㅠ
ㅜㅜ
이렇게 예쁜 아가기 어쩌다가 엄마랑 헤어져서ㅜㅜ
복 받으실겁니다
다행입니다! 잘 자라다오!!!
나방이 때문에 인스타도 정기적으로 보고 있어요. 따뜻한 마음씨에 박수를 보내고 갑니다.
나방이 범인 새끼는 진짜 잡아 죽여야 하는데
다행이구려 ㅠㅠ
복받으실거에요 ㅜㅜ
제발 복 받으세요..... 그리고 범인 꼭 잡길..
ㅠㅠ으앙 건강해라 아가야
래미야ㅜㅜ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