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무빨래판 ♧
손택수
나무에게 몸을 씻으러 갔다
깊게 팬 나무 주름에
내 허물을 박박 부벼보고 싶었다
나무는 죽어서 빨래판이 되었다
어머니 깊은 주름판이 되었다.
+제가 이 시를 만난 건 인사동을 다녀 오는 길이었습니다.
종로 3가 전철역에서 전철을 기다리는데(정확히 2-3번 위치)
보호출입문에 이 작품이 걸려 있었어요.
주부로서 가끔 사용하는 나무빨래판이
이렇게 멋진 시가 되어 있었다니..
이 시는 열매의 계절임에도 여전히 게으름만 피고 있는 제 마음을 자극해 주더군요.
이 시를 얼른 메모지에 옮기고
돌아오는 내내 암송해 보았어요.
희생적인 어머니의 삶이 마음 가득 채워져 코가 시큰했어요. -옥-
첫댓글 짧으면서도 울림이 있는 시~~~~~~ 잘 감상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