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사고는 일어난 후에 천재지변이다 인재다 말이 많지만, 대개의 사고는 일어나기 직전까지 아무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닥쳐온다는 데에 그 막연한 두려움이 큽니다.
거창하게 서두를 꺼낸 이유는 어제 목요일 새벽 다섯 시쯤 제가 관련된 큰 교통사고가 났기 때문입니다.
길 위의 삶을 시작하며 그런 사고는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고 염두에 두고 살지만, 요행히 그런 일 없이 지금까지 잘 지내왔는데, 어제 목요일 새벽 다섯 시쯤 달라스에서 휴스턴으로 가는 고속도로에서 저에게도 그런 순간이 찾아왔습니다.
혹시 걱정하시며 읽으실까 봐 미리 밝혀두는데 저와 새벽이는 관련은 되었지만 둘 다 무탈합니다. 오늘도 비 많이 내렸지만 밤부터 오전까지 안전하게 일 잘 마쳤고요.
휴스턴까지 약 두 시간쯤 남은 곳을 시속 65마일(약 105킬로. 회사트럭 최고속도는 65마일로 제한되어 있고, 미국 고속도로 제한 속도는 평균 70~75마일 정도)로 2차선 고속도로의 주행차선으로 잘 달리고 있었는데...
쿠~웅~~ 하는 둔중한 소리와 함께 새벽이가 매달고 가던 트레일러(짐통)의 뒤 범퍼에 약한 충격진동이 느껴져서 백미러를 보았더니, 픽업 트레일러(픽업트럭 짐칸에 트레일러를 연결해서 다니는 차) 하나가 비틀비틀하더니 급히 갓길에 주차하는 것이 보였습니다.
사고구나! 직감을 하고 얼른 비상등 켜고, 한 20미터쯤 앞선 갓길에 새벽이를 안전하게 주차시켜 두고 픽업 트레일러가 주차된 곳으로 달려갔습니다.
제 차를 추월하려다가 제 트레일러의 뒤 왼쪽 범퍼를 쳤던 모양인데, 픽업트럭의 조수석 쪽 보닛과 문짝이 종이 구겨진 듯 벗겨지고 구겨져 있어 탑승자들을 살피니 스무 살 갓 넘겨 보이는 청년 둘이 정신을 못 차리고 멍하니 앉아 있는 게 보였습니다.
매달린 트레일러에는 닭장에 닭들이 많이 실려 있었고, 사고로 놀란 듯 연신 구구 거리고 있었습니다.
괜찮냐고 물었더니... 그제사 정신이 돌아오는지
괜찮다고, 다친 곳 없는 것 같다고 말해주더군요.
제 트레일러의 뒷부분을 살펴보니 아주 경미하게 왼쪽 DOT 범퍼(트럭 뒤에 추돌하는 경우 트럭 밑으로 들어가는 사망사고가 많아 트럭의 추돌방지용으로 알록달록한 띠 표시가 있는 뒤 범퍼를 다는데 그것을 DOT 범퍼라고 합니다)가 찍혀서 눌린 정도뿐 다른 손상은 없어 보였습니다.
그래도 사고를 낸 차량의 파손이 심해 경찰이 확인해주어야 할 것 같고 회사 안전팀에도 보고해야 할 것 같아 차로 돌아와 운전석에 앉아 보고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꽈광~! 끼이익~ 쿵~쿵!
뒤쪽에서 큰 사고가 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2차 추돌사고가 났습니다.
뒤차를 살피러 갔을 때 뒤차의 닭들이 실린 트레일러의 바깥바퀴가 갓길 선을 밟고 있길래, 더 안쪽으로 옮기면 좋겠다 싶었지만, 픽업의 파손 상태가 심하고 청년들이 정신을 못 차리고 있길래, 차선 안쪽으로 들어간 것은 아니니 괜찮겠지 생각하고 그냥 두었는데, 뒤에서 달려오던 다른 화물차 드라이버가 새벽시간이라 졸았던지 그 픽업트럭을 추돌해 버린 것입니다.
놀라서 뛰어나가 봤더니, 픽업트럭은 매달았던 닭장 트레일러와 분리되어 갓길 옆 풀밭에 찌그러져 있고, 그 픽업트럭을 누르고 있는 대형트럭은 트럭 머리 부분이 부서진 채 180도 꺾여 뒤를 보고 있고, 매달려 있던 트레일러는 앞으로 돌출되어 있었습니다.
누가 사망을 했다고 해도 이상할 것이 하나도 없는 상황... 끔찍한 사고현장이었습니다.
차에서 몇 미터 떨어진 곳으로 튕겨 나온 청년들 둘 중 하나는 풀밭에 쓰러져있고, 다른 한 명이 쓰러진 그 청년 이름을 부르며 애써 일으켜 세우려고 하고 있었고, 2차 추돌을 일으킨 운전자는 어두워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가슴을 진정시키며 찌그러진 운전석 쪽으로 다가가고 있는데, 그 트럭 뒤쪽에서 히스페닉계 사십 대 남자 하나가 풀밭에서 툴툴거리며 걸어 나왔습니다.
청년들 쪽으로 다시 봤더니 쓰러진 청년을 다른 청년이 부축해서 일으켜 세웠는데, 큰 부상은 아닌 듯 보였습니다.
여명 전이라 그때까지 어둡던 하늘을 보며,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모두 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울컥한 마음에 그 말들이 저절로 나왔습니다.
청년들이 첫 사고 때 911과 경찰에 연락을 했는지 911이 가장 먼저 도착했고, 청년들을 살피고 대화를 하더니 구호차량을 철수시켰습니다.
쓰러져 있던 청년이 타박상과 찰과상을 조금 입었지만 괜찮다고 적극 구급차 타기를 거부했다고 했습니다.
2차 추돌 운전자인 사십 대 그 남자는 주변을 돌며
부서진 트럭 살피느라 여념이 없고...
다행히 뒤차와의 거리를 많이 벌려두었던 저와 새벽이는 2차 사고로 인한 아무 피해도 입지 않았습니다.
경찰이 약간 늦게 와서 사고 경위를 조사했고, 언제 나타났는지 대기하고 있던 견인차들이 사고현장을 수습하기까지 약 두 시간쯤 걸렸고, 진술을 일찍 끝낸 저는 날이 밝아오며 눈에 들어오는 여러 야생화들의 아침맞이를 함께하며 놀란 가슴을 다독였습니다.
2차 사고로 닭장의 여러 닭들이 죽었고, 부서진 닭장 밖으로 튀어나온 닭들이 구구거리며 풀밭을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있던 고속도로변 풀밭의 아침 풍경은,
그런 사고가 있었던가... 시침 뚝 떼고,
그저 평화롭게만 보였습니다.
어제 사고를 거울삼아, 앞으로 더욱 안전 운전하겠습니다.
첫댓글 큰 사고였네요.
1차 사고 때 안전하게 거리를 확보해 놓아서
천만 다행입니다.
땅 넓은 미국의 도로는 정말 길고 지루해서
졸립기 십상이더라구요.
네. 사고났을 때도 안전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또 배웠습니다.
전 길고 지루한 길 경치 보며 달리는
것을 좋아해서 다행히 졸립지는 않아요.
천만 다행입니다.
안전거리 확보해 놓으셔서,
노련하신 마음자리님과
새벽이도 무탈해,
이 글을 올리실 시간을 낼 수 있어서
안도합니다.
젊은 청년들도 무탈하니
다행일 것입니다.
언제나 안전운행,
항상 안전운행 하시길 부탁드립니다.
2차 사고 현장 가까운 사진은
놀라실 것 같아 올리지 않았습니다.
다들 무탈해서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안전운전, 늘 염두에 두고 삽니다.
좋아하는 이 일, 정말 오래 하고 싶어요.
제목보고 놀랐는데 다치지 않으신것만 해도
다행입니다 .
내 과실이 아니어도 사고가 생길수 있으니
차가 무기도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마음자리님 다니시는 길은 늘 안전하시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
큰 트럭은 정말 사고를 내도 안 되지만
사고를 당해도 큰 일입니다.
워낙 덩치가 크고 강해서...
늘 조심하겠습니다.
염려 감사합니다.
천만다행 입니다.
사고는 예고없이 찾아왔고
경황 없는중에
2차 사고까지 목격 하셨으니
얼마나 놀라셨을까요.
맘자리님과 새벽이의 안전 그리고
청년들도 구급차에 안 타도 될 만큼
큰 부상은 아닌 것같아 다행이구요.
이런 일을 겪으면
정신이 더 번쩍나겠요.
어쨌든 늘 안전운전 하시길요.^^
그래요. 다행이라고 가슴 쓸어내리는
와중에도 정신이 다시한번 번쩍
들었습니다.
언제나 안전운전 하겠습니다.
아찔한 사고였지만
마음자리 님과 새벽이에게는
천만다행입니다.
다른 분들도 그만하기 다행이고요.
누구나 사고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내가 아무리 안전운행해도
사고를 당할 수 있으니까요.
마음자리 님, 놀란 가슴 진정되셨겠지요?
부서진 차량들이야 보험에서 수습할
테고, 금전적 후유증은 남겠지만...
사람 다치지 않은 것보다 더
다행한 일은 없지요.
네. 꽃들보며 날이 밝아오는 것 보며
차츰 진정되었습니다.
이베리아님, 늘 감사합니다.
아?
큰사고가 날뻔 했군요
2 차추돌사건 에 휩쓸리지 않도록 조치한게 천만 다행 입니다
앞으로도 안전 운행 부탁드려용
충성 우하하하하하
네. 거리를 띄워둔 것이 천만다행이었습니다.
늘 안전운행하겠습니다.
얘기만 들어도 아찔하네요.
2차 사고까지 목격하셔서
많이 놀랐을텐데요.
인명 피해가 없었으니
그나마 천만 다행이군요
그 와중에 아침 햇살을 받은
야생화 보고 위로 받으시고..
누구나 안전 운행은 필수지요
풀밭을 돌아다니다 보니
늘 지나치며 멀리서 보던
야생화들이 반겨주며
위로해주었어요.
다행이야~ 또 해는 뜨잖아~
하면서요. ㅎ
곁에 있던 다른 야생화도 예뻤어요.
저도 제목보고 놀랐어요
새벽이랑 마음자리님 무사하시다니
마음이 놓입니다
인명사고는 없다니 다행이고요
항상 안전운행 하시길 바라며 그 와중에
야생화 사진 올리신 거 보니 더 안심이 되네요.
부서진 닭장 사이로 튀어나 온 닭들은 어찌 되었을까요..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닭들도 구구거리며 풀밭에 옹기종기
모여서 아침맞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염려 감사합니다.
아이구우 그래도 미리 예고를 해서 편안하게 읽었지만 다행이네요.
그사람들도 다행이고요.
그러실 것 같아서 글 쓰다가
중간에 예고를 해드렸습니다.
네. 모든 일이 참 다행이었고
그래서 참 놀랐지만 감사한 하루였습니다.
새벽이와 마음자리님 무사하다니 먼저 안도의 한 숨을 쉬고....
자동차 사고는 정말 예측이 어렵고 늘 쌍방이 조심하여야겠다는 생각.
현대 과학이 생산한 작품 증 가장 실패한 작품이 자동차라고 하더군요.
그만큼 인명 살상이 심하다는 뜻이겠죠?
트럭 사고로 보면 사실 어제 사고는 큰 사고는 아니었습니다.
올해 초 눈길 얼음길 밤길
고속도로에서 난 연쇄 추돌 사고를
봤는데... 아비규환이었어요
극상의 방어운전으로 늘 조심하겠습니다.
불행 중 다행이란 이럴 때 사용하는 단어일 듯 싶습니다.
늘 조심조심 안전 운행 하시길. ^^~
예기치 않은 상황이 닥치니 정말
혼란스러웠는데, 수피님 말씀처럼 시간이 갈수록 다행이란 생각이 커졌습니다.
늘 안전운전 방어운전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연쇄 추돌 사고 현장이 바로 이런거군요.
놀라셨겠습니다.
안전거리 확보가 얼마나 중요한 지,
청년들도 무사해 정말 다행입니다.
앞으로도 더 안전운행 하시고
푹 쉬세요.
염려해주신 덕분에 휴일 잘 쉬고
있습니다.
고속도로에서는 충돌은 거의 없고
추돌이 대부분인데, 속도가 빠르고
차량들이 커서 사고가 나면 대부분
대형으로 납니다.
직접 그런 사고에 연관된 적이 없어
몰랐는데, 생각보다 더 끔찍했습니다.
사람이 아무도 안 다친게 얼마나 큰
행운이었는지 시간이 지날수록
더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천만다행의 글을 읽다가
중간에 닭들의 회오리를
떠올려 웃음이 나왔습니다.
남편이 헬기 조종사 시절에
야간비행 훈련을 하다가
그것도 겨울 눈이 덮인 밤
달빛을 받으면 세상이 온통
하앟게 보인다는 밤에
잘못하여 착륙지점 아래가
하우스 닭장이었는지
닭들이 회오리치고 요동이 나서
다시 상륙하고 무탈했더라는
이야기가 늘 제 안에 있어서
웃음이 났습니다.
언제나 안전 운행 하시고
출발 전에 또는 위험 구간에는
하늘에 잠시 묵상 기도를 하시면
심신 안정에 도움이 될것같습니다.
수고 많았습니다.
아하... 그런 에피소드가 있군요.
헬기도 안전장치가 여럿 있다는데
전 헬기 타기가 많이 겁이 납니다.
출발전에 늘 기도합니다.
운행 중에는 단전호흡도 자주 하고요.
지켜봐주시는 마음, 늘 감사합니다.
마음자리님은 모범생입니다.
대부분은 사고시 우왕좌왕하거나
당황하여 어쩔줄 몰라 하는ㄷㅔ
위기에도 냉철하게 대처하는 모습 매우 인상적이군요.
아무튼 늘 안전 운행입니다.
젊었을 땐 사고나면 우왕좌왕했는데
이젠 세월에 무뎌졌는지 다친 사람
없는 것으로 모든 시름이 내려졌습니다.
감사합니다.
늘 안전운전 하겠습니다.
미리 무탈하심을 밝혀 주셔서 편히 글 읽었습니다.
인디언 담요 꽃은 모습도 이름도 따뜻하네요.
"앞으로 더욱 안전 운전하겠습니다." 약속 꼬~옥~ 지켜주세요~
약속 꼭 지켜서 다양한 길위의 삶,
계속 들려드릴게요. ㅎ
센스넘치는 마음자리님~!
미리 안전함을 말씀해 주셔서 편히 읽었습니다.
늘 건강한 모습으로 안전운행 하세요^^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읽으시면
제 마음이 편치 않을 것 같아서
미리 알려 드렸어요.ㅎ
네. 늘 안전운전 하겠습니다.
오늘은 뉴멕시코주 알버쿠키에
있습니다.
그만하길 다행입니다.
큰 사고이네요.
운전은 늘 조심을 해야하지만
나만 잘 한다고 괜찮지 않지요.
닭들의 수난도 짠합니다.
죽으러 가는 넘들이
사람보다 더 놀랐겠다 싶어요.
그러니까요...
가까이 가니 얼마나 구구구구
구슬피 울어들 대던지요...
사고 현장에 얼쩡대는 일도 참
위험한 일이란 걸 새삼 느꼈습니다.
안전하다 하셨지만
2차 사고 소식에
다 읽고서야
놀란 가슴 쓸어내립니다.
조심 조심
안전 운행하시기 바랍니다.
2차 사고 때 제 위치에 따라 사고의
양상이 다르게 나타났을 수도 있었구나
싶으니 더 다행스럽고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조심 안전운전 하겠습니다.
늦게 보았습니다
천만다행입니다 ~~~~~~ 야간 운전 정말 위험하지요
달라스와 휴스턴 사이의 고속도로는
도시 가까이는 약간 붐비긴 해도
나머지 구간은 한산하고 특히 야간에는
더 한산한데... 그 청년들이 뭔가
추월을 할 때 부주의한 요인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2차 추돌한 운전자는 졸음 운전이었던 것 같고요.
저도 더 주의하며 다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