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재교육 신품성사와 가성직제도 - 5분 교리

[나눔]

신품성사와 가성직제도 


일곱 가지 성사를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해 볼 수 있다.  
세례성사, 견진성사, 성체성사는 입문성사로서 그리스도교 신자가 되고 그리스도의 
신비 안으로 들어가도록 이끌어 주는 성사이다.  

고해성사와  병자성사는 치유의 성사로서 죄의 용서와 질병으로부터의 치유를 베푸
는 성사이다.  

신품성사와 혼인성사는 공동체를 위한 성사로서 교회 공동체와 가정 공동체를 건설
하는 일꾼들을 위한 성사이다.

신품성사(神品聖事)는 칠성사의 하나로서 성품성사(聖品聖事)라고도 한다.  
신품성사는 그리스도의 대리자로서 교회의 성사를 집행할 수 있는 신권(神權)을 
주는 성사이다.  

세례성사를 제외하고 다른 모든 성사는 신품성사를 받은 성직자만이 합당하고 유효
하게 거행할 수 있다.  

세례성사는 워낙 구원에 직결된 성사이기 때문에 성직자 아닌 일반 평신도나 수도자
들도 거행할 수 있다.  

이것이 소위 말하는 대세(代洗)이다.  

그러나 세례성사의 경우에도 위급한 경우가 아닌 정상적인 경우에는 성직자가 집전
하게 되어 있다.  

어쨌든 세례성사를 제외한 다른 모든 성사는 성품성사를 받은 성직자만이 집전할 수 
있다.  

그러므로 성직자가 없다거나 혹은 성직자가 아무리 바쁘더라도 열심한 회장이나 
똑똑한 교우가 미사를 드리거나 고해성사를 집전할 수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 교회역사를 보면 이런 경우가 한 번 있었다.  

초기 한국 천주교회에서 평신도들이 성직자 고유의 성무를 집행했던 제도를 가성직
(假聖職) 제도라고 한다.  

1785년 을사추조 적발사건으로 김범우가 유배되어 순교를 하고 이벽도 은거를 하게 
된 상황에서, 중국 북경에 가서 성직자들이 성사를 집전하는 광경을 보았던 이승훈
이 제의를 해서 1786년에 가성직제도가 시작되었다.  

이때 가성직 제도를 주도한 이들은 이승훈, 권일신, 유항검, 홍낙민 같은 지도급 
인물 10여 명이었다.  

신품성사를 받지 않은 이들은 약 2년 동안 스스로 주교요 신부처럼 행세하며 미사를 
드리고 고해성사를 주고 각종 성사를 집전하였다.  

그러니까 가성직 제도는 나라로부터 박해를 받고 교회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교회를 
어떻게든 지켜보려는 순수한 뜻에서 그리고 신품성사에 대한 완전한 무지에서 시작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유항검이 한문으로 된 교리서를 자세히 연구하여 본 결과  성직자의 자격과 
신부로 임명된 것에 대하여 의심을 품게 되었다.  

그래서 성사를 중단하고 북경의 주교에게 이 문제에 대하여 문의하는 편지를 드렸다.  
드디어 1790년 윤유일이 북경의 북당 성당 선교사들의 회답을 가지고 왔다.  

선교사들의 회답 내용은 이러했다.  
"그대들이 제대로 알지 못하고 성사를 막 집전했으나 이제부터는 성사집전을 그만 
 두어라.  그리고 구원의 가장 확실한 길은 성직자를 영입하는 것이므로 조선에 
 성직자를 맞아들이도록 힘쓸지니라."  

그래서 그날로 성사집전을 그만두고 그때부터 성직자를 맞아들이기 위해 피눈물나는 
노력을 시작하였다.  

현 교회법은 성직자가 아닌 사람이 성사를 집전하거나 또는 집전하려고  시도할 
경우에는 그에 해당하는 처벌을 받도록 규정해 놓았다.

"신자재교육을 위한 5분교리" / 이중섭신부 편저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