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호흡 ■ 호흡계의 구성 공기의 교환을 담당하는 기관인 폐는 흉곽에 위치하고 있으며 흉곽은 뼈와 근육으로 이루어진 흉곽외부(thoracic cage)에 의해 보호받고 있다. 폐는 기도를 통하여 인체에 산소를 공급함과 동시에 체내 대사과정에서 생성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기도는 호흡계 통로와 소화계 통로가 분리되는 지점, 즉 후두의 윗부분을 기준으로 하여 위쪽기도와 래쪽기도로 구분된다. 위쪽기도에는 코·부비동(paranasal sinus)·인두·구강 등이, 아래쪽기도에는 후두·기관·기관지·세기관지·폐포관 등이 있다. 호흡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이러한 기도 이외에도 횡격막·늑골사이근육 등이 중추신경계의 지배를 받아 폐의 박출작용에 영향을 주게 된다. - 위쪽기도의 형태 코는 비강이 바깥쪽으로 돌출된 것으로 얼굴의 중앙에 위치한 연골성의 코중격에 의해 좌우의 통로로 분리되어 있다(→ 비중격). 코의 2개 통로는 앞쪽으로는 얼굴에, 뒤쪽으로는 인두에 연결되어 있으며 바닥은 구강의 천장인 구개로 이루어져 있다. 비강의 측면에는 골성 돌기가 있는데 이것을 위비갑개·중간비갑개·아래비갑개라 하고, 이러한 돌출물 아래에 형성된 공기의 통로로서 위비도·중간비도·아래비도가 있다(→ 비갑개). 비강은 두개골 내의 공기로 가득한 공동, 즉 부비동과 연결되어 있으며 또한 코눈물관(nasolacrimal duct)을 통해 눈 가장자리의 눈물관(lacrimal apparatus)과도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눈물은 눈으로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비강으로도 배출되어 눈물을 흘릴 때는 코를 통한 호흡에 장애를 일으키기도 한다. 부비동은 두개골 내 위치에 따라 상악동(maxillary sinus)·접형동(sphenoid sinus)·전두동(frontal sinus)·사골동(ethmoid sinus) 등 4개가 있으며, 공기로 가득 차 있어서 두개골의 무게를 일정한 범위 내에서 유지시키며 목소리를 내기 위한 공명상자 역할을 한다. 비강은 호흡점막에 의해 덮여 있으며 이 점막에는 점액분비샘과 정맥얼기가 있다. 코와 위쪽기도의 이러한 상피구조는 호흡에 보조적인 역할을 하는데, 흡기시에는 공기를 걸러주고 데워주며 축축하게 해주고 호기시에는 공기를 차게 하며 건조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비강의 입구인 코전정(nasal vestibule)과 코의 천장에 있는 후각기관은 호흡점막과 상피와는 다른 구조를 가지고 있다. 즉 코전정은 코털이 나 있는 피부이며 후각기관은 감각상피를 가지고 있어 흡입한 공기의 상태를 감지하여 약 24개의 후각신경을 통해 중추신경계에 전달한다. 인두는 편의상 가장 위쪽으로부터 코인두·입인두·후두인두로 구분된다. 코인두 부분은 코에서 입인두로 배출되는 분비물과 공기의 1차적인 통로로서 양 측면으로 열려 있는 중이관(auditory tube)을 통해 고실과 연결되어 있다. 코인두의 뒤쪽 벽에는 인두편도(pharyngeal tonsil)라는 림프 기관이 있는데, 이것이 팽창하면 코를 통한 호흡에 장애를 일으키며 음성의 울림에 변화를 가져오기도 한다. 입인두는 앞쪽으로 입과 연결되어 있으며 연구개에 의해 코인두와 구분된다. 후두인두는 후두의 윗부분에 위치하며 공기와 음식물의 통로가 서로 교차하는 지점이다. 즉 비강으로부터 흡입된 공기는 후두로, 구강을 통해 섭취된 음식물은 후두 뒤에 위치한 식도로 이동하는데, 이러한 선택적 이동을 조절하는 것이 후두덮개(epiglottis)이다. - 아래쪽기도의 형태 후두는 복잡한 구조를 가진 기관으로서 공기통로 및 발성기관으로서의 이중 역할을 한다. 소리는 성대(vocal fold) 사이의 틈새인 성문에 공기를 부하하여 성문의 공기와 성대에 진동이 일어남으로써 생성되는데, 이러한 소리의 생성은 후두신경에 의해 지배받는 여러 근육에 의해 조절된다. 후두의 골격은 여러 개의 작은 연골들이 인대나 막에 의해 연결되어 있으며 그중에서 가장 큰 것이 갑상연골이다. 2개의 판으로 된 갑상연골은 앞쪽에서 서로 결합되어 윗부분의 갑상패임과 아랫부분의 돌출된 후두융기를 가진다. 후두융기는 여성보다 남성에서 더 돌출되어 있으며 갑상연골의 뒤쪽에는 성대가 후두강을 둘러싸고 있다. 성대는 탄력성 인대로서 앞쪽으로는 갑상연골에, 뒤쪽으로는 피열연골에 부착되어 있으며 그 위로는 후두덮개가 갑상연골에 부착되어 있다. 후두의 근육은 후두의 골격에 부착되어 성대의 모양·길이·장력에 영향을 주는 근육과 설골·인두·흉골 등에 부착되어 후두 전체를 위아래로 이동시키는 근육으로 구성되어 있다. 후두 아래에 위치한 기관은 길이 10~12cm, 지름 2cm 정도인 관 모양을 하고 있으며 벽은 16~20개로 된 연골성 고리가 결합조직에 싸여 있는 형태이다. 기관의 안쪽은 전형적인 호흡상피를 가지며 점막층에는 점액샘이 있다. 기관의 아래끝에는 좌우 2개의 주기관지로 나누어지며 오른쪽이 왼쪽에 비해 반지름은 크지만 길이는 짧다. - 폐 폐는 오른폐와 왼폐로 되어 있으며 오른폐는 전체 폐부피의 약 56%를 차지한다. 오른폐는 위엽·중간엽·아래엽의 세 부분이 경사틈새(oblique fissure)와 수평틈새(horizortal fissure)에 의해 분리되어 있으며, 왼폐는 오른폐에 비해 부피가 작고 2개의 엽, 즉 위엽과 아래엽으로 되어 있다. 흉곽 내에서 폐는 그 바닥이 횡격막에 놓여 있으며 꼭대기는 첫째늑골에 이른다. 내측으로 보면 폐는 혈관·림프관·신경 등이 폐로 출입하는 폐문에서 종격에 연결되어 있다. 흉곽강의 내측과 폐의 표면은 각각 벽쪽흉막(parietal pleura)과 폐쪽흉막(visceral pleura)에 의해 덮여 있으며, 벽쪽흉막은 그 아래에 있는 구조물에 따라 종격흉막·늑골흉막·횡격막흉막으로 세분된다(→ 흉막). 흉막강은 흉막오목(pleural recess)에 의해 생성된 여분의 공간으로 인해 폐의 부피보다 크다. 숨을 들이쉴 때는 흉막오목이 부분적으로 열려 팽창된 폐를 수용할 수 있다. 폐문이 폐를 주위 조직에 고정시키는 유일한 구조물임에도 불구하고 폐는 벽쪽흉막과 폐쪽흉막 사이의 음압(negative pressure)에 의해 그 위치가 잘 유지된다. 또한 두 흉막 사이에 존재하는 세포외액에 의해서 호흡중의 폐는 부드럽게 움직이나, 흉막 사이에 염증이 생기면 호흡운동은 통증을 수반한다(→ 늑막염). 폐엽은 여러 개의 작은 폐구역으로 구분되는데 오른폐에는 10개, 왼폐에는 8~10개의 폐구역이 있다. 이러한 폐구역은 틈새에 의해 구분되는 폐엽과는 달리 결합조직의 얇은 막에 의해 구분된다. 폐내기관지는 주기관지의 연골성 고리가 불규칙성 연골성판으로 대체되고 점막과 섬유연골성막 사이에는 한 층의 평활근이 첨가된다. 기관지는 소성결합조직(loose connective tissue)에 의해 덮여 있는데 이는 폐의 결합조직과 연결되어 있으며 이러한 섬유성의 바깥층은 신경이나 림프관 이외에 혈관을 갖고 있어 기관지벽에 혈액을 공급한다. 세기관지(bronchiole)는 지름이 1~3㎜인 작은 공기통로로서 벽에 연골이나 장점액성샘(seromucous gland)을 가지고 있지 않다. 세기관지의 강은 섬모성 세포와 세기관지세포(Clara cell)로 구성된 단순 입방상피로 덮여 있고 벽에는 기도를 좁힐 수 있는 잘 발달된 한 층의 평활근이 있다. 기관지천식은 이 근육층의 비정상적인 경련으로 인해 일어난다. 가스 교환면은 공기·혈액·조직의 세 부분으로 되어 있다. 호흡이 일어날 때 가스는 140㎡에 이르는 폐조직의 표면을 통해 혈액과 공기 사이를 이동한다. 가스 교환면은 제1대 호흡세기관지(respiratory bronchiole)에 연결된 폐포에서 시작되어 폐포의 수가 점점 증가하다가 2~4대 후에는 세기관지의 모든 벽은 폐포로 되며 이때의 기도를 폐포관이라 한다. 성인의 폐에는 약 3억 개의 폐포가 있고 그 지름이 약 250~300㎛인 다면체 구조를 하고 있으며 한쪽으로는 기도와 통한다. 2개의 폐포 사이에는 폐포사이중격이 있는데 이것은 수많은 모세혈관과 결합조직섬유로 구성되어 있다. 결합조직섬유와 뒤엉켜 있는 모세혈관은 내피세포에 의해 싸여 있으며, 폐포사이중격의 안쪽과 바깥쪽은 모두 폐포상피세포에 의해 싸여 있다. 폐포상피세포는 편평한 호흡상피세포(respiratory epithelial cell:pneumocyte type Ⅰ)와 좀더 입방형인 과립폐포세포(granular pneumocyte:pneumocyte type Ⅱ)로 나눌 수 있는데, 가스 교환면의 92~95%는 호흡상피세포에 의해, 나머지는 과립폐포세포에 의해 덮여 있다. 호흡상피세포는 내피세포와 함께 가스 교환을 위한 얇은 공기-혈액장벽(air-blood barrier)을 형성하는 역할을 하며 과립폐포세포는 분비세포로서 표면장력을 감소시키는 물질인 폐 계면활성제를 분비한다. 상피세포의 위에는 폐 계면활성제와 함께 폐포대식세포(alveolar macrophage)가 존재하여 호흡과 함께 폐포로 들어온 이물질이나 세포가 죽어 생긴 세포파편을 제거하는데, 이러한 폐포대식세포는 골수에서 유래된 것으로 공기-혈액장벽을 청결하게 유지해주는 역할을 한다. 모세혈관의 내피세포와 상피세포의 사이는 결합조직과 세포간액으로 채워져 있으며 결합조직은 섬유·무형질(amorphous ground substance)·세포(주로 섬유아세포)로 이루어져 있다. 섬유아세포는 모세혈관에서의 혈액의 흐름을 조절하며 또한 폐포사이중격에 세포외액이 축적되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폐의 혈액순환은 혈압이 낮은 폐순환계와 혈압이 높은 기관지순환계로 구분된다. 폐순환계는 산소량이 적고 이산화탄소량이 많은 정맥피가 심장의 오른심실로부터 폐동맥을 따라 운반됨으로써 시작된다. 폐동맥은 폐의 양쪽에서 기관지와 함께 주행하면서 분지를 계속하여 소동맥·모세혈관이 되어 폐포까지 이어진다. 폐동맥은 다른 체순환계의 동맥보다 얇은데 이것은 폐동맥에서의 혈압이 같은 크기의 체순환계 동맥의 혈압보다 5배 정도 낮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이다. 모세혈관에서 산소를 얻은 혈액은 소정맥을 따라 배출되는데 이때 동맥 및 기관지와 함께 주행하지 않고 폐포 사이의 결합조직을 통하여 이동한다. 일반적으로 폐로부터 나온 혈액은 4개의 폐정맥을 따라 이동하여 심장의 왼심방으로 이어진다. 대동맥이나 늑골사이동맥으로부터 분지된 기관지동맥은 큰 기도나 폐혈관에 영양물질을 공급해주는 역할을 한다. 흉막·기도·혈관은 자율신경계의 구심성신경섬유 및 원심성신경섬유에 의해 지배받고 있다. 10번째 뇌신경인 미주신경(vagus nerve)으로부터 나온 부교감신경섬유와 교감신경줄기의 가지는 주기관지 부근에서 만나 폐자율신경얼기를 형성한 후, 기관지벽과 혈관벽을 따라 폐로 들어간다. 교감신경은 폐혈관계에서는 혈관수축작용을, 기관지샘에서는 분비운동작용(secretomotor activity)을 나타내며, 부교감신경은 기관지수축을 촉진시킨다. ■ 호흡의 조절 호흡은 연수(medulla oblongata)와 뇌교(pons)에 있는 신경세포가 흉곽벽이나 복부의 근육에 작용하여 압력기울기를 형성함으로써 공기가 폐로부터 출입할 수 있게 하는 자율적이고 규칙적인 운동이다. 사람의 호흡에서 가장 큰 특징은 내부 및 외부 환경의 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가진다는 것인데, 이러한 적응력은 인체의 전지역에 감지기가 있어서 여기서 감지된 신호가 뇌의 호흡신경망으로 전달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감지기 중에서 화학수용체는 혈중산소량 및 혈액과 뇌에서의 산성도변화를, 기계수용체는 폐의 팽창, 기도의 크기, 호흡에 관여하는 근육의 수축강도 등을 감지한다(→ 기계수용). 호흡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근육은 횡격막이며 복부근·늑골사이근·경추늑골근(scalene muscle)·흉쇄유돌근(sternocleidomastoid muscle) 등도 관여한다. - 호흡신경세포의 구성 연수나 뇌교에서 이루어지는 호흡 리듬의 조절에는 등쪽내측연수·배쪽외측연수, 그리고 뇌교의 앞부분에 분포하고 있는 3개의 신경세포군이 관련되어 있으며, 최근에는 이러한 신경세포 사이의 신경접합부에 의한 상호작용으로 숨을 내쉬고 들이쉬는 호흡주기가 생성되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흡기, 호기). 연수의 호흡신경세포는 위쪽의 뇌와 화학수용체 및 기계수용체로부터 나오는 신경섬유와 연결되어 있으며, 이것은 또한 뇌운동뉴런을 통해 위쪽기도의 근육과 횡격막·흉부근육·복부근육을 지배하는 척수운동신경의 활성을 조절하기도 한다. 연수의 호흡신경세포는 이러한 신경입력 이외에도 심장혈관계와 온도조절에 관련된 신경세포와도 연결되어 있으므로 인체의 전반적인 생리적 양상이 호흡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게 된다. - 화학수용체 호흡을 조절하는 방법 중의 하나가 화학수용체에 의한 피드백 메커니즘이다. 호흡에 관련된 화학수용체로는 동맥혈에서 산소와 이산화탄소 분압(分壓)의 변화에 반응하는 동맥성화학수용체와, 뇌에서 이산화탄소분압의 변화에 반응하는 중추화학수용체의 2가지 종류가 있다. 산소압의 저하 또는 이산화탄소압의 증가가 발생했을 때는 화학수용체의 활성도가 증가됨으로써 호흡의 깊이와 속도가 증가되며, 그결과 산소와 이산화탄소의 분압은 정상치로 복원된다(→ 환기). 그러나 과도한 가스 교환은 이산화탄소압의 저하를 가져와 화학수용체의 활성도가 감소되며 그결과 호흡이 억제된다. 수면중이나 마취상태에서 이산화탄소압이 정상치보다 3~4㎜Hg 정도까지 낮아지게 되면 호흡이 완전히 정지될 수도 있다(→ 호흡정지). 산소압 저하나 각 조직으로의 산소공급이 생리적 요구량에 미치지 못할 때는 가장 중요한 동맥성화학수용체인 목동맥소체(carotid body)와 대동맥소체(aortic body)를 자극하게 된다. 2개의 목동맥소체는 목에서 양쪽 총목동맥이 바깥목동맥과 속목동맥으로 분지되는 지점에 위치한 작은 기관으로서 동맥혈에 있는 산소량보다는 산소분압의 변화에 반응한다. 목동맥소체는 산소압 저하에 반응할 뿐 아니라 동맥혈의 이산화탄소압 증가에 따라서도 그 활성도가 증가한다. 즉 동맥의 이산화탄소압이나 산소압은 폐로 공기가 들어가고 나오는 데 따라서 오르내리며 이러한 변화를 목동맥소체가 감지하여 반응하게 된다. 대사율이 증가함에 따라 이산화탄소의 분압에 큰 변화가 일어날 수도 있는데, 이러한 변화의 진폭은 목동맥소체에서 생성되는 신호의 크기에 반영됨으로써 뇌로 전달되어 호흡을 적당히 조절할 수 있게 된다. 목동맥소체는 설인신경(glossopharyngeal nerve)의 가지인 목동맥신경(carotid sinus nerve)과 함께 주행하는 감각신경을 통하여 연수의 호흡신경세포와 교신한다. 현미경으로 관찰했을 때 목동맥소체는 2개의 서로 다른 세포형인 Ⅰ형과 Ⅱ형의 세포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중에서 호흡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세포는 Ⅰ형이다. 감각신경세포의 신경섬유와 연접을 이루고 있는 Ⅰ형 세포는 전자밀도가 높은 분비소포를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분비소포 속에는 아세틸콜린·카테콜아민·엔케팔린·물질 P 등의 신경전달물질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신경전달물질은 혈중에 산소가 적거나(저산소증) 이산화탄소가 과다할 경우(탄산과잉증), 세포 밖으로 분비되어 인접한 감각신경세포에 작용하게 된다. 대동맥궁 주위에 위치하는 대동맥소체는 산소압의 급격한 변화에는 잘 반응하나 이산화탄소압의 변화에 대해서는 목동맥소체보다 민감하지 못하다. 이산화탄소는 호흡의 가장 강력한 촉진제로서, 동맥혈에서는 이산화탄소분압의 상승이 비례하여 호흡도 증가하게 된다. 즉 이산화탄소분압이 1㎜Hg 증가함에 따라 호흡은 1분당 2~4l씩 증가된다. 이산화탄소는 세포 밖에 있는 용액의 산성도를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세포 속으로 확산되어 세포 내부도 산성화되는데, 이러한 세포 안팎의 산성화 또는 이산화탄소의 증가에 의해 뇌에 있는 중추화학수용체가 반응을 나타내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목동맥소체나 대동맥소체를 제거해도 이산화탄소는 호흡을 촉진시킨다는 사실에서 이들 두 지역 이외에도 이산화탄소압의 변화에 반응하는 수용체가 있을 것으로 추측되는데, 최근에는 연수의 배쪽에 있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호흡근육이나 폐에 있는 수용체도 호흡에 영향을 미치는데, 특히 폐의 기능에 이상이 있을 때 중요한 작용을 한다. 기도와 폐포에 존재하는 수용체는 히스타민·브래디키닌·프로스타글란딘과 같은 화학물질이나 급격한 폐 팽창에 의해 자극될 수 있다. 특히 이 수용체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자극에 의해 기도를 수축시킴으로써 호흡과 함께 기도를 통해 들어오는 해로운 물질로부터 폐를 보호해주는 것이다. - 호흡의 변화 호흡 조절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특징은, 운동에 의해 체내의 대사율이 증가되어도 동맥혈에서는 일정한 이산화탄소압, 즉 산-염기의 항상성이 유지되도록 호흡이 충분히 증가한다는 것이다(→ 분압). 운동에 따른 호흡의 증가에는 여러 가지 신호가 작용하는데, 이러한 신호는 운동하고 있는 팔다리에 있는 기계수용체, 이산화탄소압의 변화를 감지하는 동맥성화학수용체, 체온의 변화를 감지하는 온도수용체 등에서 나타난다. 수면상태에서는 체내의 대사가 감소하나 호흡은 훨씬 더 감소하여 동맥혈에서의 이산화탄소압은 증가하고 산소압은 떨어진다. 호흡의 양상은 수면단계에 따라 다른데, 서파수면에서는 호흡이 감소하기는 하나 규칙적이며 급속안구운동성수면(REM수면)의 경우에는 불규칙한 호흡이 나타난다. 수면중에는 깨어 있을 때보다 저산소나 과이산화탄소에 대한 호흡반응이 느리지만 산소압의 감소나 이산화탄소압의 증가가 매우 클 경우에는 수면이 정지되어 깨어나게 된다. 수면무호흡증후군은 수면중에 위쪽기도가 부분적으로 또는 완전히 폐쇄되어 호흡장애가 생기는 경우로서 비만한 중년남자나 신생아에게 주로 나타난다(→ 수면무호흡증). 이러한 사람은 수면부족으로 낮에도 졸며 수면중에 코를 골기도 한다(→ 호흡정지). ■ 호흡 메커니즘 공기는 압력의 차이에 의해 폐의 안팎으로 이동한다. 즉 폐포 안의 공기압력이 대기압보다 낮을 때는 공기가 폐 속으로 들어가고(흡기), 폐포 속이 높을 때는 공기가 밖으로 나온다(호기). 따라서 공기의 이동속도는 이러한 압력의 차이에 비례하는데, 대기압은 항상 일정하므로 폐 속의 기압이 어느 정도인가에 따라서 공기의 이동속도가 결정된다. 폐포의 압력변화는 흉곽이나 배에 있는 근육의 수축 및 이완에 의해 폐가 팽창하거나 수축함으로써 일어난다. 호흡근육이 수축하면 폐가 팽창하고 폐포 내의 압력은 떨어져 대기압과의 압력차이가 생김으로써 공기가 폐 속으로 유입되며, 호흡근육이 이완되면 그 반대현상이 일어나 공기는 폐 밖으로 배출된다(→ 복강). - 폐-흉곽계 흉곽과 폐의 부피를 변화시키는 힘은 근육수축에 의해서뿐만 아니라 폐나 흉곽의 탄력성으로부터도 유래된다. 폐는 팽창에 저항한다는 점에서 풍선과 같은 기관으로서 안쪽과 바깥쪽의 압력 차이에 의해 팽창된 상태로 유지되지 않으면 완전히 수축하게 된다. 흉곽벽과 폐 사이의 압력, 즉 흉막강압은 폐의 압력이 대기압과 같을 경우 항상 대기압보다 낮게 나타나는데 이러한 음압은 폐를 팽창상태로 유지시키는 힘을 반영한다. 폐가 팽창하여 부피가 커지면 이를 유지시키기 위해 더 많은 힘이 필요하게 된다. 또한 흉막강압은 폐 안팎으로 공기를 흐르게 하기 위해 필요한 힘을 반영한다. 이러한 음압 때문에 어떤 이유로든 흉곽벽에 구멍이 뚫리게 되면 흉곽으로 공기가 유입되어 폐의 허탈(collapse)이 일어나게 된다(→ 기흉, 기흉). 폐의 팽창 상태를 유지하고 공기의 흐름을 일으키는 힘은 흉곽과 횡격막에 의해 생성되는데, 폐-흉곽계는 서로 다른 방향으로 배열되어 있는 용수철과 같아서 각각의 길이는 상호 영향을 받게 된다. - 근육의 역할 호흡근육은 수축을 통해 흉곽과 폐 사이에 유지되는 탄력의 균형을 어느 한쪽 방향으로 이동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즉 흡기 때는 근육이 수축함으로써 흉곽 바깥쪽으로의 탄력성을 증가시키며, 그결과 폐에 대한 견인력이 증가해 폐의 팽창이 일어나게 된다. 반면에 복부근육이 수축하면 증가된 복부압력이 폐를 수축시키고, 그결과 횡격막은 더욱 올라가게 되면서 호기가 일어난다. 정상적인 호흡에서는 흡기가 일어날 경우에만 근육의 수축이 일어나고 호기는 폐가 탄성반동에 의해 수동적으로 수축됨으로써 일어난다. 흡기근육과 호기근육이 완전히 이완되었을 때 폐는 총폐용량의 40% 정도 팽창된 상태로 유지되며(기능적 잔류용량), 흉곽과 복부의 호기근육이 최대로 수축되면 폐의 용량은 더욱 감소되어 총폐용량의 20%까지 수축된다(잔류용적). 호흡 펌프의 출력은 다양하여 정상적인 휴식기에는 1분에 6l를 배출하지만 필요할 경우에는 1분당 150l까지 배출할 수 있으며, 공기의 유통속도도 1분에 30l에서 400l까지 증가될 수 있다. 신생아의 1분 동안의 호흡수는 33회, 1회 호흡량은 15ml이며, 성인의 경우에는 각각 14회, 500ml의 평균치를 나타낸다. ■ 가스 교환 호흡 가스인 산소와 이산화탄소는 폐에 있는 호흡교환부위에서 공기와 혈액 사이를 이동하게 된다. 폐포와 혈액 사이에서의 가스 교환을 보다 쉽게 하기 위해 사람의 폐는 100㎡에 이르는 거대한 내부표면을 가지는 구조로 되어 있으며, 또한 폐포와 혈관 사이에 존재하는 막의 두께는 0.5㎛ 정도로 매우 얇다. 호흡 가스의 이동은 대류와 확산이라는 2가지 메커니즘에 의해 일어난다. 대류는 공기가 주위 환경으로부터 폐로 이동하는 것과 혈액이 폐와 조직 사이에서 이동하는 데 관련된 메커니즘이며, 폐에서 공기와 혈액 사이에서의 호흡 가스의 이동과 체내에서 혈액과 조직 사이에서 일어나는 호흡 가스의 이동은 확산에 의해 일어난다. 확산과정은 두 지역에 존재하고 있는 호흡 가스의 분압차이에 의해 일어난다. 즉 호흡 가스의 이동은 농도가 높아 그 분압이 높은 지역에서 낮은 지역으로 이동하게 된다. 산소와 이산화탄소는 혈액을 통해 조직세포와 폐 사이를 이동하게 되며, 이동하는 양은 혈액순환의 속도와 혈중 가스 농도에 의해 결정되는데, 혈액순환의 속도는 심장박출량에 의해 영향을 받고 이것은 다시 체내의 요구량에 의해 결정된다. 따라서 심장의 박동과 순환계의 조절은 가스 교환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 산소의 이동 산소는 혈장에 잘 용해되지 않으므로 2% 정도가 혈장을 통해 이동하고 나머지는 적혈구에 있는 헤모글로빈이라는 단백질에 결합되어 있다. 헤모글로빈은 헴(heme)이라 불리는 철을 함유한 고리 모양의 구조물 4개가 글로빈(globin)이라는 큰 단백질에 결합되어 있는 것이다. 철 1분자는 산소 1분자와 결합할 수 있으므로 헤모글로빈 1분자는 산소 4분자와 결합할 수 있다. 정상적인 인체의 혈액에는 혈액 1ml당 약 0.2ml의 산소를 운반하기에 충분한 헤모글로빈이 존재한다. 헤모글로빈에 결합된 산소의 양은 폐의 산소분압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산소분압과 혈중산소의 양을 나타내는 산소해리곡선은 특징적인 S자 모양을 하고 있는데, 이것은 1분자의 산소가 1분자의 철과 결합하게 되면 산소와 결합하지 않은 다른 철의 산소결합능력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고도가 표준해면일 경우에 폐포의 산소분압은 헤모글로빈에 있는 모든 철에 산소가 결합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하다. 혈액으로 운반된 산소가 모두 조직의 세포로 이동하는 것은 아니며, 휴식시에 정맥혈에 존재하는 산소의 양은 동맥혈의 70~75%인 반면 격렬한 운동을 한 후에는 10~20%로 줄어든다. 헤모글로빈은 산소뿐만 아니라 수소 이온, 이산화탄소, 2,3-디포스포글리세르산염(2, 3-diphosphoglycerate/2,3-DPG) 등과도 결합한다. 특히 2,3-DPG는 말초혈액에서 헤모글로빈으로부터 산소를 분리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물질들은 헤모글로빈에서 산소가 결합하는 부위에 결합하지는 않지만, 이 물질들이 헤모글로빈과 결합하면 산소와 헤모글로빈의 결합을 방해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수소 이온, 이산화탄소, 2,3-DPG의 농도가 증가하면 헤모글로빈의 산소에 대한 친화도를 감소시키며, 그결과 산소해리곡선은 오른쪽으로 이동하게 된다. 이렇게 산소와의 친화도가 감소하기 때문에 헤모글로빈이 충분한 양의 산소와 결합하기 위해서는 증가된 산소분압을 필요로 하게 된다. 산소해리곡선이 오른쪽으로 이동하는 것은 또한 심한 운동을 했을 경우 또는 빈혈의 경우 조직세포로의 산소이동을 용이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수소 이온, 이산화탄소, 2,3-DPG의 농도 감소는 헤모글로빈의 산소에 대한 친화도를 증가시켜 산소해리곡선은 왼쪽으로 이동하게 된다. 이러한 해리곡선의 이동으로 인해 낮은 산소분압에서도 산소와 헤모글로빈이 잘 결합하게 되므로 산소가 희박한 고지대에서는 대단히 중요하다. 온도도 해리곡선에 영향을 주어 온도가 상승하면 산소해리곡선을 오른쪽으로 이동시킨다. 그러나 사람의 체온은 거의 일정하므로 온도와 관련된 산소친화도의 변화는 생리적으로 중요하지 않다. - 이산화탄소의 이동 혈중에서 이산화탄소의 이동은 매우 복잡하다. 이산화탄소의 약 5%는 화학식이 변하지 않은 형태로 혈중에 녹아 운반되고 나머지는 적혈구 또는 혈장에서 가역적인 화학변화를 일으킨다. 혈중 이산화탄소의 약 88%는 탄산수소염(HCO)의 형태로, 그리고 일부는 혈장단백질 특히 헤모글로빈과 결합하여 카르바민산염(carbamate)의 형태로 운반된다. 탄산수소염은 적혈구보다는 혈장 속에, 카르바민산염은 혈장보다는 적혈구에 보다 많이 분포한다. 혈액을 통해 운반되는 총이산화탄소량의 약 10% 만 폐를 통해 밖으로 배출된다. 이산화탄소는 조직세포에서의 분압이 그 주위를 순환하는 혈액 중 분압보다 크기 때문에 조직세포로부터 혈액 쪽으로 이동한다. 혈액으로 이동된 이산화탄소는 물과 결합하여 약산인 탄산염(H2CO3 )이 된 후 이것은 다시 수소 이온과 탄산수소염으로 분해되는데, 헤모글로빈은 이때 해리된 수소 이온과 결합함으로써 혈액의 산성화를 억제시키는 완충작용을 한다. 이산화탄소에서 탄산으로의 전환은 자연상태에서는 매우 느리게 진행되나 탄산탈수효소에 의해 촉매될 경우에는 1초 이내에 일어나는 매우 빠른 반응이다. 탄산탈수효소는 적혈구에만 존재하므로 탄산수소염은 주로 적혈구 속에서 생성되는데, 이때 생성된 탄산수소염은 혈장 속의 염소 이온(Cl-)과 교환되어 적혈구로부터 혈장으로 이동하게 된다. 따라서 이산화탄소의 26%는 적혈구에, 62%는 혈장에서 탄산수소염의 형태로 존재하고 있다. 헤모글로빈은 이산화탄소와 결합하여 카르바민산염을 형성함으로써 이산화탄소의 이동에 관여하는데, 헤모글로빈은 결합되어 있던 산소를 배출함으로써 분자모형에 변화를 일으켜 이산화탄소와의 결합을 촉진시키게 된다. 따라서 조직세포에서 헤모글로빈으로부터 산소가 배출되면 이산화탄소와 헤모글로빈과의 결합력을 증가시키고, 폐에서 헤모글로빈과 산소와의 결합은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일으킨다. 총이산화탄소의 5% 만이 그 분자형태가 변하지 않은(즉 유리이산화탄소) 형태로 운반되나 오직 유리이산화탄소의 형태로만 모든 생물학적 막을 통과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대사과정에서 생성된 모든 이산화탄소는 유리이산화탄소의 형태로 조직에서 혈액으로, 폐의 모세혈관으로부터 밖으로 배출되며 이 두 과정 사이에서 탄산수소염이나 카르바민산염의 형태로 이동하게 된다. - 폐에서의 가스 교환 호흡은 기도를 통해 일어나는 주기적인 현상이므로 흡입된 공기가 모두 가스 교환에 참여하는 것은 아니고 일부분만이 가스 교환이 일어나는 폐포까지 도달하게 된다. 즉 휴식시에는 1회 호흡량의 약 1/3, 운동시에는 약 10%가 폐포까지 이르지 못하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호흡의 주기적 특성과는 달리 폐에서의 혈액흐름은 연속적인 것이어서 폐에 도달한 모든 혈액은 가스 교환에 참여하게 된다. 폐에서 가스 교환의 효율성은 혈액의 흐름과 흡입된 공기가 폐의 전지역에 얼마나 균일하게 분포되는가에 따라 좌우된다. ■ 호흡 순환 및 대사의 상호작용 호흡 순환 및 대사의 상호작용은 전체 호흡계의 기능 수행에 핵심이 된다. 세포는 대사작용의 결과로 산소흡입과 이산화탄소의 배출, 즉 가스 교환을 요구하게 되고 혈액순환은 세포가 필요한 산소 및 이산화탄소의 이동수단으로 작용한다. 호흡의 주된 목적은 세포가 대사과정에서 필요로 하는 산소를 충분히 공급해주는 것이며 폐에서 조직세포로 산소를 운반하는 수단은 혈액순환이다. 최근 세포생물학의 발달로 세포 내에서 영양물질을 산화시켜 에너지를 얻는 기관이 미토콘드리아로 밝혀졌으므로, 호흡의 목적에 대한 보다 정확한 표현은 미토콘드리아에 산소를 공급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세포대사는 높은 에너지를 가진 ATP가 ADP와 인산으로 분해되면서 방출되는 에너지를 이용한다. 즉 근섬유의 수축이나 단백질합성 등에 필요한 에너지는 모두 ATP로부터 얻어지며, 분해된 ADP와 인산으로부터 ATP를 생성하기 위해서는 영양물질이 분해될 때 방출되는 에너지를 이용하게 된다. 영양물질의 분해과정에는 산소를 필요로 하지 않는 혐기성해당작용과 미토콘드리아에서 일어나며 산소를 필요로 하는 호기성대사가 있다. 혐기성해당작용에 의해서 포도당(glucose) 1분자가 분해되면 2분자의 ATP가 생성되며 산성 노폐물질이 축적되나, 호기성과정에 의하면 36분자의 ATP와 배설이 쉬운 노폐물인 물과 이산화탄소가 생성된다. 따라서 지속적인 세포활동을 위해서는 호기성대사과정이 효율적이다. 공기 중의 산소가 폐와 혈액을 거쳐 세포 내의 미토콘드리아로 이동되는 과정에는 여러 가지 구조물과 이동방식이 관여하게 된다. 세포의 대사율에 의해 산소요구량이 결정되는데, 휴식시에 인체는 1분에 약 250ml의 산소를 소모한다. 운동시에는 건강한 사람의 경우 10배 정도로 대사속도가 증가하며 고도로 훈련된 운동선수의 경우에는 20배까지 증가될 수도 있다. 근육세포가 일을 많이 하면 할수록 ATP와 산소의 요구량은 비례적으로 증가되며 심장박출량과 폐를 통한 호흡도 함께 증가한다. 산소와 ATP의 요구에 대한 근육의 적응력은 운동선수가 일반인보다 2배 가량 높다. 근육은 과도하게 일을 하게 되면 호기성대사과정의 범위를 넘어서 혐기성해당과정을 통해 에너지를 얻게 되며, 이때는 젖산이 체내에 축적되어 피로를 느끼게 된다. ■ 적응 - 고도적응 저지대에서 고지대로 올라가면 호흡이 빨라지는데, 이것은 높이 올라갈수록 기압의 감소와 함께 공기 중이나 폐포 표면에서 산소분압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사람이나 소와 같은 대부분의 포유류는 산소압의 감소에 대해 순화라는 가역적·비유전적인 과정을 통해 적응하며, 아메리카 낙타인 라마와 같이 고지대에 사는 동물은 유전적 요인에 의해 저산소압에 적응되어 있다. 사람에 있어서 호흡순응은 폐포에서부터 궁극적으로 산소가 사용되는 세포의 미토콘드리아에 이르기까지 모든 단계에서 산소압을 증가시키는 메커니즘, 즉 심호흡 또는 폐포벽이 얇아지고 헤모글로빈과 적혈구가 증가하며 2,3-DPG가 증가하는 등의 변화에 의해 이루어진다. 고지대에서의 생활이 오래 지속되는 경우에는 혈관수가 늘어나고 근섬유의 크기가 작아진다. 안데스 산맥이나 히말라야 산맥에서 생활하는 고산지대의 동물들은 저산소압에 순응되었다기보다는 적응되어 있다. 즉 고산지대 동물들의 헤모글로빈은 산소와의 친화력이 매우 높아 저산소압에서도 산소와 쉽게 결합하여 포화상태로 되나, 저산소압에 순응된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현상인 헤모글로빈이나 2,3-DPG의 증가 등은 나타나지 않는다. 고산지대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은 유전적으로 저산소압에 적응되었다기보다는 헤모글로빈의 증가 등에 의해 순응된 양상을 보이는데, 이들은 때때로 이러한 순응력을 상실하여 몽게병(Monge's disease:만성고산병)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 호흡계의 질환 호흡계의 질병은 호흡과 관련이 있는 기관인 비강·인두·후두·기관·기관지·폐·흉곽·횡격막 등에 영향을 준다. 호흡계를 침범하는 질환은 많은 편인데 다음과 같은 3가지 요인에 기인한다. 첫째, 외부환경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공기 중에 존재하는 유해물질에 쉽게 노출된다. 둘째, 호흡계에는 혈관분포가 풍부하기 때문에 혈관을 침범하는 질환에 의해 쉽게 영향을 받는다. 셋째, 호흡계는 알레르기 질환이 잘 발생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 증상 폐질환의 증상은 다른 질병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인데, 기침이 기관지 계통에 관련된 모든 질환의 가장 중요한 증상이다. 특히 객담을 수반한 기침은 기도에 생긴 질환의 가장 뚜렷한 증거로서 대표적인 예로는 기관지염이 있다. 심한 기관지염의 경우에는 기관지의 점액성샘이 매우 팽창하여 하루에 30~60ml의 객담이 배출되기도 하는데, 특히 아침에 눈을 뜬 후 2시간 이내가 가장 심하다. 객담에 혈액이 섞여 있는 경우는 기존의 감염이 심해져 일어나는 경우도 있지만 종양이나 폐결핵일 수도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각혈). 폐질환의 2번째로 중요한 증상은 호흡곤란인데 천식이나 기관에 이물질이 걸렸을 때처럼 급격히 나타나는 경우도 있으나 대부분은 잠행성으로 서서히 진행된다. 호흡곤란의 정도는 다양한데, 폐기종 같은 질병은 매우 심해서 환자는 움직일 수도 없으며 직업적인 폐질환에 의한 폐섬유증도 심한 호흡곤란을 일으킨다. 대부분의 폐질환 환자는 호흡곤란의 증상으로 인해 병원을 찾게 되지만, 호흡곤란 증상이 없다고 하여 심한 호흡기 질환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 예를 들어 기도를 막지 않는 작은 폐암의 경우에는 호흡곤란의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호흡곤란은 또한 심장의 왼심실의 기능이상에 의한 폐울혈의 초기증상이기도 하다. 흉통도 폐질환의 초기증상일 수 있으나 대부분의 경우에는 폐렴으로 인한 흉막의 염증으로 인해 발생한다. 통증을 수반한 급성늑막염은 폐 혈관이 차단되어 울혈이 생성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며, 흉통이 매우 심한 경우에는 흉막으로 전이된 악성종양인지 흉막 자체에서 발생한 종양인지 의심해보아야 한다. 기침·호흡곤란·흉통과 같은 주요증상 이외에도 폐질환과 관련된 여러 가지 증상이 있을 수 있다. 천명(喘鳴)은 천식과 같이 기도가 폐쇄되었을 때 나는 소리이다. 기관지확장증·폐섬유증·폐암 등의 질환으로 인해 손발가락의 끝이 팽창하는 경우인 곤봉지(clubbing)가 나타나는데, 원인이 폐암인 경우 종양을 외과적으로 절제하면 이러한 증상은 사라진다. 종종 폐암은 종양이 다른 기관으로 전이되어 생긴 전이암에 의한 증상으로 처음 발견되기도 하는데, 뼈로 전이되어 둔부골절, 뇌로 전이되어 신경증상, 간으로 전이되어 황달 등을 유발하며 이것이 폐암의 초기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폐질환에 수반되는 일반적인 쇠약현상은 잘 알려져 있으며, 폐결핵이나 폐암을 가진 환자는 권태감과 비정상적인 피로감 등을 느끼게 된다. 체중감소, 식욕감퇴, 육체적 운동의 기피, 우울증, 가벼운 소화불량, 두통 등이 폐질환과 관련되어 나타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폐질환의 증상, 특히 초기증상은 다양하고 비특이적이어서 방사선검사나 신체검사를 받는 것이 필수적이다. - 폐의 방어 메커니즘 기도는 외부환경에 노출되어 있으므로 흡입된 물질에 대한 복잡하고 포괄적인 방어체계를 갖고 있다. 방어의 제1선을 담당하는 세포는 폐포나 기도에 있는 폐포대식세포인데, 이 세포는 공기와 함께 유입된 세균, 바이러스, 작은 입자 등을 탐식·파괴시키며 백혈구를 유인하는 화학물질을 분비하여 염증반응을 일으키기도 한다. 대식세포에 의해 탐식된 입자는 림프계로 이동해 림프샘에 저장되며, 용해성 입자는 혈액 속으로 이동해 신장을 통해 배설된다. - 바이러스 감염 급성호흡계 질환에는 여러 종류의 바이러스가 관련되어 있다. 바이러스가 원인인 보통의 감기도 기관의 염증이나 후두염을 일으켜 기관지계에 있는 섬모에 손상을 주기도 한다. 리노바이러스·아데노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은 특히 어린이의 경우 중요한데, 열성 질환을 일으키며 종종 심한 세기관지염을 동반한다(→ 아동기의 질병과 장애). 보통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은 빠르게 회복되나 호흡기합포체바이러스(respiratory syncytialvirus) 같은 일부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심한 세기관지염으로 진행되어 생명을 위협받기도 한다(→ 기관지염). 인플루엔자바이러스와 파라인플루엔자바이러스는 심한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인플루엔자바이러스는 인체의 여러 부분을 동시에 침범하나 바이러스가 복제되는 주된 장소는 폐의 폐포세포이다. 인플루엔자바이러스는 폐포세포에서 24시간 동안 다량으로 증식한 후 폐실질의 염증이나 경화를 일으키며 동시에 기관염·기관지염·세기관지염을 일으키기도 한다. 인플루엔자바이러스는 또한 바이러스성폐렴을 유발시키는데 특징적으로 부분적인 무기폐(atelectasis)의 소견이 나타난다. 이 질환은 소아나 노인에게서 발생하면 특히 위험하며, 일단 인플루엔자바이러스에 감염된 폐는 곧이어 2차감염이 일어난다. 실제로 1918~19년에 인플루엔자유행병에 의한 사망자가 전세계적으로 약 2,000만 명에 이르렀으며 이들의 대부분은 세균에 의한 2차감염이 사망원인이었다. 미국에서는 2,000만 명이 감염되어 85만 명이 죽었는데, 당시에는 2차감염을 일으키는 세균에 대한 항생제가 없었고 또한 영양결핍이 사망률을 증가시키는 원인이 되었다. 인플루엔자바이러스는 면역학적으로 다른 A형·B형·C형과 파라인플루엔자바이러스인 D형으로 구분하는데, A형·B형·D형이 유행병을 유발시킨다. A형에서도 여러 종류의 아형이 있는데, 이들은 대개 2~3년 간격으로 유행하는 특징이 있으며 한번 감염되면 그 아형에 대해서는 면역성이 생긴다. 폐렴마이코플라스마(Mycoplasma pneumoniae)는 학령기 아동이나 청소년에게 폐렴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균으로 기침과 열을 수반하나 생명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폐질환을 앓은 후의 폐 회복과정은 비교적 느린 편이며, 임상적으로나 방사선검사상으로는 비교적 빠른 회복을 보이지만 폐포벽이 회복되기 위해서는 수주일 더 걸린다. - 세균성폐렴 치료제로서 항생제가 발견되기 이전에는 폐렴이 가장 사망률이 높은 호흡기질환이었다. 가장 흔한 원인균으로는 연쇄상구균의 일종인 폐렴쌍구균(Diplococcus pneumoniae)이 있다. 연쇄상구균성폐렴은 감염 후에 고열과 폐조직의 경화, 폐농양·늑막염·심부전 등의 합병증 순서로 진행되나 대개의 경우 발병 후 약 1주일이 지나면 서서히 회복된다. 연쇄상구균에 의한 폐렴은 미만성의 기관지폐렴 형태로 잘 나타나며, 특히 오래 누워 지내는 노인에게서 잘 나타난다. 연쇄상구균성폐렴은 급성 인플루엔자 감염의 합병증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포도상구균성폐렴은 어린이에게서 나타나는 급성질병으로서 폐조직이 농양의 형성으로 인해 급속히 파괴될 수도 있으나 화학요법으로 신속히 치료하면 폐의 기능이 충분히 회복된다. 폐렴간균(Klebsiella pneumoniae)에 의한 폐렴은 치료가 어렵고 자주 재발한다. 모든 종류의 세균성폐렴의 진단에는 방사선사진에 나타난 특징과 객담에서 세균을 분리하는 방법이 이용되고 있다. 세균이 원인이 되는 폐질환 중에서 역사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이 폐결핵이다. 폐결핵의 특징으로는 심한 쇠약증, 초기증상의 잠행성, 가족에 대한 전염성, 질병의 장기성, 폐로부터의 출혈, 결핵성 뇌막염이나 부신부전(adrenal insufficiency:아디손병이라고도 함)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 등이 있으며, 치료제로서 항생제가 개발되기 전에는 내과적인 치료가 매우 어려웠다. 항생제가 개발되기 이전에도 선진국에서는 폐결핵의 발병률이 감소되었는데, 이것은 양질의 식사와 주거환경의 개선에서 비롯되었다. 폐결핵은 폐꼭대기에서 염증을 일으키면서 시작되며 점점 진행되면서 만성적인 공동(cavity)을 형성하는데, 여기에 2차감염이 일어나면 치료가 힘들게 된다. 폐결핵은 활동성이 되면 순환계를 통해 세균이 다른 기관으로 전염될 수 있으므로 신속한 치료를 해야 한다. 치료제로는 처음 개발된 항결핵제인 스트렙토마이신이 아직도 사용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이소니아지드(isoniazid/INH)와 리팜핀을 함께 사용하거나 여기에 에탐부톨을 첨가하기도 한다. 결핵균은 INH에 대해서는 곧 저항성을 가지게 되므로 INH는 항상 파라아미노살리실산(PAS)과 함께 투여한다. 또한 결핵균은 모든 항생제에 대해서 저항성을 가질 수 있으므로 항생제를 사용할 때는 1가지보다는 2가지 이상을 잘 조합하여 사용해야 한다. 결핵치료에 있어서 문제점은 계속적으로 약물치료를 해야 한다는 것인데 이는 저개발국의 환자나 선진국의 음주벽이 있는 환자에게는 어려운 일이다. 서구에서는 1900년 이후 결핵으로 인한 사망률이 급격히 떨어졌으나 저개발지역에서는 여전히 심각한 질병으로 남아 있다. - 알레르기성 폐질환 폐가 알레르기반응을 쉽게 일으키는 이유는 첫째, 폐가 외부환경에 노출되어 꽃가루와 같은 이물질이 쉽게 폐에 축적될 수 있고, 둘째, 기관지의 벽에는 평활근이 있어 알레르기반응에 의해 히스타민이 분비되면 이 평활근이 쉽게 수축되며, 셋째, 폐에는 많은 혈관이 분포하고 있어 염증반응을 일으키기 쉽다는 것이다. 호흡기에서 나타나는 알레르기성질환 중에서 가장 흔한 것이 천식이다. 경련성천식은 기도의 평활근이 수축하는 특징이 있으며, 심할 경우에는 기관지에 점액질이 침적되어 호흡장애를 일으키기도 한다. 천식은 그 원인이 되는 환경물질, 즉 항원이 알려져 있는 외인성천식과 환경인자가 원인이 아니고 병리적 장애에 의해 일어나는 내인성천식으로 분류된다. 외인성천식은 흔히 어린이에게 나타나는데 유전적으로 특정 항원에 대하여 과민반응을 나타내는 것과 관련이 있으며, 항원에 처음으로 접촉된 후 다시 접촉하게 되면 심한 천식으로 전환된다. 원인은 잘 알려져 있지 않으나 오후보다는 아침에 기도폐쇄가 잘 일어나는 특징이 있다. 직업과 관련된 천식은 과거에 생각했던 것보다 흔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전자산업에서 사용되고 있는 납땜레진(solder resin), 용매로 사용되는 톨루엔디이소시안화염(toluene diisocyanate) 등과 같은 물질은 기도폐쇄와 함께 천식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급성천식이 발생하면 갑자기 호흡장애가 나타나며 가슴은 점점 흡기시의 형태를 취하게 된다. 심한 호흡곤란에도 불구하고 의식장애는 일어나지 않는다. 급성천식 중 가장 위험한 형태는 천식발작으로 몇 시간 또는 하루 종일 지속되며 기관지가 점액질로 가득 차게 되어 점점 공기의 흐름이 차단된다. 환자는 동맥혈의 산소압이 떨어지고 이산화탄소가 축적됨으로써 피로와 졸음이 오며, 동시에 동맥혈의 산성도가 증가되어 심장박동정지를 일으킬 수도 있다. 치료제로는 코르티코스테로이드나 기관지확장제를 사용한다. 천식은 나이가 듦에 따라 그 심한 정도가 감소하는데 어릴 때 심한 천식을 앓았던 사람이 20세 이후에는 정상적으로 되기도 한다. 어린이의 천식은 우유와 같은 음식물에 의해서, 그리고 성인의 경우는 포도주나 음식물에 함유된 아황산염화합물에 의해 유발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품). 아스피린(아세틸살리실산)에 민감한 천식인 경우에는 이 약을 복용하면 생명을 위협하는 천식이 초래될 수 있다. 모든 형태의 천식환자의 공통적인 특징은 정상인에 있어서 기관지수축을 유발하는 용량보다 훨씬 적은 양의 히스타민 또는 아세틸콜린을 분무제로 흡입했을 때 기도폐쇄를 보인다는 것이다. 고초열은 특정한 화분이나 풀에 대한 접촉이 원인이 되는 계절적 질환으로서 비점막의 종창, 알레르기성비염, 재채기, 천식을 일으킨다(→ 고초열). - 기관지염과 세기관지염 급성기관지염은 보통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일어나며 암모니아·염소·이산화황과 같은 자극성 가스에 의해서도 발생한다. 기관지가 붉어져 울혈이 생기고 객담에 약간의 혈액이 섞여 나오기도 하는데, 대부분의 경우에는 며칠이 경과하면 회복되고 기관지의 점막도 복원된다. 세기관지염은 작은 기도에 염증이 생기는 것으로, 특히 생후 1~2세에 발생하면 대부분 급성 바이러스성질환이다. 심할 경우에는 생명을 위협하기도 하나 대부분은 자연적으로 치유된다. 성인의 급성세기관지염은 잘 알려진 질환이 아니며 단지 만성기관지염이 급격히 악화되어 세기관지에 감염됨으로써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호흡성세기관지염(respiratory bronchiolitis)은 흡연자의 폐에 나타나는 최초의 변화로서 금연을 하면 곧 치유된다(→ 흡연). 기침과 객담을 수반하는 만성기관지염은 흡연자에게서 흔히 발생하는데, 약 15년 동안 흡연한 사람은 큰 기도에 있는 점액성 샘의 크기와 수가 증가하여 아침에 점액성 객담을 배출하게 된다. 오염된 공기나 습한 기후에 의해서도 점액성 세포가 증가하고 만성기관지염의 발생이 촉진될 수 있는데, 이러한 변화는 기관과 같은 큰 기도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며 세기관지에도 변화를 가져와 세기관지폐쇄나 염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폐포벽이 파괴됨으로써 일어나는 비가역적인 질병인 폐기종은, 폐소엽의 중심부에서부터 폐포 파괴가 시작되는 소엽중심성폐기종과 폐소엽에 있는 모든 폐포를 동시에 파괴하는 범소엽성폐기종으로 구분한다. 소엽중심성폐기종은 대부분이 흡연자에서만 발생하며 폐 위엽에서 가장 흔히 나타난다. 범소엽성폐기종은 흡연자에서 나타날 수도 있으나 특징적으로 항단백질분해효소인 α1 -안티트립신의 결핍이 있는 환자의 폐 아래엽에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폐기종의 주요증상은 폐의 탄력성이 감소됨으로써 호흡이 짧아지고 정상적인 환기능력을 상실하게 되는 것이며, 이것이 예후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그러나 환기능력이 정상의 반 정도까지 감소한 이후에 예후를 결정하는 주된 요소는 동맥혈의 산소압 감소이다. 만성적인 저산소증은 폐순환에서의 혈압을 상승시키고 이것은 다시 좌심실부전을 일으킨다. 좌심실부전의 증상으로는 발목의 부종, 목정맥의 충혈, 간의 비대 등이 있는데 이는 이미 폐질환이 상당히 진행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저산소증은 총헤모글로빈의 양이나 순환하는 적혈구의 수를 증가시키며, 우울증·신경과민·식욕감퇴·체중감소를 가져오기도 한다. 주기관지가 만성적으로 팽창하는 기관지확장증은 주로 어린이가 폐렴이나 백일해를 앓은 후에 나타난다(→ 아동기의 질병과 장애). 기관지는 만성적으로 감염되며 과다한 객담을 배출하고 흉부감염도 흔히 나타난다. - 직업성 폐질환 채석장 등에서 노출되기 쉬운 실리카 먼지는 폐조직의 섬유화를 가져오는 규폐증을 일으킨다. 따라서 안전장비 없이 실리카 먼지에 노출된 곳에서 작업을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규폐증은 방사선검사로 쉽게 진단되며, 병이 진행되면서 호흡곤란이 오게 된다. 석탄분진은 실리카 함량이 매우 적음에도 불구하고 흑색폐라고도 불리는, 탄광노동자에게 주로 발생하는 진폐증을 유발한다(→ 직업병). 석탄분진은 초기에 세기관지에 침착되어 섬유화반응을 일으키며 진행성대량섬유증을 거쳐 결국에는 심부전을 유발하기도 한다. 제2차 세계대전을 전후로 절연체나 방화제로 사용되었던 석면으로 인해 20년 후에는 석면과 관련된 질병이 유행병처럼 퍼지게 되었다. 처음에는 석면폐증만 알려졌으나 석면폐증을 일으키지는 않을 정도의 적은 석면을 흡입하더라도 흉막이 두꺼워지며, 특히 흡연자가 석면에 노출되었을 때는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흉막에 발생하는 악성종양인 중피종은 거의 대부분 석면흡입에 의한 것인데, 석면흡입과 종양 형성 사이에는 약 20년의 시간이 경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의하면 석면과 관련된 호흡기질환은 비가역적이며 악성중피종은 드물고, 흡연과는 관련이 없으나 진단 후 생존기간은 2년 미만이다. 무기광물이나 먼지만이 폐에 질병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며, 천연솜을 가공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먼지도 만성폐쇄성폐질환의 일종인 갈색폐라고도 불리는 면폐증을 일으킨다(→ 목화). - 폐암 제2차 세계대전 이전에 폐암은 상대적으로 드문 질병이었으나 그후 급격히 증가했는데, 처음에는 그 원인이 보다 발달된 진단방법에 의한 현상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1956년에 시작된 역학조사 결과 흡연의 역사와 폐암에 의한 사망률의 증가가 밀접한 관련이 있음이 밝혀지게 되었다. 1965년에 미국 남자의 경우 폐암이나 기관지암이 모든 암의 43%에 달했으며, 여성의 경우는 1960년부터 증가하기 시작하여 1980년대 중반까지 계속 증가하는 추세이다. 이것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여성흡연인구가 급격히 증가된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담배연기가 암을 발생하게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으나 담배연기에 있는 타르가 원인물질인 것으로 생각된다. 흡연 자체에 의해서도 폐암이 유발될 수 있으나 석면섬유·라돈가스·비소 등과 같은 물질과 함께 노출되면 그 가능성은 더욱 증가한다(→ 발암물질). 또한 흡연을 하지 않지만 흡연자와 같이 생활하는 사람의 경우도 폐암이 발생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폐암은 종양의 형태가 다양하고 폐에서 발생하는 부위가 일정하지 않으며, 다른 기관으로 전이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초기증상이 다양하다. 즉 객담에 혈액이 섞여 나오거나, 폐렴·흉막삼출에 의한 호흡곤란 등이 나타나기도 하고, 때로는 골격이나 뇌로 전이되어 폐와 무관한 증상을 나타내기도 한다. 폐암은 만성기관지염을 앓아 몇 년 동안 기침을 한 병력이 있는 사람에게서 발병될 수도 있다. 폐암환자의 생존율은 지난 40년 동안 조금씩 개선되고 있을 뿐 뚜렷한 진전이 없으므로 금연 등에 의한 예방이 최선의 방법이다. 폐암 중에서 폐포세포암(alveolar cell cancer)은 남녀에서 비슷한 비율로 발생하며, 느리게 진행되는 종양으로서 흡연과는 연관성이 없다. - 기타의 호흡기질환 미만성간질성폐포섬유증(nonoccupational diffuse interstitial fibrosis)은 특발성섬유성폐포염(cryptogenic fibrosing alveolitis)이라고도 하는 질환으로, 폐포벽이 섬유화되어 두꺼워지며 심한 경우는 가스 이동을 방해하고 저산소혈증을 일으킨다. 특히 저산소혈증은 운동중에 일어나는데 두꺼워진 폐포벽으로 인해 산소공급이 충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발병되기도 하나 정확한 원인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유방암의 치료를 위해 흉곽벽에 조사하는 방사선이 폐에 손상을 가져올 수도 있는데, 마지막 치료 후 약 3주가 지나면 폐렴이 발생하여 객담이 없는 기침을 하기도 한다. 이 증상은 곧 회복되나 드물게는 폐섬유증으로 진행되어 폐의 수축이 일어나기도 한다. 폐경색증은 혈액응고에 의해 폐동맥이 차단되어 혈액공급의 장애로 일어나는 질환으로, 호흡률이 증가하고 미열·흉막통 등의 증상이 있으며 심한 경우 죽음에 이른다. 이 질환은 수술이나 출산 후 오랫동안 침대에 누워 있을 때 발생되기 쉬우므로 적당한 운동이 가장 좋은 예방법이다. 흉막에 발생하는 질환 중 가장 발병률이 높은 것이 염증성 질환, 즉 흉막염(늑막염)이다. 늑막삼출을 동반한 늑막염은 폐결핵의 초기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폐렴에 의해 병발하기도 한다. 그러나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늑막염이 생기는 경우는 드물다. 세균성폐렴에 의해 생성된 늑막삼출물이 감염되면 흉강에 고름이 침적되는 축농증(empyema)으로 되는데, 이것은 항생제가 발견되기 전에는 대단히 무서운 질환이었다.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의한 폐렴, 물·가스 등이 폐로 유입되었을 경우, 그리고 폐가 심하게 손상되었을 경우 등에는 폐의 모든 부위에 걸쳐 출혈을 일으킬 수 있는데, 이러한 경우를 급성성인호흡장애증후군(acute respiratory distress syndrome of adult)이라 한다. 이 증후군은 치사율이 약 50% 정도이며 치료된 후 폐가 회복되는 데도 수개월이 소요된다. 1952년 런던에서 발생한 안개·이산화황·황산 등에 의한 대기오염은 4주일 동안 4,000여 명의 사망자를 기록했다. 또한 같은 해에 로스앤젤레스에 사는 사람들에게 눈과 가슴의 통증과 기침·천식 등이 대량으로 발생했는데, 이것은 자동차에서 나오는 매연과 태양광선, 그리고 오염된 공기가 서로 섞여 복잡한 화학반응을 일으킴으로써 오존을 비롯한 여러 가지 자극성 물질이 형성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오존은 공기 중에서 가장 해로운 가스로서 0.12ppm 정도의 낮은 농도에 의해서도 호흡장애를 일으키는데, 자동차가 많은 대부분의 대도시의 공기는 이 농도를 초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내환경은 호흡기질환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진국에서는 곰팡이나 연기에 의해서, 선진국에서는 벽난로나 가스 난로에서 나오는 질소산화물에 의해 호흡기질환이 유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내에서 흡연자가 피우는 담배연기를 비흡연자가 마시는 것도 호흡기장애를 가져오며 폐암을 일으킬 수도 있다. 자동차 기관에서의 불완전연소나 연탄이 연소될 때 생성되는 일산화탄소의 흡입에 의한 중독은 중추신경에 장애를 일으키고 죽음을 가져오기도 한다. 혈중의 일산화탄소 농도가 40%일 때(즉 헤모글로빈이 40%는 일산화탄소와 결합되고 60%는 산소와 결합되어 있을 때)는 어지러움증, 판단력 상실과 함께 간단한 업무조차 수행하지 못하게 된다. 헤모글로빈의 일산화탄소에 대한 친화도는 산소보다 200배 정도 크기 때문에 흡입된 공기 중에 1% 농도의 일산화탄소만 존재해도 산소와 헤모글로빈과의 결합에 심각한 손상을 준다. 따라서 일산화탄소중독에 대한 응급치료는 100% 산소를 공급함으로써 이루어진다. 하루에 담배를 2갑 이상 피우는 사람은 헤모글로빈의 약 10%가 일산화탄소에 의해 포화되어 있다. |
출처: 적토마 원문보기 글쓴이: 적토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