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제1회 김유정문학상 수상자 소설가 윤대녕씨
강원일보 ( 2007-11-6 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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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윤대녕씨
제1회 김유정문학상 시상식이 6일 오전11시 김유정문학촌에서 열린다.
첫 시상이기에 수상자는 한국문학사에 빛나는 김유정선생의 문학세계를 잇는 큰 상징성을 지니게 된다.
수상을 위해 춘천에 온 소설가 윤대녕(46)씨를 인터뷰했다.
- “새롭게 제정된 김유정문학상 첫 수상자이십니다.
소감을 말씀해주세요.”
“수상 소식을 전하는 전화가 걸려왔을 때, 작업실에서 책을 읽다 깜빡 잠이 든 상태였습니다.
잠결에 수상 소식을 들은 거죠.
아무래도 꿈이겠거니 싶었던 것은, 김유정문학상이 올해 새로 제정되었고 또 제가 첫해 수상자로 선정되었다는 뜻밖의 사실 때문이었습니다.
두 번째, 세 번째 수상자였다면 심정이 또 달랐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글쓰기가 점점 힘들어진다고 주위에 자주 엄살을 떤 기억이 있었기에, 이 상이 주는 무게감과 부담감이 크게 느껴집니다.
여러가지로 뜻깊은 상을 받게 돼서 기쁩니다.”
- “수상작이 ‘제비를 기르다’입니다.
작가가 말하는 작품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문단데뷔 때부터 한국인이 지니고 있는 고유의 정신세계에 깊은 관심을 가져왔습니다.
한국인의 집단무의식이라고 말할 수 있는 한(恨), 운명, 인연 등의 고리들에 주목한거죠.
그 고리들이 서로 빗겨나가는대서 생기는 이야기들을 소설로 써 온 것입니다.
어머니가, 계절이 변해 제비가 돌아오는 그 우주순환의 원리를 받아들이는 운명적 조건과 그것을 뛰어넘는 이야기라고 말 할 수 있습니다.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는 삶의 흐름, 운명과의 화해가 주제지요.
결국은 각자의 운명에서 모든 조건과 사람을 끌어안는 인간애로 귀결된 작품이 됐습니다.”
-“소설가로서 소설가 김유정에 관해 어떤 견해를 갖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후배 소설가로서 말씀드릴 수 있는 김유정선생은 생동감있는 독특한 문체의 작가입니다.
일제강점기에 온갖 병마에 시달리면서도 방금 뽑아 올린 흰 무처럼 싱싱한, 생동감 넘치는 문체로 한국인의 본연적 자아와 민족의 심성을 원형 그대로 보여주는 많은 작품을 남겼습니다.
한(恨)을 지닌 무의식, 토속성을 잃지 않은 삶에 대한 생동감 등 ‘고유하다’고 말할 수 있는 한국인의 정서를 문학작품에 잘 담아 낸 작가가 김유정선생이라고 봅니다.
한국인의 본연적 자아(自我), 오래전부터 흘러내려 와 우리몸에 배어 있는 의식과 그 가치에 김유정선생이 주목한 것입니다.
현대인들에게서 어렵지않게 읽어낼 수 있는 전통적가치의 부재, 그것을 복원하고 이어받는 일이 후배작가들이 해야할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 “강원도를 배경으로한 소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스물여덟 살에 등단하고 나서 그 이듬해인가, 불교에 심취해 있을 때 소설 취재차 청평사에 다녀갔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그 체험을 토대로 ‘소는 여관으로 들어온다 가끔’이라는 작품을 쓰고 있었습니다.
속초를 배경으로 한 ‘많은 별들이 한 곳으로 흘러갔다’는 작품이 있습니다.
지난해 발표한 ‘마루밑 이야기’는 강릉과 대관령옛길, 그 인근 양떼목장 등이 배경입니다.
‘제비가 돌아왔다’에도 강릉 성산지역이 나오지요.
이번 수상도 그렇고, 여하튼 강원도와는 유별난 인연이네요.
문학적으로 막힐 때, 찾아가서 많은 힘을 얻어가는 곳이 강원도입니다.”
- “추구하는 문학세계, 작품관을 말씀해 주세요.”
“떠났다가도 되돌아 오는 철새의 속성, 그 계절의 순환 속에서 사람도 다르지 않습니다.
30대에는 도시 이야기에 관심을 가졌었는데 40대에 들어선 이후에는 전통적인 것으로 시선이 옮겨졌어요.
저절로 그렇게 되더군요.
그래서 천상 한국인이라고 자각하고 있습니다.
정체성을 잃으면 삶의 가치가 허물어 진다고 생각합니다.
한글, 그 모국어 감각으로 사는 우리들이 복원해할 한국인 고유의 원형적 감수성을 복원하는 일이 제가 할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자연의 순환 이치, 윤회 인연 등 불교적 연기관(緣起觀)을 중시하고 있습니다.
김유정문학상 수상이 지닌 온갖 삶의 미혹에서 깨어나 다시 시작하라는 뜻을 받아 묵묵히 작가의 길을 가겠습니다.”
용호선기자
▼프로필
△1962년 충남 예산生.
△단국대 불문과 졸
△1988년 대전일보 신춘문예 당선
△1990년‘문학사상’ 신인상
△1994년 첫 소설집 ‘은어낚시통신’출간
△대표작:소설집 ‘제비를 기르다’, 장편소설‘옛날 영화를 보러 갔다’ ‘호랑이는 왜 바다로 갔나’
△수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이상문학상, 이효석문학상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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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일보/[인터뷰]제1회 김유정문학상 수상자 소설가 윤대녕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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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제가 다 설레네요 ^^ 좋은 포스팅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