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 용종 있다
대장내시경이나 위내시경 검사를 받게 되면 간혹 용종이 있다는 얘기를 듣습니다. 용종은 점막이나 장막에서 증식해 혹처럼 돌출한 것을 말하며, 영어로는 폴립Polyp이라고 합니다.
용종은 대장을 비롯해 다른 소화장기와 점막이 있는 모든 기관에서 생길 수 있습니다. 어느 나이에서나 발생할 수 있지만 40세 이후에는 나이가 들수록 발생 빈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용종은 왜 생길까요? 용종의 원인은 아직까지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다만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체질, 유전, 식생활 습관 같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용종이 발생하고, 성장해 암이 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용종은 크게 선종성 용종, 과증식성 용종, 염증성 용종으로 나뉘며, 선종성 용종은 암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아 발견 시 제거하는 게 원칙입니다. 살이 찌고 배가 나오면(복부비만) 선종성 용종이 발생할 확률이 약 1.5배나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대장용종의 경우 선종성 용종은 전체 대장용종의 65~75%를 차지하며, 선종 발생 후 자라서 암이 되어 증상을 보일 때까지 5~10년쯤 걸립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선종성 용종 환자가 2008년 6만 8,000명에서
2013년 13만 명으로 5년 사이 약 2배나 늘었습니다. 선종성 용종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를 연령별로 보면, 50대가 2만8,814명으로 가장 많았고 60대(2만 2,923명), 40대(1만 4,088명) 순이었습니다.
Part 1 대장용종
대장내시경검사는 3~5년에 한 번씩 검진
용종은 대장에서 가장 흔하게 관찰됩니다. 대장용종은 대장점막의 일부가 비정상적으로 자라서 주위의 점막 표면보다 돌출해 혹처럼 형성되어 있습니다. 대장용종은대부분 증상이 없어 알지 못하다가 검사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용종은 발견되면 가능한 한 제거하는 게 좋으며, 특히 선종성 용종은 대장암으로 진행되는 전단계이므로 반드시 용종절제술을 받아야 합니다. 대장용종을 제거하는 방법은 크기에 따라 다릅니다. 5mm 이상의 용종은 대장내시경에 올가미처럼 생긴 철사를 넣어 잘라냅니다.
제거된 용종은 조직검사를 통해 용종의 구체적인 종류를 판정하고, 대장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위험도)여부, 이후 대장내시경검사 기간을 결정하는 근거가 됩니다. 위험도가 낮고 용종이 완전히 제거됐다면 3~5년 후 재검사를 권합니다.
다만 용종의 완전 제거 여부가 불확실하거나 여러 개의 용종이 있었던 경우, 크기가 1cm 이상 일 때는 더 짧은 기간 안에 재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만약 제거된 용종의 조직검사에서 암세포가 발견되면 추가적인 검사나 수술 같은 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용종 진단을 위한 가장 정확한 검사는 대장내시경입니다. 용종이 발견되면 바로 조직검사에서 상태를 확인한 후 제거가 가능합니다. 대장내시경 검사를 정확하게 하기 위해서는 미리 장을 깨끗하게 비워야 합니다. 의료진의 안내에 따라 음식을 조절하고, 장 정결제 복용법을 잘 숙지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또한 시술 전 자신이 복용 중인 약 종류를 의료진에게 알려야 합니다. 특히 아스피린과 같은 항응고제나 항혈소판 제제를 복용하고 있다면 담당의사와 상의하여 시술 3~5일 전에 복용을 중단해야 합니다.
용종이 대장암으로 진행되는 것을 예방하려면,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50세가 되면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분변잠혈검사는 1~2년 간격, 대장내시경검사는 3~5년 간격으로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대장암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또 대장용종을 예방하려면 기름기가 많은 음식이나 지나친 육류 섭취를 줄이고 과일, 채소와 같이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먹는 것이 좋습니다. 비만이라면 체중을 조절하고 꾸준히 운동을 해야 합니다.
Part 2 위용종
과증식성 위용종도 적극적으로 제거해야
위에서 발견되는 용종도 크게 선종성·염증성·과증식성 용종으로 나뉩니다. 선종성 위용종은 암으로 진행되는 게 확실하며, 염증성 위용종은 극히 드물게 발생하는 위용종입니다. 위용종은 90%가 과증식성 용종이며, 암일 확률이 낮은 '착한 종양(양성종양)'으로 알려져 있고 의사 재량에 따라 치료 여부가 달라집니다.
그런데 최근 착한 용종으로 알려진 과증식성 용종의 경우, 모양이 매끄럽지 않고 크기가 크다면 암세포나 선종이 발견될 가능성이 있어 적극적으로 절제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서울 아산병원 소화기내과에서 약 7년간 1cm이상의 과증식성 위용종으로 내시경 절제술을 받은 784명 환자의 용종 809개를 분석한 결과, 3.7%가 암 또는 암 전 단계인 선종으로 나타났습니다.특히 암과 선종으로 분석된 30개 용종 중 5개의 크기가 1.0~1.9cm인 것으로 나타나 2cm미만의 용종도 제거해야 안전하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또한 암이나 선종으로 밝혀진 과증식성 위용종의 96.7%가 올록볼록 불규칙한 모양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과증식성 위용종은 2cm 이상으로 커진 경우에만 암세포를 동반할 가능성이 1~2% 증가한다고 알려져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암이나 선종을 동반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알려진 과증식성 위용종도 크기가 1cm 이상이라면 적극적인 절제술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대부분의 용종은 특별한 신체적 증상이 없어 내시경검사를 받을 때 우연히 발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정기적인 내시경검사를 통해 용종의 유무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며, 용종이 한번 생기면 이를 제거해도 다른 부위에서 새로운 용종이 생길 가능성이 있어 위용종 진단을 받으면 치료 여부에 관계없이 정기적인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위용종 제거는 초기 위암 제거와 비슷한 내시경 점막하 박리술로 이뤄집니다. 내시경 점막하 박리술은 수면내시경 상태에서 시행하며 고주파 전류를 이용해 점막에 국한된 부분을 벗겨내는 내시경수술입니다. 개복하지 않기 때문에 흉터가 없고 회복이 빠릅니다.
Part 3 담낭용종
대사증후군, 헬리코박터균 감염이 발생 위험 높여
담낭용종(쓸개혹)역시 예전에 비해 많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담낭용종은 담석을 제외하고 담낭내강으로 돌출하는 모든 형태의 종괴(혹)로 100명중 3~7명꼴로 발견됩니다. 서울대병원 강남센터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조사해보니 남성은 1만 7,564명 중 1,275명(7.3%), 여성은 1만 3,313명 중 712명(5.3%)에서 담낭용종이 발견됐습니다.
담낭용종은 크게 양성 용종과 악성 용종으로 분류하며, 전체의 약 95%가 양성 용종이고 3~8%가 악성 용종입니다. 양성 용종은 콜레스테롤 용종이 46~70%의 빈도로 가장 흔합니다. 콜레스테롤 용종은 일반적으로 크기가 10mm 이하로 작고, 다발성인 경우가 많습니다.
악성 용종은 대개 단일 병변이며 10mm이상으로 크기가 큽니다. 하지만 단순히 크기만을 가지고 악성 여부를 판단하지는 않으며 담낭용종의 형태, 초음파검사에서 나타나는 여러 특징을 가지고 의사가 판단합니다.
대사증후군은 담낭용종의 위험인자로 꼽힙니다. 대사증후군은 ①복부비만(허리둘레가 남자 90cm, 여자 8cm 이상) ②높은 혈압(130/85mmHg 이상) ③높은 혈당(공복혈당 10mg/dl 이상) ④혈액 내 종성지방이 150mg/dl이상) ⑤혈중 HDL
수치가 남자 40mg/dl, 여자 50mg/dl 이하인 경우, 이 5가지 중에서 3가지가 해당되면 진단합니다.
용종이 있는 사람의 5%가 담석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고,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되면 용종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특히 65세 이상이거나 평소 당뇨를 앓고 있다면 담낭용종 발생과 변화에 더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만약 담낭용종이 발견된다면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1년 간격으로 초음파검사를 통해 용종 크기에 변화가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글/ 이병문 매일경제신문 의료전문기자입니다. 어려운 의학 전문지식을 이해하기 쉽게 전하는 건강 전도사입니다.
위 내용은 공무원연금공단이 발행하는 월간'공무원연금'지 2017년3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