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루마가...누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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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M에서 듣긴 들었는데...잘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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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그 사람이 연주를 하면 마징가 Z도 서정시가 될 것 같아. 그냥...들어봐.
제주에서 살기 시작한 지 1년 남짓...직장에 적응하랴 모르는 사람 천지인 제주에서 이방인으로 살랴 내 손이 미치지 않으면 모든 것이 정지 상태로 들어가는 소소한 집안 일에 이르기까지 혼자 사는 제주는 그리 녹녹치 않았다. 남들은 따뜻한 남쪽 나라에서 호의 호식 하는 줄 알고 있었지만...손만 씻고 문을 나서면 어렵지 않게 공연을 골라 잡을 수 있었던 서울을 떠나 거리에서 공연 포스터를 유심히 봐야 간신히 마음에 맞는 공연을 손에 쥘 수 있는 생활은 '목이 마르게' 느껴졌다.
서울에서 한라산 올라간다고 내려온 친구-그녀도 싱글이다-를 데리고 한 시간쯤 운전을 해 가는 동안 그녀의 질문이 (파란 글씨) 이어졌다. 그리고 나는 마지막줄 처럼 대답해 줄 수 밖에 없었다. 사실 나도 잘 몰랐으니까. FIrst love 하나 달랑 사서 달아지도록 듣고 '좋다 정말...'하고 한마디 혼잣말 했던게 전부였으니까. 영국서 공부한 음악가라고만 알고 있었고
자신은 작곡가라고 주장하는 인터뷰를 스치듯 들은 적이 있었다.
나의 마음을 움직였던 결정적인 한 마디 "저는 제가 병자라고 생각하고 병원 콘서트를 합니다" ....나도 모르고 살아왔던 것을 26세 청년음악가 이루마가 알려주었다. 아...그냥 조용한 피아노 음악을 연주하는 사람이 아니구나. 그의 생각에, 마음 밭에 이런 것이 있어서 그런 음악이 나왔구나...스물 여섯에 저런 마음을 지녔다면 30이 되고 중년이 된 후 도대체 얼마나 아름답고 얼마나 삶의 무게를 실은 음악을 하게 될 것인가...그 날의 연주는 물론이거니와 앞날의 그와 그의 음악이 너무나 기대된다.
머리를 잔뜩 부풀리고 가슴은 최소한으로 축소시킨 채 적절한 (?) 직장인으로 굳어진 내가 자랑스럽다고까지 생각했었는데 그의 공연을 보고 나서 마음이 떠난 머리가 무슨 소용이 있나 싶어진다. 지금...갑작스레 (몇 년만에) 부활한 나의 감성 때문에 다소 혼란스럽고 균형이 깨져버린 것 같은 두려움이 있지만 이것도 '진보'라고 여기고 싶다.
사실은 공연 감상문 쓰고 싶었는데...도저히 감상문이라고 할 수 없는 글이 되고 말았다.^^
첫댓글 ^^ 나이와는 상관없는 깊이가 느껴지죠...그저 존경스러울 따름이죠//^^ 타지 생활 힘내세요..아자!!^_________^