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하면, 절대로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만약, 한약이 간에 정말 해롭다면
간장약으로 왜 레가론을 처방할까? 레가론은 1975년 부광약품에서 상품화된 이후
30년 이상 여러 간질환에 다빈도 처방되고 있는 엉겅퀴의 씨앗으로, 실리마린이라는
유효 성분을 가지고 있는 간 기능 개선제로, 한약재로 만든 일반의약품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요즘은 한약재를 이용한 신약 개발도 널리 이루어지고 있다. 그중
동아제약에서 개발되어 전문의약품으로 처방되고 있는 스티렌은 애엽, 즉 쑥에서 추출한
한약재로, 위염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데, 2011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국회에 제출한
품목별 EDI 처방개수 중 최다를 차지했다. 이는 국민 1명당 7알을 처방받은 정도라 하니
그 양이 실로 어마어마하다. SK제약에서 나오는 관절염 치료제인 조인스는 위령선, 괄루근,
하고초라는 한약재로 만든 전문의약품으로, 양방의 한방에 대한 인식은 점점 확대되고
있으며, 국민들이 모르는 사이에 이미 생활 속에 깊이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약재로 만든 양약을 많이 처방함에도 불구하고, 의사들은 왜 한약이 몸에 나쁘다고
하는걸까?
한의사 제도가 없는 일본은 의사의 86.3%가 한약제제를 처방하며, 일본내 대학병원 80곳
중 1곳을 제외한 79곳에서 한방외래진료실을 운영한다고 한다. 한약으로 인한 간기능
장애 발현도는 약제성 간장애의 0.01-0.05%라고 한다. 일본 뿐만 아니라, 미국, 독일,
영국, 중국을 포함한 어느 나라 의사도 한약이 나쁘다고 말하지 않는다. 이는 근본적으로
우리나라 의료체제가 이분화되어, 상대편 의학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는데서 생기는
자명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2004년부터 한방 과목을 전공필수로 지정해 약 560시간에 걸쳐 한방
교육을 시킴으로서 한방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통해 한방의료가 활성화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의료가 이원화 되어 있고 의대에서는 한의학 관련 과목을 거의 이수하지
않기에 한약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낮아 한약을 정확히 알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한약에
대해 모르면서 간혹 한약 부작용으로 생기는 나쁜 면만을 부각시키면서 생기는 단편적인
문제일 뿐이다. 한약재 중에서도 간에 혹은 다른 장기에 문제가 될 수 있는 약재가 있을
수 있으니 조심하는 것도 좋다거나 혹은 한약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니 뭐라 말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은 맞으나, 일방적으로 한약을 먹으면 나쁘다고 하는 것은 신약 개발의 사례에
나타나는 것처럼 전혀 말이 되지 않는다.
2011년 강남구 한의사회가 주축이 되어 추진한 한약재 안정성 검사에 따르면 한의사가
처방한 한약은 매일 먹는 식품보다도 안전하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한약재에서
탕제로의 중금속 이행율이 6-7%에 불과해 식품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며, 환이나
산제는 90-100%에 달하나 1일 섭취량이 5-15g에 불과해 실질적인 위험성은 매우 낮다고
한다. 보편적으로 많이 처방하는 112건의 탕제에서 중금속은 기준치의 1/37만이
검출되었고, 환약 24건에서도 1/5이 검출되어 매우 낮은 수준을 보여주었다고 하니 한약이
얼마나 안전한 가를 알 수 있다.
아울러, 한약재를 관장하는 식약청의 위해물질 안전 기준은 세계에서 가장 철저한 기준을
가지고 있다. 그러기에 이러한 엄격한 기준을 통과한 한약재를 처방하는 한의사의 한약은
안전하며 복용해도 좋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