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교육 어릴수록 좋다
'노래로 배우는 한자 공부'등 다양

한자교육은 어릴수록 좋다. 기억력이 좋은 이 시기에는 많은 양을 짧은 기간에 습득할 수 있어서다. 2000년 교육인적자원부가 한자능력검정시험을 국가공인자격으로 인정하면서부터 한자열풍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한자교육은 그리 만만하지 않다. 어렵다는 편견 속에 자칫 재미를 잃을 수도 있다. 이런 우려를 종식시키고 있는 교육프로그램이 속속 등장, 한자교육에 날개를 달고 있는데 그 현장을 찾았다.

◇방기초등의 한자교육
울산방기초등학교(교장 옥재화)는 노래를 통한 한자 학습을 실시하고 있다. 쓰기 위주의 한자 학습을 실시하고 있어 한자를 처음 접하는 초등학생에게 한자는 재미없고 어렵다는 인식을 심어주어 한자에 흥미를 잃어버리게 하는 수가 많다. 하지만 이 학교는 운동 노래 놀이를 통해서 한자를 자연스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어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많은 호응을 받고 있다.
◇노래로 배우는 한자 공부
노래로 배우는 한자 공부는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곡을 선택하여 재미있게 가사를 붙였다. 한자 시간뿐만 아니라 일반 과목의 수업 시작 전에 학습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것이 특징. 어려운 한자 부수를 6곡의 노래에 실었다고 한다. 노래는 '한국을 빛낸 100인' 등 많이 듣고 부르는 노래들이다.
각각의 노래는 2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1단계는 방패간(干)과 같이 한글과 한자가 같이 있어 한글로 된 노래를 부르면서 자연스럽게 한자에 익숙해질 수 있다.
2단계에서는 干과 같이 한자로 되어있어 2단계 노래를 부르며 한자를 읽을 수 있도록 되어있다.
◇교사의 말
한자급수에 대한 학부모의 관심을 반영하여 한자부수노래집을 마친 어린이는 한자인증서를 발급하여 어린이들에게 성취감을 준다.
한자부수는 영어의 ABC와 같이 중요하다 하지만 일선 학교에서 사용하고 있는 교재는 한자 부수를 무시한 채 한자 지도를 하고 있어 한자 학습의 효율성을 떨어트리고 있다. 한자는 한자 부수의 조합으로 한자가 구성되어 있어 새로운 한자의 뜻과 음을 유추하거나 쉽게 기억을 할 수 있도록 하는데 필수적이다. 하지만 한자 부수는 글자체가 어려워 초등학교 한자교재에는 이를 무시하고 한자 지도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학생의 말
방기초등학교 학생 한 명은 "노래로 배울 수 있어 재미있고 잘 외워져요. 처음엔 노래하기가 좀 어려웠는데, 이제는 쉽게 부를 수도 있고 노래를 생각하며 한자를 연상할 수 있어 놀라고 있어요. 이렇게 한자가 잘 외워지다니…"라고 말했다.
◇만화로 배우는 한자
올해 경제 5단체가 신입사원 채용에 한자 시험을 시행해 더욱 인기를 얻고 있다. 이렇듯 한자가 인기를 얻자 만화를 통해 한자를 읽히는 어린이 책도 나왔다. 중국 고전 '서유기'를 변형한 이야기를 통해 한자를 가르쳐 주고 있어 아이들에게 인기다. 만화나 카드놀이로 저절로 공부가 되게 만들어 준 점이 특징이다.
◇아파트 내 문화공간 한자공부
북구 연암동 한 아파트 지하 문화공간, 저녁 시간 2시간 여 동안 아이들의 한자공부 소리가 새어 나온다. 9년 전부터 퇴직 교사인 한자선생님이 아파트 세대 자녀들을 위해 봉사를 하고 있다.
이곳에서 배운 아이들은 한자 시험에 응시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기초인 8급부터 2급까지 따내는 아이들로 인해 아파트 주민들은 한자공부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다. 분기별 모집기간에는 경쟁이 치열하다고 한다.
◇한자교육에 열을 올리는 이유
한자교육에 열을 올리고 있는 학부모와 학생을 대상으로 말을 들어보았다.
▷학부모A씨=아이가 책을 읽을 때 이해도가 깊어졌 것 같아요. 또 학습에 흥미를 느끼고 책도 훨씬 더 좋아하게 됐지요.
▷초등학교 4학년 A양=초등학교 1학년 때 한자 공부를 시작했는데요. 지금까지 무려 5개의 자격증을 받았어요. 한자공부를 시작한 이후 다른 학습에도 효과를 보고 있어요. 좀 어려운 책을 읽는데도 무리가 없어요.
▷초등학교 1학년 B양=언니들이 한자 쓰는 걸 보면 신기하고 빨리 배우고 싶어져요. 필순과 몰랐던 뜻을 알게 돼 기뻐요.
여기에 올해는 경제 5단체가 신입사원 채용에 한자 시험을 시행해 더욱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지금은 한자(漢字) 전성시대다. 하지만 한자 급수를 따기 위해서 무리한 주입식 교육은 안될 일이다. 무리한 주입식 교육은 오히려 아이들에게 학습에 대한 흥미를 떨어뜨릴 수도 있다. 흥미롭게 학습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방법이 더욱 다양하게 나오길 기대한다.
고은희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