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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홍익최고위투웬티어스*20ers 원문보기 글쓴이: 무무
통완도/청산도 구석구석 찾아가기 영에 이순신 장군이 있다면, 완도엔 해상왕 장보고 장군이 있다.
맨처음 행선지는 청해진의 유적지인 장도이다. 장보고 장군은 이곳에 청해진을 설치하고 해적을 소탕하고,
삼해의 해상권을 장악, 신라, 일본, 당나라 3국의 해상교역에서 신라가 주도권을 장악하는데 큰 공헌을 했다.
당시의 유적으로 장도에 외성과 내성이 있었다고 전하며 현재 유적지 발굴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중이다.
장도는 물이 빠졌을 때만 들어 갈 수 있는 작은 섬인데 때마침 물 빠진 시각이라 장도로 출발~
일행들이 갯벌을 지나 장도로 들어가고 있다. 장도는 한바퀴 도는데 30분 걸릴까 말까한 작은 섬이었다.
장도 주변의 물빠진 갯벌이 멀리까지 드러나 있다. 바닥이 햇빛에 반짝이지만, 상당히 거칠다.
물이 빠졌을 때 장도 남쪽 갯벌에서, 원래 청해진을 방비하기 위해 굵은 통나무를 섬 둘레에 박아놓았던 목책의 흔적을
볼 수 있다.(위 오른쪽 사진) 천년 전의 나무기둥이 지금까지 남아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세월에 닳고 닳아 나이테 마다
홈이 파져있다. 장도 주변에 여러 유물들이 산재해 있는데, 성문을 받치던 주춧돌도 그중 하나이다.(아래 왼쪽 사진)
장도 안에도 유적지 발굴, 복원 사업이 한창이다(아래 오른쪽 사진) 아래 사진은 각각 망루와 사당 건물이다.
장도는 높은 언덕을 따라 섬 한 바퀴를 돌 수 있다. 장도 섬 자체는 유적지 발굴이 완성된 상태도 아니고해서 볼거리가 없다.
그러나 섬 둘레로 한 쪽으로는 남해의 넓은 바다가 보이고, 한 쪽으로는 갯벌과 마을이 보이는데, 그 풍광이 매우 멋지다.
바다를 끼고 살랑 살랑 바람을 느끼며 언덕을 오르는 상쾌한 기분을 모두들 느꼈을까...
장도 언덕에서 바라본 완도 앞바다, 물빛이 청녹색을 띤다. 눈이 시원해진다.
청해진 유적지인 장도를 둘러보고, 인근에 있는 장보고 기념관으로 향했다. 장보고 기념관은 올해 2월 29일 개관한 곳이다.
전시관 입구에 장보고의 무역선과 연대별로 나열된 중국의 선박 모형들을 볼 수 있다.
영상관에서 장보고의 일대기를 관람하고, 1층의 유물 전시관을 둘러 보았는데, 이곳에 전시된 유물들은 모두 진품이라고 한다.
2층 전시관은 장보고의 흔적을 찾아서란 주제로 운영되고 있다.
그다지 넓은 공간은 아니었지만 구석구석에 볼거리가 많았다.
장보고의 일대기를 모형, 영상, 정보검색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하여 관람객에게 흥미와 참여를 유도하는 전시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 보통의 박물관이나 전시관이 단순 전시와 설명에 의존하는 것에 비하면 획기적인 시설이었다.
시설들을 모두 이용해 보기에 주어진 시간이 부족했던 것이 무척 아쉬웠고, 아이들은 전시관이 아닌 놀이터로 착각하지
않았을까 싶다. 장보고 위인전을 읽기 싫어하는 아이들은 이곳에 데리고 가보시길~ㅎㅎ
장보고 기념관을 둘러본 후 '해신' 소세포 촬영지를 향했다.
해신 촬영지는 완도에 두 곳이 있는데, '신라방'과 '소세포'촬영지가 있다. 소세포 오픈세트장 '청해진포구마을'은 선착장,
선박, 객관, 저잣거리, 군영막사, 망루 등의 건물들이 들어서 있는데, 장보고의 유년시절이 촬영되었다고 한다.
맑은 물에 비친 산과 옛가옥이 그림같다. 저 산이 초록빛으로 덮히면 경치가 더 좋을듯 하다.
그나마 소세포의 자연경관이 뛰어나서 세트장에 대한 실망감이 상쇄됐다.
소세포는 일몰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우리가 간 날은 구름이 끼어서 일몰을 제대로 볼 순 없었지만 은은한
저녁노을은 감상할 수 있었다.
나를 비롯 모두들 세트장 관람은 밀쳐두고 바다와 저녁노을의 정취에 흠뻑 빠진 듯 했다.
맘껏 달려봐, 너는 자유로운 영혼!
해가 바다 뒤로 숨을 때쯤 우리의 첫날 일정도 모두 끝이 났다. 그러고 보니 첫날 일정은 모두 장보고에 관한 것들이었다.
장보고의 청해진 유적지를 시작으로, 장보고 기념관, 장보고를 주인공으로 한 '해신'드라마 촬영장까지!
우리 아들, 장보고는 절대 잊어먹지 않겠네 ㅎㅎ
저녁 메뉴의 공식적인 명칭은 '꽃게탕'이었지만, 우리 일행은 '꽃게맛탕'이라고 불렀다.ㅡㅡ;
숙소는 '완도관광호텔'이었는데, 이부자리에 모두 풀을 먹여서 바스락 바스락 소리가 났다.
풀먹인 두툼한 요에서 참 오랜만에 자봤는데, 피곤도 했겠지만 포근해서 눕자마자 잠이 들었다.
아침 5시 반 기상! 7시 10분 버스 탑승~ 오늘은 청산도로 가는 날이다. 룰루랄라~
비가 온다고 해서 우산에 비옷까지 챙겼더니 날씨만 좋았다. 완전 쨍쨍 봄날이었다.
청산도로 가는 첫배는 8시고, 하루 세 번 운항한다.
완도연안여객선터미널은 예약을 받지 않으므로 승선 시간보다 일찍 가서 표를 끊어야 한다. 배의 정원은 200명이라고 한다.
늑장을 부리다간 배를 못 탈 수도 있다.
완도항과 청산항을 왕복하는 청산고속카페리호!
배가 작아보이지만 이래뵈도 버스도 실을 수 있다. 이 배를 타고 약 45분을 달리면 우린 청산도에 도착할 수 있다.
아이는 오랜만에 배를 탔다. 그래선지 갑판에서 바다를 한참을 본다. 아이가 바다든, 산이든, 언덕이든 넓고 높은 자연을
많이 보고 자랐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우리는 청산도에 도착해서 버스로 일주도로를 타고 섬을 한바퀴 빙 돌면서 투어를 했다.
버스를 타고 가면서 청산도 안내자 분이 창밖으로 지나가는 여러 마을에 대한 소개를 해주셨고, 볼만한 곳이 있으면 내려서
경치 구경도 하고, 사진도 찍는 시간을 가졌다. 짧은 시간 동안 구석구석 상세히는 못 봤어도 갈만한 곳은 눈도장으로나마
찍고 온 것 같다.
이제부터 청산도를 구석구석 누벼볼까요?!
'봄의 왈츠' 세트장과 '서편제'에서 진도아리랑을 부르며 내려오던 돌담길을 가기 위해 도청리 포구에 도착했다.
청산도는 하늘, 바다, 산 모두가 푸르다해서 '청산(靑山)'이란 이름을 갖게 된 섬이다. 바닷물이 옥빛으로 푸르다.
식목일을 기념하는 식수행사가 있었다. 후박나무 200그루를 청산도의 도락리마을 초입에 바다가 잘 보이고, 햇볕이 잘 드는
곳에 심었다. 이 후박나무가 크면 나무둥치가 엄청 굵어진다고 한다. 해풍에 많이 시달리면서 커야하기 때문에 강한 나무가
될 것 같다. 나무에 매달린 끈에 누구누구 나무라고 이름을 적어 뒀다
어려서부터 주말농장에서 잔뼈가 굵은 녀석이라 혼자 나무를 심었다. 사실 구덩이는 파져 있었고, 나무를 넣고
흙만 덮으면 됐다.^^;;
이 후박나무와 우리 아들이 함께 쑥쑥 자라길 바란다.
청산도는 아시아 최초로 '슬로우시티'로 국제공인을 받은 곳이다.
'슬로우시티'란 '슬로우푸드' 운동에서 비롯된 것으로 빠름과 경쟁보다 여유롭게 호흡을 한 박자 늦추면서 전통, 문화,
자연 등의 가치를 유지하면서 살아가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개념이다.
청산도는 아직도 다랑논과 구들장논, 해녀, 초분, 돌담등의 전통문화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곳으로 슬로우시티의
취지에 딱 맞아떨어지는 곳이다.
청산도에서 촬영된 '봄의 왈츠' 촬영장으로 가려면 언덕을 올라가야 하는데, 걸음 걸음마다 그림같은 풍경이 펼져진다.
그래서 가다 멈추고, 가다 멈추고를 반복하게 된다.
지금 청산도에는 마늘과 유채꽃과 청보리가 한창이다. 눈길 닿는 곳마다 초록, 아니면 노랑빛으로 봄을 흠뻑 느낄 수 있다.
노란 유채와 파란 하늘과 바다의 대비가 상쾌하다.
언덕 위의 흰집이 '봄의 왈츠' 세트장인 '왈츠하우스'이다. 언덕 높은 곳, 전망 좋은 곳에 자리를 잡고 있다.
유채꽃과 청보리와 돌담장의 조화가 매우 아름답다. 서편제에서 이명곤과 오정해가 진도아리랑을 주고 받으며 내려오던
그 장면이 절로 떠오른다. 이곳은 도청리 포구에서 오른쪽을 걸어서 약 15분 정도의 가까운 거리에 있다.
세트장 앞에 청보리밭이 있는데, 바람이라도 살짝 불면 반짝이며 물결치듯 춤을 춘다. 그 모습이 억새풀과 흡사하다.
돌담 안에서 마늘, 유채꽃, 청보리가 한창 자태를 뽐내고 있지만 돌담밑에서 돌담을 따라 쭉 피어있는 소박한 들꽃, 들풀들
어느 것 하나 이쁘지 않은 것이 없다.
봄의 왈츠 세트장이 있는 언덕을 내려와 이 길로 내려가면 당리마을이 나오는데, 당리마을은 서편제의 초가집 세트장이
있는 곳이다. 옛마을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는 보기 드문 마을이라고 한다. 이 마을도 담장이 모두 나즈막한 돌담장이다.
나중에 버스로 청산도 일주를 하면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청산도의 모든 마을의 담장은 거의 돌담장이었다! 아름다운 돌담
장으로 우수경관마을로 선정된 '상서리마을'과 일부 촬영지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
할머님이 볕 좋은 장독대에서 한창 메주를 만들고 계신다.
당리마을 전경...파랑, 주황 지붕이 초록빛에 포근히 둘러 싸여 있다.
당리마을을 돌아본 후 버스를 타고 청산도 일주도로를 따라 투어를 시작했다. 차로 일주도로로 투어를 할 경우 약 30분
정도 소요되고, 도보로 일주할 경우는 약 4시간 정도 소요된다고 한다.
권덕리의 범바위 언덕 도착!
권덕리의 범바위가 있는 언덕. 범의 형상을 하고 있다고 해서 범바위인데,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른 사물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고 한다.
범바위가 있는 곳까지 올라가면 탁 트인 바다를 볼 수 있다. 날씨 좋은 날 범바위 전망대에 오르면 제주도까지 보인다고 한다.
일행들이 범바위 언덕 아래에서 잠시 경치를 감상하고 있다.
달리는 버스 안에서 급찍은 구들장논!
외형은 남해 다랭이 마을의 다랑논과 흡사하나 구들장논이라고 따로 지칭하는 것이 궁금해서 통장님께 여쭤 봤더니
구들장논은 방에 구들을 놓을 때 돌을 겹겹이 쌓는 것처럼 밭에 돌을 쌓고 그 위에 흙을 덮어서 농사를 짓는 거라고 한다.
청산도에는 옛날 방식의 구들장논이 아직도 보존되고 있다.
버스를 타고 가면서 앗, 저기! 하면서 차를 세우고 싶은 곳들이 많았다. 보고도 그냥 지나쳐야 하기에 아쉬움이 무척 컸다.
스치면서 본 가파른 비탈에 형성된 구들장논과 산 중턱에 피어 있는 유채꽃밭, 겹겹이 돌담인 마을들이 강하게 기억에
남았다.
버스 타고 가다가 본 청산도의 이름모를 마을...이곳도 겹겹이 온통 돌담장이다.
상서리 마을 도착!
청산도가 슬로우시티로 지정되게 된 주요한 역할을 한 상서리 마을이다. 선조들이 쌓아올린 돌담장과 구들장논의 원형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마을이다. 전국을 대표하는 마을경관으로 '살기 좋은 지역 10곳 중 하나'로 선정된 곳이기도 하다.
돌담장 돌틈에 뿌리를 깊게 내리고 자라고 있는 덩쿨식물들과 돌이끼에서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쌓은 모습이 반듯 반듯 하지도 않으며 구불구불 골목길을 따라 돌담장도 곡선을 이루며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돌담이 아름답다는 민속마을이 있었는데, 그 마을이 유명세를 타기 시작하면서 마을을 대대적으로 정비를 했다.
옛담장에 새돌들을 끼워넣어 담장을 높이고 폭을 넓혔다. 잘 유지되던 자연상태의 돌담을 훼손하니 돌담이 허무는지
돌틈마다 시멘트를 발라놓기 까지 했다. 옛것을 온전히 보존하는 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를 깨닫게 해주었다.
청산도가 앞으로 더욱 관광지로 유명세를 타게 될텐데 혹여 관광객 유치를 위해 마을을 정비한답시고 지금의 아름다운
경관을 인공적으로 훼손할까 걱정이 된다.
천천히, 느긋하게 돌담길을 걸어보아요....
청보리가 이렇게 이쁜 줄 몰랐다. 고창 청보리밭 축제에 간 적이 있었는데 시기를 못 맞춰서 잔디같은 청보리를 보고 왔던
뼈아픈 기억이 있다.
청보리가 자라면 이런 모습이구나! 청산도는 유채꽃도 이쁘지만 청보리밭도 그에 못지 않다고 말해주고 싶다.
지리해수욕장 도착!
지리해수욕장은 청산도의 3대 해수욕장의 하나로 고운 은빛 백사장과 200년 이상 된 노송들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어
경관이 매우 좋다. 바닷물이 깨끗하고 수심이 완만해서 가족단위 해수욕에 적당할 듯 하다.
우리에게 주어지 시간은 단 15분, 바다를 두고 돌아서는 마음이 무척 아쉬웠다.
지리해수욕장을 끝으로 오늘의 일정이 모두 끝났다. 다시 청산도항에서 배를 타고 완도항으로 귀항한다.
저 등대들을 보니 완도항이 가까워지나보다. 5시간 정도 청산도를 돌면서 시간의 제약으로 곳곳에 많은 아쉬움을 남기고 왔다.
청산도 안내를 해주신 통장님 말씀대로 청산도는 당일로 다녀올 곳이 아니다. 숙박을 하면서 여유있게 둘러보아야 진정한
청산도 여행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점심메뉴는 회비빔밥! 달콤 새콤 초고추장에 쓱쓱 비벼서 게눈 감추듯 먹어치웠다.
'구석구석 찾아가기' 행사는 식사메뉴를 그 지역의 특색에 맞는 음식들로 선정을 하는지 이번에 먹은 음식들은 해산물
위주였다. 좋은 일정과 맛있는 식사로 1박 2일 동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겁게 여행을 했다.
청산도는 내가 다녀 본 섬 중에 기억에 남는 섬으로 새로 등록될 것 같다. 섬들이 제각각의 특색을 가지고 있겠지만
청산도는 청산도만의 특색이 매우 강하게 드러나는 곳이었다. 제주도가 우리나라이긴 하지만 이국적 풍경을 지니고
있는 것 처럼 청산도도 육지와는 한참 동떨어진 섬이 아닐까 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마을 경관과 문화가 독특하다.
청산도가 관광지로 부상하는 것은 우리나라 관광지 활성화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한편으로는 지금의 소박하고 정겨운
모습이 훼손되지는 않을까하는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구석구석 찾아가기 이벤트의 성격은 즐기는 여행이라기 보다 답사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다소 여유롭지 못한 것이
아쉽기는 하다. 그런데 답사형식으로 짧은 시간 안에 많은 곳을 둘러 보는 것이 다음에 다시 그 곳을 여유롭게 여행하게
될 때 많은 도움이 된다. 작년에 이벤트로 전주 한옥마을에 갔다가 아쉬움이 남는 곳은 메모를 해두었다가 올해 다시
가서 제대로 보고 온 것 처럼 말이다. 청산도도 아이랑 같이 다시 찾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다시 가게 된다면 꼭 숙박을 하면서 도시에선 귀한 몸이지만 청산도에서는 지천이라 홀대 받는다는 귀한 나물들도 실컷
먹어보고, 바닷가에서 일몰도 감상하고, 낚시도 해보고, 해뜨는 마을이라는 진천리마을에서 일출도 보고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