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에 도전하고자 하는 후배들에게 조그마한 도움이 될까해서 몇자 적어봅니다.
해마다 40-50명의 정규직 행원들을 선발하는 한국은행의 입사전형을 살펴보겠습니다.
1. 채용공고
채용공고는 한국은행 홈페이지에 공고되며 주로 9월말에서 10월 중순사이에 게시됩니다. 그리고 필기시험이 서류전형 결과 발표 후 2주 정도의 term을 두고 실시되는 데 11월초로 예상하면 됩니다. 만약 한국은행에 입행하게 된다면 출근은 아마도 1월 중순부터일 것입니다.
2. 채용직종
한국은행의 신입행원들의 직종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집니다. 5급 조사역과 관리현업인데, 관리현업은 고졸이상의 학력이라면 누구나 지원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대체로 전문대졸이상의 학력소유자가 입행한다고 합니다.
조사역은 한마디로 연구원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조사역도 법정, 경영, 경제, 통계전산 등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학부졸업생과 대학원졸업생이 나뉘어져 채용되고 있습니다. 관리현업을 제외한 조사역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학부생과 대학원생의 채용비율은 지원현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조절된다고 합니다.
3. 채용전형
1) 1차 서류전형
원서는 한국은행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 후 작성하여 인터넷 접수나 직접 한국은행에 접수가 가능합니다. 접수시에 지원서가 모집직종별로 분류되며, 어학성적의 제출자와 미제출자로 분류됩니다. 어학성적의 제출여부에 따라 분류된다고 해서 어학성적이 없는 자는 1차 서류전형을 통과하지 못한다고는 생각하지 마세요. 2차 필기시험에 TOEIC 시험을 따로 실시합니다. 이는 1차 서류전형에서 어학성적이 크게 좌우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어학성적은 필기시험의 성적에 합산되어진다고 합니다.
그리고 학교수준에 의해 결정된다는 설도 있는데 이것 역시 무시하셔도 될 듯 합니다. 따라서 1차 서류전형은 자기소개서와 이력서를 얼마나 성실히 작성하는가에 좌우된다고 판단됩니다.
2) 2차 필기시험
한국은행의 입행여부는 바로 이 필기시험에 좌우됩니다. 필기시험의 구성은 전공, 교양, 영어시험으로 되어있으며, 시험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입니다. 점심은 물론 한국은행에서 제공하구여. 장소는 경복궁 뒤에 있는 금융연수원에서 실시됩니다.
전공시험은 두 시간에 걸쳐 실시되는데 문제의 형식은 OX형, 오지선다형, 단답형, 약술형, 논술형으로 출제됩니다. 각 문제형식별로 배점이 차별화되어 있고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논술형 문제로 20점으로 책정되어 있습니다.
문제의 양은 시험지 장수가 약 15매 정도로 두 시간내에 모두 풀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출제 영역은 미시, 거시, 노동, 국제, 환경, 계량 등 거의 경제학 모든 영역에서 출제되며, 논술형은 주로 거시측면에서 경제정책을 다루는 내용입니다.
교양시험도 그 형식이 OX형, 오지선다형, 단답형, 약술형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그 영역은 문화, 예술, 경제, 법 등 다양한 영역에서 출제됩니다. 하지만 교양시험은 시간내 풀 수 있으며 실제 한국은행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교양시험은 빈칸없이 작성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영어시험은 점심식사 후 TOEIC 시험을 실시합니다. 물론 1차 서류전형시 어학성적을 제출하지 않은 지원자들에 한하여 실시됩니다. 앞에서 언급하였듯이 이 성적은 필기시험 성적의 일정비중을 차지할 뿐이지만 필기시험의 성적이 합격여부를 결정하므로 어학성적이 좋아야 도움이 됩니다.
3) 3차 면접/신체검사
필기시험에 합격하면 면접 및 신체검사는 거의 99%합격이라고 생각하셔도 됩니다. 물론 면접은 집단토의식으로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한 주제를 가지고 서로 의견을 교환하는 방식입니다.
4. 제대로 알아야 할 몇가지 사항들
1) 한국은행도 학교수준을 따진다!?
한국은행이 채용설명회를 특정 학교에서만 실시한다고 하는데 이것은 현 한국은행 행원들의 출신학교들을 조사해 그 비율에 근거하여 선정된다고 합니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등의 학교 출신들이 현재 한국은행의 주종을 이루고 있는데 그렇다고 지방대 출신이나 그 이외의 학교 출신들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학교 수준에서 차이가 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관심에서 한국은행이 벗어나 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서울대만 하더라도 4학년이 되면 이미 한국은행에 목표을 두고 1년 전부터 스터디 등의 준비가 진행된다고 합니다. 물론 기출문제 등의 각종 정보가 일부 학교에서만 이어져 온다는 정보의 비대칭적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이것도 요즘은 기출문제를 원하면 얻을 수 있을 정도로 공유되어져 있어 꼭 정보독점만이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고 봅니다. 문제는 위에 언급한 특정 학교들만큼 한국은행을 준비하는 학생도 없을뿐더러 그들만큼 노력을 하지도 않는다는데 더 큰 문제가 있습니다.
2) 우리(?)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
오히려 특정 대기업군들이 학교수준을 차별하여 어떤 대학 출신자들은 명함도 내밀지 못하지만 한국은행은 오로지 전공에 대한 실력으로 판단되어지므로 오히려 기회의 문은 더 넓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경쟁률에 있어서도 양적으로는 왠만한 기업의 채용경쟁력보다 훨씬 낮다고 봅니다.
단, 질적으로는 대부분의 지원자들이 많은 시일을 두고 준비를 해왔기 때문에 행정고시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여러 영역의 과목들을 준비해야 하는 행정고시에 비해 오직 경제학에만 충실하면 되는 이점이 있습니다.
작년의 경우를 들어 볼 때 공인회계사가 57명이나 한국은행에 도전했는데 합격한 사람은 한명도 없다고 합니다. 즉, 공인회계사도 하나의 자격증으로만 간주하고 서류전형과 면접에만 참고할 뿐이지 합격여부에 큰 비중이 되지 못하며, 아무래도 가장 큰 기준은 자신의 전공실력을 테스트하는 필기시험의 결과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영어성적도 마찬가지. 작년 대학원 졸업자의 경우 영어성적을 미리 제출하지 않은 학생들이 모두 합격하였습니다. 따라서, 우리도 많은 시일을 가지고 준비할 수 있는 여건만 만들어진다면 한국은행의 벽은 머지않아 무너질 것이라고 판단됩니다.
3) 기회의 문
한국은행을 준비하다보면 한국은행이외의 정부기관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그 영역내에서 승부를 걸수 있는 기회도 크다고 생각됩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의 합격자들이 중복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합니다. 이외에도 예금보험공사, 증권거래소 등등의 많은 정부기관들이 그 채용의 기준을 전공실력으로 두고 있습니다.
위에서도 몇번이나 강조하였지만 경제학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한번 열심히 해보겠다는 생각을 가진 후배들이라면 도전해보라고 강추드립니다. 경제학만 해서는 취업하기 힘들다는 선입견을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데 실제로 경제학 하나만 제대로 실력을 갖춘다면 취업의 문은 오히려 더욱 크게 열려있습니다.
그리고 한국은행에 입행하게 되면 3년의 재직기간 후에는 자기계발의 일환으로 외국에서 공부를 더 하고 올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금전적으로 지원이 되는지는 잘 모르지만 귀국후 은행내 자신의 자리는 휴직처리를 통해 보장이 된다고 합니다. 또한 한국은행에서 근무한 경력은 외국에서도 크게 인정받기 때문에 같은 실력에도 더 좋은 학교로 진학할 수 있습니다.
위 내용의 대부분은 한국은행 홈페이지 채용란에 있는 내용들이며 채용란 내에 질의/응답란에 여러 가지 질문들과 성실한 대답이 있으니 많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한국은행은 결코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